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한국 전통의 짜맞춤 가구 기법은 나무 본연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구현해 낸다. 감각적인 느낌으로 인해 그저 두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 짜맞춤 가구. 어느 곳에 두어도 주변과 잘 어우러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테이블, 책상 그리고 식탁, 장식장 등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세련된 짜맞춤 가구 공방으로 입소문 난 ‘목늬공방’을 찾았다. 그 곳에서 만난 김민재 대표. 그가 들려주는 가구 이야기를 담아본다. _조현정 기자



목늬공방 수업 이야기
원목 자체만으로도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대학시절 목공학을 전공한 목늬공방의 김민재 대표. 그는 당시 짜맞춤 가구 명장인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짜맞춤 가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대학교 4학년 때 집을 짓는 빌더가 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건축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때 생각했죠. 제 전공을 살려야겠다고(웃음).” 졸업 후 2년 정도 꾸준히 짜맞춤 가구에 대해 공부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배움과 나눔의 공동체를 교육 이념으로 삼고 있는 온새미학교에서 수강교육을 맡게 되었다. 공교육에 동화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목공 수업과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목공 교육, 마을 공방 운영 등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목공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당시 서울에서는 목공방이 활성화되고 있었지만 지방에서 목공방을 찾기란 꽤나 힘들었던 상황.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목수들이 인테리어로 전향을 했기 때문이라고. 이에 많은 이들에게 목공을 알리고 싶었던 그는 4년 전 지금의 목늬공방을 차렸다. 목재에 홈을 만들어 끼워 맞추는 방식의 짜맞춤 가구는 못, 나사 혹은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 목재끼리만 연결하는 방식으로 견고하고 튼튼하며, 오래 사용해도 비틀어지거나 휘어질 염려가 없다.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본연의 미를 살린 짜맞춤 가구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인테리어와 소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요즘, 짜맞춤 가구의 인기 또한 자연스레 상승하며 목늬공방을 찾는 수강생들이 많아졌다.
월,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수업은 2개월간 짜맞춤 수업을 듣고, 완벽히 이해를 한 다음 제작 단계로 넘어간다. 꼼꼼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탄생한 멋진 작품들은 수강생들의 열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목늬공방을 찾아주신 수강생들은 약 200여 명 정도예요.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신혼부부, 어르신들까지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세요. 섬세한 작업을 하기 위해 집중력과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데 다들 잘 따라와 주셔서 감사하지요.”

식탁부터 책상, 티비장, 테이블, 침대 같은 가구는 물론, 액자, 거울 틀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짜맞춤 기법. “가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못과 철제의 변형으로 나무가 갈라지고 휘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외국에선 원목을 좋은 재료라고 하지 않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짜맞춤 기법으로 만들어진 가구는 시간이 지나도 변형이 없고 본연의 멋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기 때문에 원목이야말로 가장 좋은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주문 제작으로 멋스러운 공간을 완성시키다
쇼룸, 그리고 앞으로의 목늬공방



“해외여행이나 인터넷을 통해 보게 된 가구를 직접 찍어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짜맞춤 가구로 제작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나만의 것이 트렌드가 된 요즘 특히 주문제작이 많아졌다. 목늬공방에서 사용하는 소프트 우드부터 하드우드, 특수목 등 다양한 재료의 목재는 인천과 대구에서 공수해 주문 제품을 만든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나무다운 색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칠을 원하는 고객들도 있다. “고객이 원한다면 칠을 해드리고 있어요. 하지만 칠로 인해 생기는 변형과 칠이 벗겨져 원목 본래의 색이 흠집처럼 보이는 경우를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목공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며 목늬공방만의 노하우와 스킬을 가르치며 후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흥미와 재능을 겸비한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고. “나무 작업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다루는 것이 아닌 나무와 습기, 그리고 환경적인 관계를 파악해 나가는 것입니다. 나무가 왜 변형되는지 알아야 하는 사람이죠(웃음). 정성을 담아 만들어낸 가구는 사람의 손때가 묻을수록 더욱 생기가 돌고 광이 난다고 생각해요.” 그는 앞으로 짜맞춤 가구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이들이 발걸음 할 수 있도록 공방 확장은 물론 짜맞춤 가구를 전시하는 쇼룸을 선보일 예정이라 전했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짜맞춤 기법으로 우리의 멋을 담아내는 김 대표. 그의 정성으로 채워져 나갈 목늬공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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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오래도록 빛난다” 정성이 깃든 부산 수제원목 짜맞춤 가구 목늬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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