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의 경계에 있는 황매산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이름이 높다. 산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 군락과 삼라만상이 담긴 듯한 바위산….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에 저절로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경자년 새해, 주간인물이 찾아간 산청군 차황면 부암마을은 고요하지만 생명력이 샘솟는 곳. ‘늘봄처럼’은 부암마을의 어르신들이 모여 설립한 마을 기업 부리골영농조합법인의 브랜드로 깨끗한 토양과 물에서 자란 임산물을 재배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부암마을을 부유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시키고 있다. _정효빈 기자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청군 차황면 부암마을, 황매산과 지리산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이 마을은 70% 이상의 농가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지역이다. 부리골영농조합법인 ‘늘봄처럼’은 부암마을에서 평생 농작물을 수확해온 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마을 기업이다. 부리골영농조합법인의 이춘우 대표는 오랜 기간 부암마을의 이장을 지내는 등 마을을 위해 헌신해온 인물. 그는 2016년 마을기업인 늘봄처럼 및 임산물 가공공장을 설립해 장류, 기름 등 임산물 사업을 시작했다. 차황면 부암마을은 높은 산지에 위치해 논의 면적이 좁아 농사 조건이 열악한 편이다. 더불어 평생 농사만 지어온 어르신들이 많아 마을 기업 설립과 운영에 어려움도 많았다고. 축산농가를 운영하다 임산물로 업종을 옮긴 이 대표는 부리골영농조합법인 운영을 위해 농업대학 최고농 과정을 수료하는 등 가공 전반과 마케팅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늘봄처럼’이라는 이름 역시 ‘처음,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 대표가 직접 지은 상호다.
“봄은 처음, 시작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고, 어감 자체도 참 따뜻하게 느껴지더라고요(웃음).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집에서 부모님이 직접 해주신 것 같은 건강하고 푸근한 맛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 황매산은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 이곳에서 자란 작물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맛도 좋기로 유명하다. 이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늘봄처럼의 손두부는 ‘특별한 홍보 없이 가만히 놔두어도 저절로 팔릴 만큼’ 반응이 좋단다. 당근, 시금치, 단호박을 이용해 기존 두부에 부족한 영양분을 듬뿍 담은 채소 두부도 인기다.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삼색 두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건강하게 즐길 수 있으며, 자연에서 우러나온 알록달록한 색으로 두부와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어린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찾는 건강식품이다.
‘늘봄을 담은 도라지 조청’ 역시 꾸준한 판매량을 올리는 제품.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도라지 조청은 까다로운 공정 과정을 거쳐 묽지 않고 되직한 제형으로 완성됐다. 엄선된 쌀과 엿기름을 고아 만들어진 자연의 단맛은 구수하고 부드러운 감칠맛을 낸다.
늘봄처럼의 칡즙 역시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건강식품. 폴리페놀, 다이즈제인, 에스트로젠, 카테킨, 식이섬유가 풍부한 칡즙은 녹말 성분이 많아 잘못 가열하면 탄 맛이 강해 먹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이춘우 대표는 파쇄한 칡을 스팀살균해 특유의 씁쓸한 맛을 잡아냈다. 다년간 식품에 관한 연구를 거듭해 탄생한 늘봄처럼의 먹거리는 지역을 넘어 전국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역 임업인 15명이 이끌어가는 소규모 마을 기업이지만, 이춘우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과 희생정신으로 성공적으로 늘봄처럼을 이끌고 있다. 추후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통해 더욱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건강한 먹거리 브랜드 늘봄처럼은 현재 산청 직거래장터, 우체국 쇼핑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경남 창원농협 등 거래처를 늘려 더 많은 소비자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많은 농가가 법인화를 통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 곳도 많습니다.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저는 대표자의 헌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기업 운영, 품질 향상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개발을 지속한다면 농업도 충분히 미래가 밝은 분야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께 자신 있는 먹거리를 선보이고, 마을 기업을 발전시켜 우리 주민들이 지금보다 더 넉넉한 생활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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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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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황매산의 맑은 기운이 깃든 우리 먹거리 ‘늘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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