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제32회 경주시 문화상 문화 예술 분야에 이상필 경주향교 전교가 선정됐다. 이상필 전교는 현재 경주향교 전교로서 경북향교 전교협의회장 및 국학진흥명예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교부설사회교육원 과정을 개설해 평생교육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존의 관례를 깨고 경주향교 음악회와 기로연을 여는 등 유교를 통해 무너진 도덕윤리, 효 사상을 바로 세우는데 기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_박미희  기자


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17-1에 위치한 경주향교는 1985년 10월 15일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91호로 지정된 곳이다. 경주향교는 경상북도에서 가장 큰 향교로, 신라시대 682년(신문왕 2) 국학이 설치되었으며 고려시대에는 향학, 조선시대에서는 향교로 이어져온 유서 깊은 곳이다. 경주향교는 나주향교와 함께 향교 건물 배치의 표본을 보여주는 곳이다. 제사를 올리는 영역의 중심 건물인 대성전은 보물 제1727호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
 한국인의 정신문화인 뿌리인 유교문화가 담긴 경주향교, 그곳에서 만난 이상필 전교는 세대간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사람이다. ‘경주시 문화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누구보다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 경주가 고향인 그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의 사랑방에서, 경주향교에서 유교경전을 배우고 익혔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 간 향교에서 유생들과 경전을 읽으며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웃음). 한 자라도 더 좋은 글을 읽히고, 올곧은 유교정신을 심어주시려던 할아버지의 노력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이렇듯 생활 속에서 접한 유교문화는 제 몸과 정신에 자연스레 스며들었어요.”



 집안의 장남이었던 그는 부산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경주를 떠나 부산, 대구, 서울 등 각처에서 생활을 했지만 언제나 주민등록주소지를 경주에서 옮기지 않을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수구초심이라 하지요(웃음). 전국 각지에서 살았지만, 결국 고향을 그리워하며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이젠 어른이라고 무조건 대접받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젊은 세대들에게 먼저 다가가 배울 것은 배우고, 어른으로서 베풀 것은 베푸는 삶이 옳다고 생각해요.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세가 중요하지요. 이렇게 고향인 경주에서 전교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상필 전교는 젊은 세대에게 유교문화를 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장인 선비학교를 마련해 민・관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혼례, 기로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향교부설사회교육원 과정을 개설해 평생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하는 선비학교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경주시 차원에서 선비학교를 체계화해 확대, 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구요. 전통혼례, 기로연 등을 통해 다양한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 부재,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향교부설사회교육원 과정을 개설해 다양한 평생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서 세대 간 소통과 화합, 우수한 유교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필 전교는 경북향교 전교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며 향교문화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향교문화 발전을 위한 뜻을 모으고 있는 것. “경북은 예로부터 향교문화의 중심으로 그 자부심이 높습니다. 유서 깊은 향교문화가 살아있는 각 지역의 전교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유교문화를 꽃 피우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춰 우수한 향교문화를 알리고 지켜나가는 일에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유교문화를 반영한 각 지역의 특색있는 향교는 한국의 문화를 넘어 세계의 문화재로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경주향교를 찾는 관광객의 다수는 외국인 관광객.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공부하는 문화체험관광으로 그 인기가 뜨겁다. “경주향교를 찾는 외국인들 중에서 특히 중국인들이 많아요. 예로부터 공자의 나라도 유교문화를 숭상했던 중국인들에게 향교체험은 한국의 유교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지요. 이렇듯 향교체험을 비롯해 지역의 특색있는 명소를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사업을 연계한다면, 지역발전에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향교문화 발전을 위해서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 ‘대도무문(大道無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처럼,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유교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모두의 뜻을 모아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경제적 부흥은 이뤘지만 정신문화의 결핍으로 다양한 사회문화를 겪고 있어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유교문화를 다음세대에 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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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경주시 문화상 수상’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 유교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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