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178cm의 큰 키에 젠틀한 분위기의 허순도 지점장. 그는 1981년 부산은행에 입사해 37년째 근속 중이다. 2012년 부진했던 부산은행 연지동 지점을 맡아 성장시킨 후, 2015년 1월부터는 부산은행 벡스코점 지점장으로 부임했으며 은행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 사이에 3딸을 둔 다정한 가장이자 멋진 직장 상사, 듬직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_김정은 기자

허순도 지점장. 그의 삶을 들여다보기 전까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온 줄만 알았다. 전형적인 도시남 스타일인 깔끔한 인상과 자신감 있는 말투가 그래보였다. 하지만 그의 삶은 오직 그의 열정과 간절함, 의지를 통한 결과물이었다.

경남 고성 출신인 허순도 지점장. 외할머니 손에 자란 그는 10살 이후가 되어서야 부모님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다.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늘 밝고 건강한 아이였다고.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서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던 거죠. 귀가 어두우면 방향감각이 둔해집니다. 한창 활동이 많은 시기인데다 사춘기였던 터라 정신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남들보다 불리하다 생각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더욱 열심히 학업에 정진해 전교 1, 2등의 성적을 유지하며 열등감을 극복했다. 상위권 성적으로 부산공고에 지원했지만 장애로 인해 입학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어렵게 부산상고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후 장애는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방위로 대체 할 수 있던 군복무도 지원 입대하며 자신을 더욱 담금질 했다. “고통으로 다져진 단단함이지만 당당하고 밝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선천적이던, 후천적이던 육체장애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 강한 정신력으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입사 후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일이든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전화가 오면 방향에 따라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전화기의 불빛으로 확인하고 무조건 받았지요. 장애에 대해 떳떳하게 밝히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은행의 특성상 보수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허 지점장은 지역주민과 끈끈한 인간관계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가고 있었다. 부산 연지동에 위치한 삼광사에서 기업 포럼 감사로 활동하고 연지자치위원회에서 주민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지역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예하색소폰동아리>에서 3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동아리에서는 서면지하도, 어린이대공원, 부산시민공원, 송상현광장 등에서 월3~6회 매주 빠짐없이 시민들을 위해 색소폰 연주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실적으로 인한 부담감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저 역시도 스트레스로 한계에 부딪힐 때도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년이면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면 감사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회사는 물론 함께했던 동료, 직원들, 그리고 고객분들까지 모두요. 묵묵히 저를 지켜봐 주고 딸들을 예쁘게 길러준 아내에게도 지면을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허 지점장의 큰딸 허은미 양은 연극 영화과를 졸업 후 현재 서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둘째와 막내는 대학생, 중학생이라고. “가정교육은 엄격하게 했지만 친구 같은 아빠로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들 자신의 자리에서 멋지게 임해줘서 대견하고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움직이지 않으면 물속에서 살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일인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상어처럼 살고자 했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후배들에게는 강물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허 지점장. “수면 위는 잔잔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로는 수많은 굴곡이 있지요. 하지만 흔들림 없이 모두 안고 포옹하면서 큰 바다에 이르게 하는 강물 같은 리더가 되고자 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머무르지 않고 고객을 위해 항상 창조적인 생각을 하며 발로 뛰는 리더이자 열정과 끼를 겸비하여 멋지게 살고 있는 허순도 지점장.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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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정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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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딛고 일어선 멋진 리더 - 허순도 부산은행 벡스코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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