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면역력 증진에 좋은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도 부르는 ‘생강’은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이를 이용한 여러 종류의 제품이 시중에서도 인기다. 이러한 때에, 주간인물은 정직한 땅에서 유기농법으로 자란 생강의 진액을 추출하여 유기농 설탕과 함께 3년 이상 숙성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생강차로 손색이 없는 생강숙성액을 찾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경상북도 상주시로 향했다. 화동면 선교1길 34-16에서 자연의 시간에 맞춰 느림의 철학으로 주방에서부터 시작하는 치유센터의 주인장, 김갑남 느린세상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를 만나 진정한 쉼과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_김민진 기자



지난달 상주시에 코로나19 조기 종식에 도움을 주기 위한 김갑남 느린세상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의 방문이 있었다. 바로 500만 원 상당의 유기농생강즙 200병을 기탁한 것.
“코로나19로 노고가 많은 의료진, 방역 관련 종사자 등에 작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김갑남 대표이사가 환하게 웃으며 전했다.

느린세상영농조합법인은 생강 발효제품과 각종 장류를 판매하는 사업체다. 김갑남 대표이사는 분야별 다양한 전문가의 멘토링을 통해 자연 속에서 계절을 느끼며 제철 음식 재료를 직접 채취해 요리를 만들고 맛보는 상주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느린세상요리공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제철의 테마로 진행하는 요리 워크샵인 느린세상요리공방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즐거운 공간으로 작년 10월 개원해 웰빙 라이프를 추구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중이다.


취재진이 직접 맛본 김갑남 대표이사의 한상차림은 넉넉한 시골 인심이 양념으로 배어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었다. 각종 산채나물 반찬 하나하나 모두 자연으로부터 얻은 귀한 재료로 정성 가득! 아낌없이 담은 김 대표의 상차림에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김 대표가 직접 만든 누룩소금과 간장으로만 간을 맞춘 음식 한 입에 통유리로 된 창 너머로 밖을 내다보니 파란 하늘과 봄바람이 온몸을 감싸고 입안 가득 맛이 춤을 추는 기분이었다.

“정직한 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자연이 준 선물에 믿음과 정성을 더했을 뿐입니다”라며 세상 따뜻한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에서 땅을 아끼고, 소비자도 ‘내 가족처럼 여기는 농부의 마음’이 절로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이를 먼저 느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느린세상요리공방을 찾는다.


느린세상요리공방은 2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에 한 번 12명 정원에 1박2일씩 체험하는 5개월 정기 프로그램(봄학기/가을학기)과 매달 2회 20명 정원에 4시간씩 진행하는 원데이 프로그램이 있다. 이론 강의, 제철 담기, 담근 식품 활용하기, 제철 밥상, 자연 속에서 계절 느끼기, 함께 먹기 등 4월에는 순과 꽃, 6월에는 한국의 베리 열매, 10월에는 생강으로 만든 요리 등의 클래스가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김갑남 대표이사의 손끝에서 탄생한 수많은 요리를 통해 맺은 수강생들과의 인연을 다 나열할 수 없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는지 묻자 그때를 회상하는 듯 눈을 반짝이며 전했다.



“15년 전 즈음일까요. 성당에서 알고 지내던 자매님이 저의 음식을 접하고 ‘이곳에서 밥 먹으며 며칠 보내면 병이 다 나을 것 같다’라며 ‘치유센터를 하면 좋겠다’라는 말에 더 많은 사람들과 건강한 음식을 나눠 먹고자 결심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인연이지요. ”언니, 거봐~ 내가 진작에 해라고 했잖아!“라며 느린세상요리공방 개원 소식을 들은 자매가 제일 기뻐합니다(웃음). 이 외에도 현재 저의 주변에는 항암치료 등 몸이 아파서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한 요리법을 찾는 사람들로도 붐비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지어낸 밥그릇 수만 일 년이면 쌀 열 가마가 넘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흐르고 흘러 어느 틈엔가 저의 의식 속에는 그들에게 밥을 해주고 건강한 요리법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변화가 빠른 현대사회에 ‘건강은 모든 자유 가운데 으뜸이다’라는 느린세상요리공방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의 시작은 천주교 생명환경연대에서 환경운동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지금의 김갑남 대표이사가 있게 되었다고.
“내가 왜 최소한의 조리법과 채식 식단을 중요하게 여기는가...하고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저를 위한 것보다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제 삶에서 우선순위로 삼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나친 육식 위주의 식생활과 과식, 과욕,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의 과잉, 약과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 등 그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비대하게 성장한 시장은 자연의 생태계는 물론 우리 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최소한 내 자식이 살 터전은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 몸 보다 소중한 내 아들, 딸에게 이 자연을 깨끗하게 물려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3살, 5살 두 손자가 생겨서 환경보호를 위한 경각심이 더욱 커졌습니다(웃음). 모든 먹거리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파프리카, 토마토 등 과일・채소로만 싹~ 갈아서 즙을 내고 발효시킨 ‘아기물김치’부터 아이 간식용 아이스크림까지 직접 만들어 먹이고 있습니다.”



현재 느린세상영농법인은 경북형 치유농장인 돌봄농장 사업자를 최초로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느린세상 치유농장의 프로그램 핵심은 로컬푸드와 연계된 요리 클래스이다. 열여섯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농산물을 수매하여 가공을 하고 요리법을 개발하고 알려주는 역할로 지역 농산물 소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으로 인하여 점점 더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시대이니만큼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갈망이 더욱더 높아지는 대중들에게 실로 반가운 소식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자연과 하나되는 세상, 느린세상에서의 소박한 꿈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라며 “많은 분들이 본인의 건강을 잃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예뻐하며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성큼 다가온 봄, 신선한 제철 식재료의 풍미를 살려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뿐만이 아닌 만드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즐겁고 기쁘게 임하며 지쳤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해보는 것은 어떨까. 쿡방, 먹방의 시대를 넘어 모두가 요리를 즐기는 시대를 맞아 숙박도 하며 명상, 손바느질, 도예, 요가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연계되어 있는 느린세상요리공방에서 삶의 여유와 행복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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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이로운 밥상’ 자연의 시간에 맞춰 느림의 철학으로 일궈가는 제철 요리 “주방이 치유의 장소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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