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조선소와 건설 현장에서 본 작업이 이루어지기 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있다. 작업자들이 발을 딛는 안전가설물인 ‘비계(족장)’를 설치하는 일이다. 작업자들의 통로이자 작업을 위한 발판이 되는 비계는 크게 강관 비계와 시스템 비계로 나뉘는데, 이중 시스템 비계는 지지대와 발판 등 연결 부속품을 조립형 모듈로 제작하는 일체형 구조로, 발판과 난간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기존의 강관 비계와 비교해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스템 비계 전문 제조기업인 (주)바이저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건설용 가설재와 조선 기자재 제조 기술을 융합한  ‘LNG 시스템 비계’를 개발, 지난해 싱가포르 3대 조선소 가운데 하나인 센코프마린에 수출하며 업계 선두기업으로서 본격적인 도약을 알렸다. _정효빈 기자



독보적인 시스템 비계 기술력 보유 기업
국내 최초 ‘모든 형태의 LNG선 화물창에 적용 가능한 LNG 시스템 비계’ 선보여


(주)바이저시스템은 LNG선 화물창 관련 시스템 비계, 건설용 시스템 비계 및 서포트 전문 제조기업이다. 2015년 (주)바이저의 법인분할로 설립되어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 지정, 수출유망중소기업에 지정된 바 있으며 포스코건설, LH공사, GS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를 상대로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삼성중공업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시스템 비계 공동개발을 진행, 12개 아이템을 개발해 납품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포스코건설 1차 벤더로 등록된 바 있다.

안정된 구조의 시스템 비계는 건설 현장의 재해를 예방하고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상당 부분 해외 기술력 수입에 의존하던 시스템 비계는 점진적으로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LNG선 시스템 비계 제조기술은 발전이 다소 더딘 상태다. 기존의 국내 시스템 비계는 조선업계에서는 62개, 건설은 약 10개 타입의 정형화된 제품만 존재해 특이 사이즈의 선박이나 건설 현장의 경우 시스템 비계 제작이 어려워져 해외에서도 제작을 반려하기도 한다고. 특히 멤브레인 타입의 LNG선 화물창 작업에 필요한 시스템 비계의 경우, 선박 제조 과정에서 비계의 길이와 폭 조절이 가능해야 한다. 바닥이 좁고 선체의 상부로 올라갈수록 양옆이 퍼져있는 형태의 LNG선에 이용되는 비계는 기둥 하나가 전체 무게를 지탱해야 하며, 이 기둥 하나로 모든 하중을 버티게 하는 것이 LNG 시스템 비계의 핵심 기술인 것.
이러한 가운데 바이저시스템은 그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용 비계와 조선용 비계 제조기술을 융합해 국내 최초로 모든 형태의 LNG선 화물창에 적용 가능한 LNG 시스템 비계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에 이용하던 규격화된 LNG 비계의 단점을 극복한 제품으로, 비계를 해체·철거한 뒤 다시 설치할 필요 없이 비계 자체의 폭을 조절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장점. 바이저시스템이 개발한 LNG 시스템 비계는 싱가포르 센코프마린사의 LNG선 화물창 멤브레인 관련 시스템 비계 개발을 진행해 현재 탑재까지 완료된 상태다.
 


“멤브레인 작업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차 면적이 줄어드는데, 그때마다 비계를 해체하고 다시 설치할 순 없는 노릇이죠. 작업이 이루어지며 비계 구조물도 안쪽으로 밀려 들어와야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LNG 비계를 제조하기는 쉽지만, 전체 길이가 줄어드는 동시에 기둥 하나로 하중을 버텨내는 시스템 비계 제작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의 경우 구조나 설치·해체 과정이 복잡한데요, 이번 싱가포르 조선소에 설치한 LNG 시스템 비계의 경우 모든 형태의 화물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바이저시스템의 건설용 시스템 비계의 경우 어떤 구조물의 곡선 부위도 설치할 수 있으며, 안전 확보는 물론 설치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다. 외부 시스템 비계 역시 아파트, 철탑, 빌딩, 무대 장치, 해양플랜트 등의 일반구조물부터 형태가 다양한 모든 건물에 적용할 수 있고, 비계 설치·해체도 용이하다.


