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오늘날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독자적인 가치 사슬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변화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협력 중소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형성하여 공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시대이다. 이제 기업은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기 위한 선행을 넘어, 공유 가치 창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CSV(Creating Shared Value)에 충실해야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우공이산의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김형호 사무총장을 주간인물이 만나 보았다. _안연승 차장


Q. 대    중소기업협력재단에 대하여 소개해주세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촉진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양극화 해소를 통한 동반성장을 도모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4년 12월 설립되었습니다. 법적인 근거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약칭 상생법) 제20조에 있습니다. 주요 업무로는 대·중소기업간 협력사업의 개발 및 운영 지원, 기술협력 촉진사업의 관리·운영 평가 지원, 수탁기업협의회 구성·운영 및 수·위탁거래 공정화를 위한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년 3월부터 도시와 농어촌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대    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의 역할은 무엇인지요?



금년 들어 설립 13년을 맞이하게 되는 협력재단은 업무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업무를 총괄하고 재단을 대표하는 사무총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취임 한지 1년이 지나면서 느낀 것은, 역시 우리 경제는 대·중소기업간에 동반자적·협력적 관계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년 간은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강화시키는 한편, 향후 동반자적·협력적인 관계 강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동안 얼마간의 성과를 이룬 것은 여러 임직원들의 노력의 결과이며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Q. 대    중소기업협력재단과의 인연을 맺으시게 된 계기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으신지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중소기업을 위해 일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중소기업청에서 30년간 봉직한 바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인연이 되어 협력재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청년 실업률과 영세 상인들의 폐업 문제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지만, 대·중소기업 간 격차해소를 통한 경제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CSV(공유가치창출)의 개념과 CSR(사회공헌활동)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CSV개념은 기존의 CSR이 지향했던 기업이 수익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방식에서 진화하여,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따라서 CSV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 정책 및 경영활동을 의미합니다. CSR은 기업의 선행을 통한 사회공헌자체에 포커스를 둠으로서 이익창출과는 무관한 활동인 반면, CSV는 사회공헌을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로 여긴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기업에게 있어서 CSV와 CSR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즈니스와의 연계 여부에 있으며, CSV는 처음부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지만, CSR은 기업이 이미 만들어 낸 이익의 일부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입니다. 일례로 가난한 농부가 재배한 농작물에 제값을 쳐주는 거래는 CSR관점에서 볼 때 빈곤을 해결하는 선행이지만 현재의 파이를 단순히 재분배하는 것에서 그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CSV는 종자 개량 등 농법을 개선하고 농부를 위한 지역 협력과 지원 체계를 기업이 구축하여, 농부들이 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작물을 재배해 수확량과 품질을 개선하도록 도우면서 농가소득에도 보탬이 된다는 관점에서 CSR과 구분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중소기업은 CSV와는 관련이 없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의료기기나 기구를 만드는 회사들은 규모가 작은 영세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질병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되기 때문에 CSV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자기가 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서 그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자신의 사업영역이 단순한 수익을 내기 위한 구조라기보다는 사업에 대해 뚜렷한 통찰력과 철학이 준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Q.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포용적 성장에 대하여 알려주세요?


국제통화기금에서는 2015년 6월 ‘소득 불균형의 원인 및 결과’라는 보고서에서  상위 20% 계층의 소득 증가는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효과가 나오는 반면, 하위 20% 계층의 소득 증가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IMF는 경기부양을 통하여 고소득계층이나 선도부문(Leading sector)의 경제성장이 저소득층에게도 성장의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부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낙수효과란 대기업과 부유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양되면서 결국 저소득층에도 혜택이 돌아가 소득양극화가 해소된다는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논리입니다. IMF 보고서는 빈부격차가 커질수록 저소득층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사회 전반에 걸쳐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결론은 ‘하위 계층의 소득을 늘리고 중산층을 유지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소득 불균형 확대가 성장과 거시 경제 안정에 심각한 충격을 가한다’며 ‘이것은 이 시대의 중요한 도전’이라고 거듭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나온 개념이 저소득계층의 성장을 통해 경제전반의 성장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포용적 성장’이 나오게 됩니다. 이후 포용적 성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주요한 아젠더가 되었고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우리가 추구하는 동반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포용적 성장이 화두가 되는 시점에서 두 개념을 정리한다면 동반성장은 포용적 성장의 한국형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동반성장은 우리경제의 실정에 맞는 해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중소기업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총장님의 대기업, 중소기업의 협력방안은 무엇인지요?


