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고원석 와규위드연어 오너셰프세상사 시름겨운 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따뜻한 사케 한잔에 고민을 털어버리고 싶다. 부산 송정,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와규와 신선한 노르웨이산 연어를 즐길 수 있는 와규위드연어는 이런 날 찾아가기 딱 좋은 곳이다. 일본 동경요리학교 출신의 베테랑 고원석 셰프의 차진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 와규위드연어는 사람들의 허기진 마음까지 채워주는 곳이다. _박미희 ­­기자

“요리하는 순간이 가장 즐겁다”는 고원석 셰프는 요리사가 천직인 사람이다. 요리명문, 동경요리학교 출신인 그는 일본에서 정통 일식을 제대로 배운 실력파 셰프다. 일본의 유명 업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자신의 요리세계를 펼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서울에서 ‘카코이 돈뿌리 전문점’을 열어 성공한 그는 최근 부산에 내려와 송정에서 와규위드연어를 열었다. 처가가 있는 부산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다양한 업장을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서울에서 요리할 때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쉴 틈이 없었죠. 정말 정신없이 요리하기에 바빴던 것 같아요.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셰프로서 정체성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부산에 내려와 업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그가 송정에 문을 연 와규위드연어는 참신한 메뉴 구성과 뛰어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와규와 연어, 그 참신한 조합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손님 네 분이 오시면, 그 중에 꼭 한분은 못 드시는 음식이 있어요. 고기를 좋아하는 분은 회를 못드시고, 회를 좋아하는 분은 고기를 잘 못드시고. 그래서 메뉴를 정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던 중 고기(와규)와 회(연어)를 함께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어야 제가 정통일식을 전공했기 때문에 너무나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메뉴였고, 와규는 일본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던 사촌의 영향으로 늘 가까이하던 음식이었죠. 가장 맛있고,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으로 메뉴를 짜게 되었습니다.”

풍부한 마블링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호주산 와규와 청정한 환경에서 자란 신선한 노르웨이산 연어를 함께 즐길 수 있다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좋은 재료는 맛의 기본이지만, 주방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낸 셰프의 섬세한 손길이 더해져 그 맛은 배가 된다. 그가 말하는 맛의 노하우는 바로 ‘숙성’에 있다고. “신선한 냉장 연어를 그때그때 받아서 쓰지만 연어 특유의 비릿한 맛이 날 수 밖에 없어요. 그 맛을 잡기 위해서는 숙성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정성껏 밑준비를 하고 숙성과정부터 마지막 손님상에 나가기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맛있는데, 가격까지 착하다. 그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연어와 와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는 중 4만원~대 6만원 안팎. 푸짐한 구성에 비해 착한 가격이다. 다채로운 단품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메뉴도 매력적이다. 


이렇듯 정통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손님이 원하는 것을 먼저 주는 것. 그것이 고원석 셰프가 지닌 장점이다. “주변에서 늘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까운 실력인데, 왜 정통일식을 하지 않느냐고.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손님들이 원하는 대중적인 일식을 하는 셰프도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카코이 돈뿌리 전문점을 열었구요. 이번엔 부산에서 하고 싶은 업장을 열고 싶어 와규위드연어를 오픈했습니다. 와규위드연어는 첫 시작이구요. 앞으로 하고 싶은 많은 메뉴와 색다른 컨셉으로 다양한 업장을 열고 싶습니다(웃음).” 환하게 웃는 고원석 셰프.

그는 하루 종일 주방에서 좋은 요리를 내놓기 위해 고심한다. 손님들을 향한 마음, 그 진정성은 요리에 녹아나기 마련. 연어를 전혀 못 먹던 손님들도 맛있다며 다시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진다는 그는 천생 마음이 착한 요리사다. 성공한 외식경영인, 좋은 요리로 인정받는 셰프이길 원하는 고원석 셰프. 그의 꿈은 무엇일까. “손님들하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게 좋죠. 머리가 히긋해져도 다찌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어요. 몇 평 남짓한 작은 업장에서 그날 들어온 싱싱한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사람, 손님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좋은 요리사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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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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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셰프의 손길이 담긴 맛집 - 와규 와 연어 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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