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작년 여름, 코로나19의 완연한 감소세가 보이지 않는 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만에서 드론을 활용해 일본 해운사 선박의 선원에게 도넛을 배송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화제가 된 가운데 부산의 한 벤처기업이 국내 최초, 해상 드론 유상 배송사업의 문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여느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려한 자연 경관을 가진 한국해양대학교 내 해양벤처진흥센터(아산관)를 비행연습장으로 무대 삼아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해양드론기술’이 바로 그곳이다. 드론을 화물 배송에 사용한 시험 및 실증사례는 많이 있었으나, 이를 포함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한 것은 황의철 해양드론기술 대표가 처음이다. 때마침, 인터뷰 직전에 치킨·피자·햄버거·아이스크림 선박 배송 주문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던 황 대표를 만나 그의 열정이 샘솟는 창업스토리를 담아 보았다. _김민진 기자

“방금 선원분들께서 주문을 주셔서요! 기자님, 잠시만요~”라고 한 뒤, 물품 준비를 마무리 하고 있던 황 대표는 선사에서 요청한 다양한 식료품 리스트를 손에 쥐고 있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드론 활용 해상 물품배송 사업등록증을 받은 해양드론기술은 2018년 9월에 설립되어 해양드론연구개발 및 드론운용서비스와 더불어 드론전문인력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현재까지 취급한 물품에는 긴급 선용품·서류·SIM카드·스마트폰·기념품·생필품·패스트푸드·음료 등 3kg 이하로 다양한 서비스가 진행됐다.

20년 경력의 해상작전헬기 조종사 출신인 황의철 대표는 해군본부에서 전력분석시험평가단 무기시험평가 함공담당을 맡았고 방위사업청에서 해상항공기사업팀 계획을 총괄했으며 대한항공기술연구원에서 무인기시험평가 파트리더를 두루 역임하면서 쌓은 전문지식과 노하우로 해상 물류배송이라는 하이브리드 영역의 사업 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비록 당장은 힘들고 모험적일지라도, 나에게 즐거움과 보람을 안겨주는가? 미래지향적인 꿈을 꿀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인가? 하는 질문에 저는 주저 없이 YES입니다! 해군에서 조종사 생활을 했지만, 모교인 해양대를 졸업해서 배를 탔었고요. 근본은 항해사 출신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마주할 시대에 대한 해상물류배송의 사업성을 보고 4년 전부터 틈틈이 연구를 해왔지요. 저희는 눈만 뜨면 해상비행이 가능한 여건으로 언제든지 드론 배송 테스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이곳은 저희의 사업장이자 연습장입니다(웃음).”

육상에서의 드론 물류배송 서비스 인식과 사고의 한계를 해상으로 옮겨 드론 시장의 블루오션을 연 황 대표는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가혹한 지원 조건과 각종 규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는데···.

“드론이 사람을 태우고 다닌다는 등 계속 광고가 되다 보니 많은 제한사항이 조금씩 풀릴 것으로 전망은 되지만, 문제는 기반 시설이죠. SOC(Social Overhead Capital : 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기업의 지원을 꺼리는 부분에 있어서 저희도 없는 예산으로 지금의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 정말 힘들었지요. 지금까지 드론으로 사진 찍고, 농약 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또 다른 분야를 부산에서 최초로 해냈다는 것에 우리 시민들도, 부산시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황의철 대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연안에 무수한 배들이 있고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코로나로 상륙도 못한 선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힘 싣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116]

주간인물(weeklypeople)-김민진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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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해상드론배송’ 성공의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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