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부터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복숭아.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는 복숭아는 그 자체로도, 디저트의 재료로도, 음료로도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복숭아는 그 종류 또한 다양한데. 단단한 백도 ‘금적’부터 부드러운 백도인 ‘대적월’, 부드러운 황도인 ‘엘바트’와 단단한 황도 ‘스미골드’, 황도 ‘양홍장’까지 차례대로 수확되며 여러 가지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이에 주간인물이 질 좋은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는 ‘샙띠복숭아농장’을 찾아 경북 김천시로 향했다. _정효빈 기자

초생재배 농법을 통해 최고의 품질과 당도를 자랑하는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는 샙띠복숭아농장.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 묘목이 우거진 샙띠농장의 대형하우스 시설은 1년 365일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흘러나오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청정한 농장 내부에서는 음악과 함께 수십 마리의 토종닭이 뛰놀며 잡초와 해충을 제거하고, 과실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는 해로운 제초제 대신 승용제초기를 이용하고 있다. 샙띠복숭아농장의 신효숙, 이상훈 부부는 “자연이 주는 고마운 혜택에 인간의 지혜를 보태 자연 친화적 재배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복숭아를 수확해내고 있다.
샙띠복숭아농장의 신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농촌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단다. 청년 시절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시골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현재 공인중개사로도 활동하며 자신과 남편인 이상훈 대표를 ‘초보 농사꾼’이라 소개한 그에게 복숭아 재배는 그의 삶 속에서 큰 즐거움이자 쉼터다. “맑은 공기와 푸른 녹음 속에서 맛 좋은 제철과일을 풍요롭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농촌에서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복숭아가 조금씩 자라나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고,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다 보니 새벽같이 일어나도 피곤하지가 않아요. 농민분들께서 힘들어도 농사를 짓는 이유를 알 것 같더라고요. 자식들 힘 덜어주시려고 저희 부부보다 더 열심히 영농을 거들어주시는 시어머님과 함께 행복하게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어요.”

 

 


샙띠복숭아농장의 주력 품목은 ‘스미골드’ 복숭아. 신효숙, 이상훈 대표 역시 스미골드라는 복숭아를 맛본 뒤 그 맛에 매료되어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성인 남성의 주먹보다 큰 크기에 단단한 과육을 자랑하는 스미골드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과육이 아삭해 한 번 맛본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할 정도로 훌륭한 맛을 낸다. 타 품종보다 재배가 까다로운 품종이지만, 많이 재배하겠다는 욕심 대신 적은 양이라도 뛰어난 품질의 스미골드를 재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이런 이유로 수확되는 복숭아를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대신 온라인 홈페이지와 전화 주문을 통해서만 판매를 진행했단다. "제 손에서 빚어지는 복숭아를 다른 누군가가 먹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정성으로 재배하고 있어요. 우리 복숭아를 먹는 분들은 행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샙띠복숭아는 샙띠복숭아농장 온라인 홈페이지와 전화 구매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는 네이버스토어 입점을 앞두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이웃들에게도 뜻깊은 나눔을 전하고 있는 신 대표. 뛰어난 품질의 복숭아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 또한 먹거리에 대한 그의 특별한 철학 때문이다. “절친한 친구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음이 참 따뜻한 친구라, 저희 복숭아를 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가정에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그중 한 아이의 부모님이 저에게 전화가 와서 복숭아가 너무 맛있다며 가격을 여쭤보셨는데, 알았다고 하시곤 구매는 하지 않으셨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가격 때문에 주문을 못하셨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마다 느끼는 돈의 가치라는 게 다르잖아요. 친구를 통해 그분의 사정을 듣게 되었는데, 아이 넷을 키우는 젊은 새댁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해부터 매년 그 집에 복숭아를 보내드려요. 젊은 새댁이 아이 네 명을 열심히 키우는 모습이 예뻐 보여서요. 저희도 땀 흘려서 복숭아 재배를 하고 있지만, 복숭아가 다른 과일에 비해 저렴한 편은 아니니, 그 가격이 크게 느껴질 수 있죠. 그래서 복숭아 판매 가격에 욕심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좋은 건 함께 나눌수록 더 맛있는 법이고요(웃음).”
오랜 기간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미래에 관해서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신 대표는 청년들이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농촌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전했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농촌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좁은 도시에 너무 많은 사람이 각박하게 부대껴 살고 있잖아요. 사실 시골도 가능성이 참 커요. 사람들이 농촌지역은 고되다고만 생각하시는데, 1년 중 반은 영농에 매진하고 나머지 반은 취미생활도 즐기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혜택도 있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영농을 위한 정책을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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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숙 이상훈 샙띠복숭아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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