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나만의 개성이 담긴 가방을 만들고자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죽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초 백(Bag)’이란 별명이 붙은 루이비통처럼 더 이상 명품은 자신을 나타내는 아이덴티티로 적합하지 않게 된 것. 가방으로 신분을 나타내던 시기를 탈피해 이제는 진정 개성을 추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진입장벽이 높은 가죽공예는 재료 하나부터 열까지 국산제품이 없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오늘 주간인물이 찾아간 네임레더팩토리는 창원 최초의 가죽공방으로 그곳에서 만난 이승용 대표는 가죽공예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이다. _박지영 기자

창원 최초의 가죽공방 네임레더팩토리. 가죽을 이용한 작은 소품부터 가방까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제작할 수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네임레더팩토리의 ‘쭈쭈’가 환히 반겨주는 그곳에서 만난 이승용 대표는 한눈에도 단순히 가죽공예를 한 사람은 아니란 인상을 주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가죽 공예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승용 대표는 네임레더팩토리의 인테리어까지 직접 했을 정도로 재주가 넘치는 사람으로 본디 본인 스스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 배워서 만들어내고야 마는 집념을 지닌 그. 가죽공예도 그런 그의 ‘디자인’ 욕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패션 디자인회사에서 일할 당시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이 공장과의 트러블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로 나오지 못 하며 직접 가죽공예를 배워 스스로 만들어내겠다고 생각했다고. “이태리에서 직접 전통가죽공예를 배워온 지인으로부터 사사 받았죠.” 그렇게 처음에는 자신의 작업을 위한 공간으로 가죽공예공방을 마련했다. 원래 가방을 좋아했던 터라 그의 가죽, 가방사랑은 작업을 거듭할수록 더해갔다.

“서울에서 경남대학교로 강의를 다니면서 남는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창원에 마련했죠. 어쩌다 일이 커지다보니 이렇게 클래스까지 진행하게 되었네요.” 미국, 일본식의 통가죽 스타일이 가죽공예의 전부로 인식되다 6년 전 섬세한 스타일의 유럽식 가죽공예가 알려지며 가죽공예의 무한한 변신을 보여줌으로 일반인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요즘 그는 이보다 훨씬 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실부터 시작해 제작도구까지 어느 하나 국산제품이 없어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식 가죽공예. 그는 그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방 내에 도구들을 따로 구비해두었다. 장기적인 취미로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일회성 수업으로 끝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경험해볼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가죽공방의 진입장벽을 낮춰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가죽공예의 대중화. “우리나라는 왜 세계적인 명품이 없을까요? 그건 기본적으로 장인이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적 풍토와 기예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때문이에요. 그렇다면 그건 또 왜 그럴까요? 이런 예술 분야가 대중적이지 않아, 사람들이 높은 안목을 가질 수 있을 만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명품들. 그러나 그들이 처음부터 명품을 표방한 건 아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알아봐준 사람들 덕분에 명품으로 거듭나게 된 것. 또한 대중들의 안목이 높아져야 국내 브랜드 역시 ‘만듦새’에 더욱 공을 들이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문화적 선진국에 도달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그 시작은 대중들의 예술 인식에서 출발한다.

가죽공예의 대중화를 통해 예술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이승용 대표는 지금 창원대학교와 협력해 국산 가죽공예 도구를 만드는 중이다. 접근성을 높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즐거워 보이는 그의 표정에서 그가 얼마나 가죽을, 예술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쭈쭈와 함께해 더욱 꽉 찼던 그와의 인터뷰. 일정한 형식이 없어 무한한 매력을 지닌 가방 같은 사람, 이승용 대표와의 특별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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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지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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