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아름다운 서체라는 의미를 가진 캘리그라피는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고 기록하기 위한 일반적 글과 달리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를 그림 그리듯 시각적으로 표현한 예술이다. 한글과 영어부터 시작해 수채 등 종류도 다양해 일상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최근에는 새로운 취미활동을 넘어 창업 분야로도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잠재적인 감정과 글귀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캘리그라피. 이에 주간인물이 울산캘리그라피를 운영하는 장한숙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정효빈 기자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빠르게 발전하지만, 아날로그적인 것이 주는 힘이라는 게 있잖아요? 앞으로도 감성이 물씬 묻어난, 많은 분께 힘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붓과 화선지가 기본이 되는 캘리그라피는 서예와 수묵화, 회화 등의 다양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분야다. 붓으로 글과 그림을 표현하는 만큼 전통적인 멋을 엿볼 수 있으며, 회화처럼 자유로운 필체를 구사할 수 있어 표현법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울산캘리그라피’를 운영하는 장한숙 대표가 ‘캘리그라피는 매력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 자신 있게 답하는 이유다.

“컴퓨터 폰트와는 달리 붓으로 쓴 글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깊이감이 다릅니다. 붓을 사용하면 서체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어서 표현법도 다양해지고요. 붓으로 글을 적기가 쉽진 않지만, 그만큼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정성도 남달라요. 이 때문인지 캘리그라피 작품을 직접 감상하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깊은 감동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장한숙 대표가 이끄는 울산 캘리그라피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캘리그라피 수업이 진행되는 곳으로, 수강과 더불어 전문 자격증 발급이 가능한 교육 공간이다. 캘리그라피가 대중적인 취미로 여겨지지 않았던 2011년, 장 대표에게는 크고 작은 난관이 많았다. 당시 울산 지역에서는 캘리그라피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었고, 그를 포함해 단 두 명의 수강생으로 수업을 이어갔던 문화센터의 강의마저도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폐강되고 말았단다. 가사와 육아를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었지만, 캘리그라피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7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하며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위해 나섰다는 장 대표.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에도 서체 연습을 하느라 뜬눈으로 지새운 날도 많았다고. 배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며 웃어 보이는 장한숙 대표. 그가 견뎌낸 풍파 때문일까, 안정감과 깊이가 느껴지는 그의 서체에서는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 나이에 뭘 그렇게 배우러 다니느냐’는 말이 제 마음을 때렸어요. 그래서인지 더 잘하고 싶었고, 반드시 해내고 말 거라는 열의가 피어올랐던 것 같아요. 울산에서 캘리그라피 하면 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게 하리라는 다짐으로 쉼 없이 달렸습니다. 제가 쏟은 노력과 열정을 스스로 말해도 부끄럽지 않도록 아호도 ‘열의’를 소리 나는 대로 쓴 ‘여리’라고 지었어요(웃음).”
캘리그라피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수강생을 대하는 장 대표의 열정도 대단하다. 어렵지만 심도 있게 캘리그라피를 배운 만큼 수강생들에게도 제대로 된 가르침을 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던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때문일까, 장 대표는 자신의 제자들이 강사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캘리그라피를 알리는 역할을 할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단다.



“제 실력을 인정해주시고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께 그 신뢰에 걸맞은 수업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그래서인지 공방을 운영하며 고민도 많고요. 많은 분이 제 서체를 좋아해 주시고 따라 써주시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론 수강생분들께서 자신만의 서체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수강 초반에는 서체 시안을 주고 따라 쓰도록 하고, 따라 쓰던 서체에서 점점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서체를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수강생분들이 조금이라도 흥미 있게 배우실 수 있도록 강의법에 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어요.”
장한숙 대표는 울산 캘리그라피(
https://blog.naver.com/jjang01s) 공방을 운영하며 캘리그라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적극 모색 중이다. 캘리그라피가 새겨진 뜻깊은 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짱기프트몰’을 운영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하기도. 다가오는 2020년에는 ‘한 번 보고 지나가는 전시가 아닌, 많은 분이 힘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어 보이는 장 대표. 열의 가득한 그의 발걸음을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오늘이란 너무 평범한 날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잇는 소중한 시간이다’라는 말이 저에게 굉장히 힘이 되더라고요. 많은 분이 저와 같이 캘리그라피 작품을 통해 좋은 기를 받아 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와 더불어 예술의 한 장르로써 캘리그라피의 격을 한 단계 높이는 데에도 적극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1084]


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아날로그의 힘이 주는 깊이 있는 감동, 캘리그라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