• 최종편집 2024-05-08(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기본 생활습관이 규칙적이고 안정적이지 못 하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다양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회복과 재생의 시간인 ‘잠’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편안하면서도 깊은 수면을 위해서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지만 신체와 맞닿는 침구 역시 큰 역할을 한다. 부드러운 촉감과 편안함을 주는 침구는 숙면에 도움을 주며 이는 곧 생활의 활력소로까지 작용할 수 있는 것. 고객들의 편안한 밤을 위해 10년간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주문 제작 전문 침구 브랜드 ‘이플립’.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간인물이 찾아가 보았다. _정주연 기자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침구 세트는 직접 구매해 덮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는 임경미 대표. 다양한 침구류를 접하며 원단이나 디자인을 보는 안목은 물론 인테리어나 패브릭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이런 관심은 지속되었는데 취미로 침구나 커튼 디자인을 하던 중 그에게 우연을 가장한 운명적 순간이 찾아왔다.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디자인
주문 문의 끊이지 않다



“친구가 커튼 디자인을 부탁했는데 평소 취미로 하고 있던 블로그에 완성된 제품을 올렸어요. 판매 목적이 아니라 취미라고 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주문 문의를 주셨어요. 처음엔 그저 제가 한 디자인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면서 구매하고 싶다고 하시니 직접 구매하셨을 때의 반응도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결혼 초기였던 그가 갑자기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물론 주변 지인들조차 만류했다. 하지만 오랜 회사 생활로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히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본격적으로 커튼이나 침구류 디자인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반응은 남달랐다. 당시 흔치 않았던 소녀감성 가득 묻어나는 디자인과 깐깐하게 고른 원단은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던 것.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뜻밖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며 그와 이플립은 기로에 서게 되었다.




디자인과 완제품의 차이
밤잠 설치며 미싱 공부에 매진하다



“처음에는 디자인에만 전념했어요. 전문적으로 미싱이나 가공하는 법을 배우진 않아서 전문 가공소에 제품을 의뢰해서 받았죠. 그런데 저는 물론 구매한 고객님들의 기대치를 100% 충족시켜주지는 못 했어요. 디자인대로 제품이 나오지 않다 보니 저는 답답한 마음이 컸고, 고객들은 사진 속 느낌과 달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며 반품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생겨났어요.”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며 어느 정도 기본기는 터득했지만 좀 더 세밀한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에 본격적으로 미싱 연습을 시작한 임경미 대표. 당시만 해도 작업장과 집이 1시간 거리였는데 집에 가는 시간도 아까워 쪽잠을 자며 밤새 미싱 연습에 매진했다. 직접 시도하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며 이전에는 몰랐던 부분과 놓쳤던 부분을 알게 되었고, 이는 그대로 제품에 반영되어 스스로는 물론 고객들의 만족도 역시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이플립 전속 가공소를 마련해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제품에 반영하며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둘째 아이의 출산과 함께 찾아온 권태
이플립의 전환점이 되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도 일에 몰두하느라 육아에는 많은 시간을 쏟지 못 했던 임경미 대표. 그러나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서는 엄마로서 좀 더 충실하고픈 마음이 컸다고. “일로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도 접어들고 인정도 받고 있었는데 엄마로서는 과연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랑 가정에 좀 더 시간을 쏟으며 자연히 리뉴얼도 적어졌고 구매율 역시 떨어졌죠. 다른 일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도 봤는데 결국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이플립’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 유사업체에서 비슷한 디자인이 많이 나온 이유도 있었지만 그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 역시 달라졌기 때문. 두 아이의 엄마였기에 아이들을 위한 침구류에 관심이 높아졌고, 디자인 콘셉트 역시 좀 더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감성으로 바뀌며 이플립은 위기를 발판 삼아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직접 보고 만지고 주문하는 이플립



온라인에서만 10여 년간 이플립을 이어오던 그가 1년 반 전 울산에 이플립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고객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직접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픈 마음과 함께 그간 마음 한 편에 담아두고만 있던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꿈을 현실화 시킨 것. 집 근처에 자리한 이플립 매장은 주택가에 위치해 지나가는 이들에게는 커튼과 침구류를 파는 개인숍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 소식을 듣고 오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근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지방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색의 배합이나 디자인, 소재를 직접 보고, 만져보시고는 개인별로 맞춤형으로 주문하시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온라인의 한계를 보완한 것은 물론 직접 와서 접하며 신뢰도와 만족도가 높아지며 이플립을 찾는 고객들은 오히려 더 늘어났고 이는 가맹 사업 문의로 이어졌다. 벌써 광주를 시작으로 진주, 구미, 청주, 부산 명지에 매장을 오픈해 운영 중이고, 곧 천안과 부산 해운대 매장도 오픈 예정이라고. “주로 저처럼 아이를 둔 주부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세요. 운영시간도 길지 않고 예약 상담이 주를 이루다 보니 가정일과 병행 가능하고, 주 고객층이 비슷한 연령대다 보니 저희 상품의 가치나 가능성을 알아봐 주세요. 무엇보다 10년간 온라인 매장을 꾸준히 운영해 신뢰도가 높다고 하세요.”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살려 가맹점주들에게 가급적이면 많은 이윤을 남기게 해주고 싶어 본사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임경미 대표는 고객과 가맹점주 모두가 이플립을 통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처음에 부부가 같이 매장을 찾았다가 남편분께서 가격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직접 사용해보시고 다음번에 다시 찾아주셔서 남편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원하시고 칭찬해주실 때 너무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요.” 편안하고 깊게 잠들어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했다며 다시금 이플립을 찾아주는 많은 고객들. 그들의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오늘도 그는 이른 아침부터 가공소를 찾아 작업에 몰두한다. 위기를 통해 변화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플립. 엄마로서, 이플립의 대표로서 이른 아침부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임경미 대표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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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주연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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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미 이플립(IPLIP)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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