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노성진 밀로베이커리 대표창원에서 오랜 세월 꾸준하게 창원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이커리가 있다. 바로 지역 제과제빵 문화 발전을 이끌어온 밀로베이커리가 바로 그 주인공. 서울에서 배운 제과제빵 기술을 지역에 보급한 노영택 대표(1대)에 이어 아들, 노성진 대표(2대)가 뒤를 잇고 있는 밀로베이커리는 투철한 장인정신이 빛나는 명가다. 최근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백년가게’에 선정돼 명가의 자부심을 인정받는 밀로베이커리, 새로운 제과제빵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성진 대표를 주간인물이 취재했다. _박미희 기자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번화가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밀로베이커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베이커리다.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의 진출에도 끄떡없이 이 자리에서 18년을 지키고 있다. 창원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려봤을 추억의 베이커리가 최근 경남중소벤처기업 주최 ‘백년가게’에 선정돼 그 가치를 다시 조명 받았다.


12월 끝자락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찾은 밀로베이커리에서 노성진 대표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한다. 제빵작업으로 한창 바쁜 베이킹룸에서 나온 그는 여전히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연구를 계속하는 사람. 지역 제빵인들이 기억하는 노영택 대표의 뒤를 이어 새로운 명가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창원에 오면 꼭 찾아가볼만한 베이커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우물 경영으로 이어져 내려온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창원의 제과제빵문화를 대변하는 명가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인 밀로베이커리는 문서상 기록으로는 업력 34년이지만, 실제로는 약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에서 앞선 제과제빵기술을 배웠던 아버지, 노영택 대표가 고향 창원으로 내려와 1974년 상남시장에서 빵집을 연 것이 그 시초. 이후 중앙동 오거리에 덴마크과자점을 시작으로 풍년제과, 파리포숑, 파리하우스 등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명맥을 이어오다, 2001년 창원 상남동에 밀로베이커리를 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 제과제빵계 원로로 존경받는 노영택 대표는 창원제과협회 창립멤버로 초대 지부장을 지냈고, 지역 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어머니, 박옥순 여사와 함께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선진 제과제빵기술을 보급했고, 우수한 제빵인들을 육성하는 등 지역 제과제빵 문화 발전에 기여해왔다. 현재 창원제과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노성진 이사는 “창원제과협회 창립멤버로 지역 제과제빵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며 “선진 제과제빵기술을 보급하고 우수한 제빵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힘썼던 아버지의 장인정신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업을 잇기 시작한 노성진 대표는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제과제빵기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제과기능장인 사촌, 박성섭 공장장과 더불어 신메뉴 개발과 철저한 제조 공정준수로 품질을 높이고 있다. 아내, 정혜승 씨와 매일같이 밝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 그는 아직도 밀로베이커리를 추억의 빵집으로 기억하는 단골손님들 때문에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고 말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셔서 손자들의 손을 잡고 찾는 단골손님들부터, 제가 크고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온 삼촌 같은 손님들, 그리고 어린 학생이었다가 어느덧 성장해 직장인이 돼서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질 때가 많아요. 신선한 재료로 매일 만드는 건강한 빵을 드리겠다는 손님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한우물 경영으로 지켜온 맛은 뛰어나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듬뿍 넣은 ‘감자치아버터’, ‘군고구마빵’과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대왕카스테라’다. 세월의 맛을 담은 추억의 빵, ‘단팥빵’, ‘사라다빵’, ‘소보루빵’도 인기를 얻고 있다.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새벽을 여는 그는 “빵은 날씨, 기온, 습도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매일 만들어도 결코 똑같은 빵을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제빵은 섬세한 작업”이라며 “계속되는 신메뉴 개발과 연구를 통해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끝으로 백년가게 선정과 앞으로 경영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백년가게로 선정돼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손님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로서의 100년 가게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0년, 주간인물 제229호- ‘40년 장인의 손길이 깃든 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된 청산 노영택 대표와 어머니, 박옥순 씨의 기사자료. 19년의 세월이 흘러 노영택 대표의 뒤를 잇고 있는 노성진 대표가 ‘백년가게’ 선정으로 주간인물을 다시 장식했다. 지역 제과제빵 문화를 선도한 부자(夫子)가 나란히 인물지에 기록을 남기는 일은 이례적인 일. 50여년 세월 앞에서도 당당한 명가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1085]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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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 주최 ‘백년가게 선정’, 2대에 내려오는 창원 제과제빵 명가(名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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