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관심, 사랑, 가르침. ‘가르침’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대부분은 설명, 지시를 떠올린다. 특히 영·유아기 아이가 있는 엄마들은 “내 아이가 잘못되면 어쩌지.. 뒤처지면 어쩌지..”하는 마음에 교육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클 것이다. 초조한 마음에 아이를 이끌고 선행 교육을 앞서 시키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앞서가는 교육.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떨까? 반면,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은 무척 고마운 일이다. 만일 ‘기다림’을 교육에 도입한다면? ‘기다려주는 교육’을 실천하는 교육기관. 키다리 숲 Kids center를 운영하는 채선희 원장을 만나보았다. _우호경 취재본부장


자연 원리에 따라 기다리고 믿어주면
아이들 내면의 재능은 언젠가 꽃을 피울 수 있다



채 원장의 고향은 충남 태안반도이며 조부모와 함께 대가족으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아버지와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언니의 영향이 컸다. 대학전공은 시각디자인이었지만 아이들에게 미술수업을 가르쳐주면서 아동심리에도 관심이 생겼고, 이후 ‘아동 심리상담사’ 공부와 대학부설어린이집 보육교사 근무를 통해 숲지도사 자격증을 공부하여 전문적인 숲지도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유아기에는 평소에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표현하기까지 최소한 3년이 걸린다. 또한, 4~7세 유아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위해 구조화된 답답한 교실이 아닌, 비구조화된 자연을 접하며 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키다리 숲만의 강점이다. 이러한 ‘유아 숲 교육’은 25년 전 덴마크에서 최초로 생긴 교육 방식으로 현재는 미국, 영국, 독일 등 다양한 선진국들 역시 이 교육을 활성화하며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 숲은 그 자체가 아이들에 대한 관찰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공간이라, 대근육 발달이 필요한 유아기에는 신체발달에 꼭 필요한 환경이라는 점도 숲 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절실한 이유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식물이 있는 곳은 미세먼지 농도가 확실히 더 빨리 낮아진다는 사실이 해당 진료과 의사들의 설명과 몇 가지 도표들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채원장은 “자연의 원리에 따라 기다리고 믿어주면 아이들 내면의 재능은 언젠가 꽃을 피울 수 있다, 부모와 교사들은 앞에서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역할이 아닌, 아이들 뒤편에서 공감하고 위로해주며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구성한 체계적 프로그램과
식단만을 고집하다



키다리 숲의 아이들은 자발적인 문제해결능력과 대처상황능력을 길러나가기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들을 제공받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각각 요일별로 짜인 일과와 식단이다.  매일 오전 숲 활동으로 숲 놀이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한글놀이, 영어수업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 프로그램의 경우, 각 요일마다 영어·블록·오감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이 이루어지며, 단호박다시마현미밥, 감자다시마현미밥, 연근다시마현미밥 등 다양한 식자재가 들어간 밥과 반찬들이 역시 편식예방과 동시에 체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키다리 숲은 화·수·목·금요일에는 긴나들이로 숲놀이가 진행된다. 또 일년에 두세번씩 1박2일 캠프도 떠나는데 캠프의 목적은 숲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호흡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정서적 안정과 자립심을 키워나가는 것, 그리고 교사 역시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이해하면서 서로 친밀감과 애정을 갖게 하는 것이다. 즉,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하며 양보와 협동심이 길러진다. 이렇게 부모와 교사 간의 신뢰가 형성되고 부모는 자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부가적인 강점이다. 채 원장은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아이들을 가르치고, 여기서 기다림은 추가가 아닌 필수사항이다. 아이들 스스로가 ‘원에 가는 것이 즐겁고 신난다!’라고 표현할 때야말로 진정한 교육, 건강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키다리교사는  언제나 아이의 뒤편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호기심으로
앞만 보고 전진을 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 두려워서 일까요?
뒤를 돌아보며 확인을 합니다
그럴 때, 늘 곁에서 빙그레 웃어주며
용기를 보내는 그런 교사가 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채 원장은 “아이들이 숲에서 즐겁게 놀면서 오감을 느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자연스럽게 자라나길 희망한다. 또한, 단시간 안에 아이들이 변화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있어서 안타깝다. 아이들에게 창의적으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 행복한 다음세대가 되는 것에 동참하고 싶다”라며, 숲과 기다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래서 오늘도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격리 불안을 느끼는 유아가 ‘스스로’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교육을 진행하는 채 원장의 섬세함을 누구보다 응원한다. 


[ 프로필과 경력 ]
•現) 키다리 숲 Kids center 원장
•前) 호서대학교 부설 어린이집 교사
• 담쟁이 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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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학사 - 수원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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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및 해당업무]
•아동심리상담사 2급
•유아숲지도사 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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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취재본부장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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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이루어지는 공간, 숲 자체가 교육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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