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은 이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흔히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다. 하지만 실제 워라밸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 현대인은 많지 않다. 진정한 워라밸이란 무엇일까?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의 확산만이 개인의 워라밸을 보장해주는 것일까? 일생활균형재단의 임희수 이사는 일과 삶의 균형이 단순한 ‘시간 쪼개기’는 아니라고 답했다. _정효빈 기자


“‘일생활균형’이란 일과 일 이외의 영역에 시간과 심리적 신체적 에너지를 적절히 분배함으로써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에 주도권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워라밸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아요.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일생활균형재단은 일과 생활의 균형과 조화가 가능한 사회적 환경조성을 통해 직장인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선진 복지국가 실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0년 재단법인 한국일가정양립재단으로 시작해 기업의 일생활균형 문화정착과 가족친화경영 지원, 가족의 일생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연구 및 사회 환경을 조성하며 기업의 생산성과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근로 가정의 출산과 양육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경감시켰다. 2014년에는 일생활균형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 일·생활이 균형적인 삶에 대한 인식 제고, 조직문화모델 제시, 양육모델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지역 공동체 간 공존과 협력 가치 확산에 힘쓰며 국민 삶의 만족도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 7월 개최된 ‘제8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는 부산시의 출산장려시책 추진에 기여한 공로로 부산시장상을 수상하기도. 임희수 이사는 “워라밸이란 삶의 질을 높이고 본인이 삶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것인데, 출산장려가 최종 목적으로 비춰질까봐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재단에서 오랫동안 진행해온 남성육아사업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임희수 이사는 일생활균형과 젠터이퀄리티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을 가진 캐나다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 시기 선진 문화를 몸소 체득하며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는 임 이사. 일과 가사,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그의 개인적 경험 역시 일생활균형재단에서 펼치는 인식개선 캠페인 활동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업을 운영했던 양친의 영향으로 기업주와 근로자의 입장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고, 자신의 복합적 경험을 양분 삼아 현시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모든 계층을 망라해 개인의 삶을 영위함에 있어 반드시 요구되는 가치로, 일에 대한 몰입과 보람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 인간 관계, 자기 계발, 스트레스 관리와 같이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생활균형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개인과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워라밸 컨설팅’은 기업 문화에 맞는 일하는 방식과 직원 스스로가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정책 연구 참여, 일생활균형 CEO포럼, 워라밸 전문가 교육, 캠페인 전개, 포럼과 워크숍 개최 등 사회적 인식 향상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며 워라밸에 대한 인식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중 인식개선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한 ‘웃는 아빠 캠페인’과 ‘레스모아 캠페인’은 임희수 이사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사업이다.
“웃는 아빠 캠페인은 아이와 가까워지고자 하는 아빠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으로, 1박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하는 경험을 선사한 사업이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빠와 아이가 단둘이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을 어색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았어요. 캠페인에 참여한 아빠들이 본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며 많은 공감을 얻어낸 프로그램이었고, 그분들이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100인의 아빠단”의 멘토 역할도 해주고 계십니다. 일부는 아빠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가사와 육아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세요. 이러한 아빠들의 변화에 뿌듯한 마음도 들고, 개인적으로도 애정이 가는 활동입니다(웃음).
레스모아 캠페인은 일생활균형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하나를 줄이고 하나는 늘리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의 캠페인입니다. 기업체를 방문하고 거리에서 만난 분들로부터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워라밸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컨설팅을 해드리고 기업체에는 워라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희 재단의 굉장히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일생활균형재단이 위탁 운영을 맡은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의 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임희수 이사는 여성의 일자리 지원 활동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더불어 2020년 설립 10주년을 맞는 재단 운영에 있어서도 활발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란다. ‘모든 국민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자신의 기본 권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새삼 든든하다.
“10년간 사업을 진행해오며 축적한 DB를 활용해 다양한 업종, 다양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생활균형 모델을 만들어 보급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워라밸에 대한 논의를 여성가족국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독립조직을 만들어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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