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물류업계는 꾸준한 성장과 고품질의 물류 서비스를 산업 및 무역의 부가가치로 통합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에게 다양한 직업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그러나 오늘날 물류업계에서 여성은 주로 관리, 구매 또는 인사 부서와 같은 고전적인 사무실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과거 운송, 하역, 창고 등 전통적인 물류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현재의 다양한 물류 서비스는 섬세한 여성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2020년 전례 없는 팬데믹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다양한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수십 년간 전 지구적으로 진행된 글로벌화가 깨지면서 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물류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시대의 굴곡 속에서도 불굴의 신념으로 20여 년 동안 여성 물류인의 삶을 꿋꿋이 이어가며 성장하는 회사가 있다 하여 다수의 항만물류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부산 남구 감만동으로 향했다. _김민진 기자

취재진을 환한 눈웃음으로 반긴 그 주인공은 바로 ‘컨테이너운송전문’업체, ㈜재성물류의 김은정 대표이사다. 2019년 11월에  법인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약 200명의 식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김 대표는 최근 창원시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14,000매를 기탁했다. 이번 기탁은 경제적인 여건으로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재성물류에서 부산지역에 마스크를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창원시에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재성물류와 함께하는 전국의 약 40명의 화물 지입차 사장님들과 소통을 통해서도 각 지역별 소식을 접하고 있어서 인천, 부천, 부산지역에 저소득층을 위한 마스크 기부를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릴레이 기부가 마무리되고 있을 즈음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창원지역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마련하게 됐습니다. 사실 대기업들처럼 큰 액수나 많은 양을 드린 것이 아니라 이 얘기를 하는 것이 부끄럽긴 하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전부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싶습니다.”

국내 대표적으로 흔히 말하는 ‘남초(男超)’업계 중 하나인 물류 업계에서 여성의 진출이 녹록지 않았을 텐데 김은정 대표이사가 다양한 분야 중 물류에 띄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던 저는 우연한 기회에 잠깐 사무보조로 일하게 된 것이 물류업계에 발을 담게 된 시작점이 되었어요. 코레일 철도물류, 포워딩, 일반 운송 업무 등 다양하게 경력을 쌓았는데요. 물류의 중요성과 매력에 대해 알아가며 점점 제 전공과 다르게 장기근속을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제가 막내일 때의 선배들도 승진을 하시고 임원진이 되시고 이후 개인회사를 차리는 등 외부에 계신 전 직장 선배들의 채용 제의가 하나 둘 점점 늘어가고 있었죠. 제가 잘났다기보다는 그냥 그 당시 제가 맡은 일에 대해 나름의 성실함과 꼼꼼함으로 책임감 있게 잘 마무리 한 정도랄까요. 다행히 좋게 봐주셨다는 생각에 당장 이직은 못하지만 잠깐잠깐 일을 도와드린 정도는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든 생각이 제 스스로 하나 차려서 이분들과 협력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주요 거래처인 화주들과 대부분 10년 이상 두터운 인연을 맺으며 신임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전화 통화로만 업무 얘기를 하다가 근래 경기도 화성에 계신 화주와 미팅이 있었는데요. 거의 16년 만에 뵙는 얼굴이었는데도 서로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마치 어제 만난 사람들 마냥 정말 자연스럽게 대화했던 일이 있었습니다(웃음). 사무실 직원들도 차차 생기며 제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아직까지 직접 현업에 뛰고 있기에 계속해서 재성물류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직원들과의 보고 체계가 아닌, 수입·오더·마케팅 등 전 업무에 저도 다 관여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이지만 내실은 탄탄하다고 자신하거든요. 이러한 믿음은 바로 저와 지금껏 오랜 시간 함께해 주시는 거래처 화주님들과 화물 지입차 사장님들이 증명해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층의 지입차 기사님들이 주를 이루는 ㈜재성물류는 지입료 부분에서도 다른 곳과 차별화되어 지입차주들 사이에서 일하고 싶은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해 대기가 줄을 잇는다고.

“젊은 기사님들 사이에서 ‘재성물류와는 소통이 참 잘 돼~!’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해요. ‘이 업계에 있으면서 이런 칭찬이 기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건 재성물류가 처음이다’라고요. 여기저기서 들릴 때마다 감사하고 또 쑥스럽기도 합니다. 지금도 새로운 지입차 사장님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는데요. 기존의 사장님들이 저에게 동료 사장님들을 대신 소개하면서 전해 듣기도 합니다(웃음). 직접 운송을 진행하시는 기사님들의 마음이 편하고 또 가정도 안정적이길 바라는 작은 마음부터 시작하다 보니 예를 들어 지입료 부분에서도 단 하루라도 빨리 드리고자 먼저 처리 해드린다든지 등 사소한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챙기고자 하는 열심을 알아주신 것 같아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일련의 실천들이 시간이 걸릴 뿐이지만 하나 둘 보람되게 돌아오는 것들을 보면 참으로 감사함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 물류 등 계속해서 변화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물류는 사람 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아무리 산업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산업군임을 잊지 않고, 함께 일하는 재성물류 모든 직원들 일상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저는 전진하고자 합니다.”

‘인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김은정 대표이사는 거래처와의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직원 채용 시에도 지원자의 태도와 인성을 보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업무상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 소통 능력, 조직 적응력 등 다양한 평가들도 중요하겠지만 인성과 호감도가 뛰어난 직원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복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가치관은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의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해가도록 노력하는 부지런하고 심성이 올곧은 사람이다.

“언젠가는 내가 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간관계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면 안 되지요. 물론 오래 있을 수는 있어요. 그러나 한때 겸손하고 성실했던 이들도 갑이 되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권력은 사람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그렇기에 제가 섰던 곳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업 초창기 김 대표는 ‘여자가 왜 왔지?’라는 차별적 시선이 가득 담긴 영업미팅·은행업무 등에서 ‘부인 이름이신가요?’, ‘왜 아직 미혼이신지’ 등 편견들 속에 혼자서 싸워 이겨내야만 했던 기억을 인터뷰 끝에 떠올렸다. “재성물류의 성장과 더불어 경력 단절된 여성분들이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제공을 위해 남동생(김현호 ㈜정환물류 대표이사)과 전문성을 요하는 위험물 운송사업 확장도 최근 시작했다”는 김은정 대표이사의 앞날이 그의 열정만큼 꽃길로 가득하기를 바란다.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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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민진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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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 기업물류전문 “더 많은 여성이 물류업계에 진출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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