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경북의 특색을 살린 수제맥주와 와인 등 주류산업이 지역 6차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어 화제다. 그중 청도군의 ‘청도읍성수제맥주’는 청도의 주산물인 복숭아와 반시를 이용한 수제맥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도 화양읍에 위치한 청도읍성수제맥주 본점에서 판매를 시작해 최근 청도 1호점을 연이어 오픈하며 많은 이들에게 특색있는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주간인물이 청도읍성협동조합을 이끄는 김애현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_정효빈 기자


청도읍성 문화재 해설사들이 모여 지역을 살리고자 2014년 결성된 청도읍성협동조합. 사무장으로 활동하던 김애현 대표가 조합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히 ‘친구따라 강남 온’ 것이었단다. 조합 활동을 이어가며 고향 청도의 깊숙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는 김 대표. 어려운 조합운영을 겪으며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애현 대표가 조합을 재정비하며 지역과 조합에 애정이 깊은 회원들이 다시금 모여 의기투합한 것이 현재의 청도읍성협동조합. 열정으로 다시 모인 이들이기에, 플리마켓, 지역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표상품 중 하나가 ‘청도읍성수제맥주’다.



지역 농특산물인 복숭아와 청도 반시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수제맥주는 대경대학교와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판매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청도읍성 관광단지와 연계한 6차산업 현장으로 새로운 농가소득원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류 판매를 위해서는 음식점 허가를 받아야 운영이 가능한 상황. 요식업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던 김 대표에게는 하나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복숭아와 반시 향이 매력적인 수제맥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사람이 하는 일에 불가능이라는 것은 없다’란 일념으로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슈바인학센(돼지의 발을 이용한 독일요리)과 맥주 이야기를 듣게 된 김 대표. 도수가 높은 수제맥주에는 무거운 안주가 적격이라 생각하던 그의 머리에 ‘사이드 메뉴는 족발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단다. 김애현 대표의 오랜 지인이자, 20년 가까이 수제족발 가게를 운영하던 이한호 대표가 청도읍성 협동조합에 합류하며 청도읍성수제맥주펍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화양읍 본점은 청도군 안에서도 외지인 탓에 손님으로 붐비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라거 맥주에 입맛이 길들여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제맥주만을 보고 가게를 찾을 리 없고요. 청도읍성수제맥주펍이 현재처럼 잘 운영되고 있는 건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수제족발 덕도 크다고 생각해요(웃음).”

최근 2019 대구치맥페스티벌에도 참가해 전국의 방문객들에게 수제맥주를 선보이기도 한 김 대표. 과일향이 나는 향긋한 수제맥주에 대한 호응도 뜨거웠다. “외부에서 수제맥주를 선보이려면 힘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맥주 냉장고 하나만 해도 100kg이 넘고요. 하지만 축제에 참여하며 조합운영에 대해 처음 제가 가졌던 생각에 확신이 생겨 마음이 편안해진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의심이 생길 때 사람이 지치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인지 이번 축제기간이 저에게는 힐링이었어요.”


청도에서 태어나 청도를 떠나본 적이 없다는 김애현 대표는 청도읍성협동조합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조합 운영에 어려움도 많아 조합을 이끄는 그를 주변에서 만류하기도 했다고. 주류와 음식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펍 운영에 있어 재료는 되도록 저렴한 것으로, 정성은 조금 덜 쏟아 ‘쉬운 방식’으로 타협을 했더라면 김 대표가 고생은 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협하는 순간 손님들이 진정으로 보내주는 따스한 눈길도 없을 것”이라 말하는 김 대표에게서 조합에 대한 자존심과 애정이 느껴졌다.
“저희 펍에 방문해 함께 맛있는 맥주도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분들이, 제가 이곳을 운영하지 않았다면 모른 채 지나치는 사이였을 겁니다. 펍을 시작한지 이제 1년이라 아직은 대표인 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제맥주펍에 방문해주시는 분들을 우리 집에 온 손님이라고 생각해서 몸은 피로해도 즐겁고 활력이 생겨요.”



현재 아들과 함께 청도읍성수제맥주 알리기에 한창인 김애현 대표. 그의 아들은 수제맥주 화양읍 본점을, 김 대표는 청도 1호점을 운영하며 김 대표의 노하우에 아들인 신동욱씨의 젊은 감각을 더해 발전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칭다오’하면 바로 맥주부터 떠올리는 것처럼, 많은 분이 청도군에 오면 청도읍성수제맥주를 마셔봐야 한다는 인식이 생길 때까지 꾸준히, 천천히 달려갈 생각입니다. 작년 8월에 수제맥주 판매를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앞으로 청도군에서도 수제맥주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양조장 설치에도 도움이 되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청도는 질 좋은 미나리로도 유명하거든요. 미나리를 활용한 맥주 출시를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산물, 농가 생산품을 소비해주는 것이 조합 설립의 취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민속주나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나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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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현 청도읍성협동조합 대표 - 달콤한 복숭아향 가득한 ‘청도읍성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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