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부산 남포동은 트리축제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친구 혹은 연인과 분위기를 내기 위해 특별히 스테이크를 먹고 싶지만 레스토랑은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이거나 억! 소리 나게 비싼 곳뿐이다. 걱정하지 마시길. 셰프의 따뜻한 미소와 정성이 담긴 스테이크 요리를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토레스’가 있다. _배진희 ­­기자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소고기 팬스테이크 전문점 토레스에서 정민정 오너셰프를 만났다. 인상 좋은 미소와 함께 내공이 느껴지는 그는 외식 경력만 30년인 베테랑 요리사다.
“젊었을 때부터 외식 쪽 일을 했어요.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힘든 요소가 많지만 한 번도 업을 바꿔 볼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웃음).” 정 대표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서 손님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교류하는데 한계를 느껴 셰프뿐만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상품개발 운영 팀장을 맡기도 하고,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며 외식업의 전반적인 경험을 두루 쌓았다. 과거, 피자를 주 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일 할 때는 일본이나 이탈리아에 직접 가 맛보며 메뉴개발을 하기도 했다. 이런 풍부한 경험을 기반으로 비슷한 맛을 가진 프랜차이즈 기업과는 차별화된, 정 대표만의 가게 ‘토레스’를 3년 전 오픈했다.


직접 만든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 지향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도 높은 한 끼 식사



오픈키친으로 된 토레스, 그곳에 가면 주방에서 요리하고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하는 정 대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토레스의 모든 음식을 직접 핸들링 하는 정 대표는 신선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 예로, 작년 말에는 전라도 신안에 있는 염전에 직접 가 요리에 쓰일 소금을 가져와 테스팅 하여 현재 사용하고 있다. 또한 리코타 치즈, 피자 도우 역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스테이크를 위한 고기 숙성과정 등으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하루 약 14시간씩 일하는 워커홀릭이 되었다. 직접 만든 스테이크 소스의 경우 매력을 느낀 고객들의 테이크아웃 판매요청이 쇄도하지만 소스에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 특성상 변질의 우려가 있어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추천메뉴를 알려달라는 취재진의 말에 정 대표는 “토레스는 스테이크가 주메뉴에요. 그렇다 보니 다른 메뉴인 피자나 파스타의 경우 스테이크와 함께 드셨을 때 스테이크의 맛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롭게 맛이 어우러지도록 요리하려고 노력해요”라며 메뉴의 조화를 중시하는 대답을 했다.
토레스는 팬스테이크 전문점인 만큼 무겁고 두꺼운 주물 팬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요리부터 서빙까지 까다롭고 불편한 주물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요리할 때 정말 힘들어요(웃음). 그렇지만 그냥 플레이트에 스테이크가 담겨 나오는 것보다 온도가 오래 유지되고 마이야르 반응으로 스테이크 맛을 더욱 깊게 만든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죠.” 마이야르 반응은 스테이크를 불에 구웠을 때 고기 표면에 수분이 제거되며 나타나는 반응으로 이로 인해 고기의 색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향기가 생겨난다. 이는 온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섭씨 130~200도(℃) 사이에서 격렬하게 반응이 일어나고 수많은 향기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 반응을 일어나게 하려면 고기를 섭씨 130~20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야 한다는 뜻으로 정 대표가 주물 팬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건강한 식재료와 셰프의 솜씨에서 나오는 맛도 맛이지만, 토레스의 큰 장점 중 다른 하나로 합리적인 가격을 들 수 있다. 가게를 열고 한 번도 가격 변동을 하지 않았다는 정 대표, “다른 곳에서 20%의 수익을 생각할 때 저희는 10%만 생각합니다. 너무 상업적인 음식으로 가지 않으려고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음식점이 아니라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 되고 싶어요.”


음식에 대한 마인드와 집중, 완성도가 중요


정 대표는 베테랑 요리사이지만 아직도 요리를 하면서 배우고, 그 과정이 즐겁다고 말한다. 기회가 된다면 젊은 셰프들과 공유하고, 본인이 가진 노하우도 알려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정 대표. 가맹점 운영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 요리를 하며 고객을 대할 의지가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라고 밝혔다.
 “어느 정도의 집중과 완성도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지, 고객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민정 대표는 앞으로 60, 70대 나이가 들어서도 손님들에게 전문적인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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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배진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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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 지글~’ 셰프의 따뜻한 정성을 머금은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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