경영혁신 종합지원사업 밑 상생서포터즈 협약


글로벌 경제위기이후 세계 경제는 모든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모든 경제주체들이 저성장, 저고용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최근의 수출 급감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장에 심각한 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수출 감소는 곧바로 기업의 위축, 일자리 축소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경제여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해법은 대기업의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 장점, 중소기업의 유연성과 창의성의 장점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고 소상공인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어 내수진작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술기반형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수출중소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처럼 어려운 위기를 타개하는 해법의 일환으로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의 중요성을 공감하게 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동반성장이란 시장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사회구성원과 함께 나누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자는 패러다임입니다. 우리 경제가 압축성장과정에서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승자독식의 나홀로 성장에 몰두하지 않았나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넬슨 만델라는 일찍이 ‘함께 해야 멀리 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우분투(Ubuntu) 정신을 나타내는 명언입니다. 우분투 정신은 기업 간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의미합니다.

Q. 사무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리더십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열린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귀는 두 개인 반면 입은 하나인 것은 한 마디 하고 두 마디 들으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재단은 기업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반성장 아카데미’입니다. 동반성장 아카데미는 대기업과 해당 협력사가 한 자리에서 만나, 각자의 장점을 연계해서 상생(win-win) 할 수 있는 과제를 함께 찾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가 연계 교육 및 토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매월 대기업별· 지역별로 100여명이 참석하는 소통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연간 10여개 대기업과 협력사 임직원, 1,000여명 참여) 또한, 유통 대기업과 지역별 중소기업이 만나 판매 역량 증진을 공동으로 노력하는‘구매상담회(지역별로 연간 3〜4회)’등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 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대부분 사업은 대·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지역별·업종별 설명회, 간담회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만남의 장을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Q. 청년실업 등 어려움에 처한 젊은이들에게 조언의 말씀이 계시다면?


세계 경제위기가 왔을 때 가장 빠르게 회복한 국가는 단연 독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때 독일경제의 저력을 보았습니다. 이들은 학업과 직업을 병행하는 이른바 일 학습 병행제와 같은 우수한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공이산’(愚公移山 : 옛날 중국에 우공이라는 아흔 살 된 노인이 자기 집 앞을 가로막고 있는 넓이가 칠백 리, 만 길 높이의 높은 산을 생활하기 불편하다며 흙 지게로 옮기려 하자, 이에 감탄한 옥황상제가 이 산을 멀리 떨어진 남쪽으로 옮겨주었다는 고사로 무슨 일이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의 정신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ROFILE
- 1959년 6월 30일생
-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1986년)
- 영국 버밍엄대 MBA(1997년)
- 숭실대학교 경영학 박사 (2016년)

- 제30회 행정고시 (1986년)
- 문교부 전라북도교육위원회 (~1990년)
- 공업진흥청 기획예산담당관실, 국제표준과 (~1994년)
- 중소기업청 국제협력담당관 (~2001년)
-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장 (~2004년)
- 중소기업청 기술개발과장 (~2004년)
- 중소기업청 기술지원국 기술정책과장 (~2006년)
- 중소기업청 감사담당관 (~2006년)
-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심의관 (~2008년)
- 국방대학원 파견 (~2008년)
- 부산·울산지방 중소기업청장 (~2011년)
-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2015년)
-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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