“영리 추구보다 작업자 안전이 우선
가설공사의 안전성과 경제성 확보하며 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건실한 기업될 것”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 현장 사고사망자 중 비계 및 작업발판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5년간 총 3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9년 ‘공공공사추락방지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고 각 공사 현장에 시스템 비계 도입을 적극 장려하는 등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통한 건설사고 감축에 힘쓰고 있다. 매년 시스템 비계에 대한 지원금 역시 늘고 있지만, 건설 현장의 시스템 비계 보급률은 2019년 기준 25%에 불과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민호 대표는 “오래된 가설재 역시 그들의 재산인데, 국가에서 재해 비율을 줄이기 위해 단순히 지원금만 늘린다면 시스템 비계 보급은 대기업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기업 간 양극화만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그들의 자산을 보호하며 현장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책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설업계 다수의 기업이 원가절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 원자재 가격 절감을 위해 제품의 두께가 점차 얇게 제작된다면 제품 사용에 대한 국가공인테스트에서는 통과할지라도 누적 하중을 받으며 점차 강도가 떨어져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 작업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겁니다. 모든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을 깎는 심정으로 움직이다보니 점차 안전은 후순위로 뒤로 밀려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바이저시스템은 단순히 기업의 영리만을 추구하기보다 제품의 목적성에 맞게 현장 작업자분들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신념을 잃지 않을 것이며, 어디서도 부끄럽지 않을 제품만을 생산해내겠습니다.”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바이저시스템 본사에는 시스템 비계가 익숙지 않은 기업과 작업자들을 위해 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안전체험장이 마련돼있다. 아직 국내 보급이 많지 않은 시스템 비계를 고객사에서 직접 이용해보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전문비계공이 철사나 클램프로 묶으며 설치·해체하는 기존의 강관 비계와는 다른, 레고 형식의 가설재인 시스템 비계를 직접 설치하고 해체하며 손에 익혀볼 수 있다.


바이저시스템을 이끄는 김민호 대표는 ‘머리로 안 된다고 미리 결정하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혀보고 해결해보자’라는 철학 아래 늘 도전적인 자세로 경영에 임해왔다. 많은 이들이 걸어가는 길보다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택하며 성취감과 보람을 느껴왔다고. 한국건설가설협회 한리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가설업계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는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이제는 5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2차 산업인 제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기반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라며 ‘2차 산업인 가설산업을 발전시키고, 이를 현재의 4차 산업에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건설업계는 국가지원사업 확대 등으로 점차 시스템 비계 사용이 정착될 것으로 내다보지만,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나무나 목재를 이용해 만든 구형 비계가 여전히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에 김민호 대표는 바이저시스템 필리핀 지사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자사 시스템 비계를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아울러 조선용 시스템 비계 제조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구형 가설재가 사용되고 있는 현장작업자들을 위해 모든 선박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 비계를 만들어갈 예정. ‘LNG선 제조 붐과 더불어 이에 맞는 시스템 비계를 제조해 안정성을 확보해나가고, 해외 낙후된 현장을 중심으로 납품을 늘리는 등 수출력을 강화해나가겠다’며 기업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열 명이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면 기업은 열 발자국을 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력을 잃는다면 법인기업으로서 생명력도 없어진다고 봐요. 어려운 숙제이긴 하지만 조직 구성원이 한 곳을 바라보고, 한 데 뭉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바이저시스템은 이러한 기치 아래 현장의 잠재된 위험을 제거할 방법을 고민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2021. 04. 포스코건설 방글라데시 시스템 비계 수출
•2020. 11. 싱가폴 센코프마린 LNG 화물창 멤브레인 관련 시스템비계 수출
•2020. 01. 대우조선해양 1차벤더 등록
•2019. 12. 싱가폴 센코프마린 LNG 화물창 멤브레인 관련 시스템비계 개발 및 수출
•2018. 07. 안전인증 9종 추가 인증 (총 48종)
•2018. 05. 삼성중공업 시스템비계 공동개발완료 및 납품
•2017. 07. 삼성중공업 업무협약 체결
•2016. 06.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2016. 05.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 지정
•2015. 10. 일본 가설 제조업체 OEM 계약
•2015. 01. (주)바이저시스템 법인분할 설립
•2014. 08. 기업부설연구소 인증
•2014. 01. VISER-PHIL FORMWORK CORP. 지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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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용 가설재 · 조선 기자재 제조 선두기업! LNG 시스템 비계(LNG Scaffolding System) 국내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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