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지난 4월 20일, 경북 구미시 장천면 오로리에 위치한 오로정승마을 체험센터에서 개최된 ‘제1회 딸기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시골정취가 물씬 풍기는 다양한 행사와 먹거리를 통해 따뜻한 민심을 알린 이번 행사에 대해 오로정승마을 영농조합법인 이종포 대표는 “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에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부족한 점은 더하고 과한 점은 덜어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주간인물에서 경북형 농촌마을기업의 선두주자이자 아름답고 살기 좋은 오로정승마을의 남다른 행보를 담아보았다. _김미동 기자


건설부 장관과 국방부 차관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해 ‘정승’이라고 이름 붙여진 오로정승마을은 저수지와 산으로 둘러싸여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구미의 대표 오지마을이다. 마을 주민의 80%가 65세 이상으로 노령화와 버려진 농지로 활기를 잃고 애를 먹던 이 작은 오지마을이 새로운 날개를 펼치고 ‘오로정승마을 영농조합법인’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온실 하늘에 주렁주렁 매달린 정승마을 대표 특산품 딸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뿐 아니라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된 ‘제1회 딸기축제’로 전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오로정승마을 영농조합법인은 이종포 대표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마을에 활기를 되찾아 고향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었다”는 이 대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지요. 고향땅에 대한 부푼 마음을 안고 왔는데 웬걸, 폐허처럼 변한 마을이 저를 기다리더군요. 제가 어릴 적 느낀 ‘공동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때부터 ‘어떡하면 이곳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만 고민했죠.”



이러한 생각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이 대표. 그는 농민사관학교 전통식품학과를 수료한 뒤 영농조합법인 설립에 대한 취지와 목표를 알리며 주민들을 꾸준히 설득했다. 물론 염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마을과 주민들에 대한 애정으로 50가구 중 40가구의 60명을 설득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북형 마을 영농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 공동 딸기 작업장을 만들어 딸기농사를 시작했다고. 모든 작업을 서서 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고 나이가 많은 마을 주민들이 쉽게 일할 수 있는 ‘수경고설재배방식’을 적용했다.
“첫해 2,000㎡로 시작해 지금은 약 3배 이상 늘었어요. 앞으로 면적을 더욱 넓혀갈 예정입니다. 처음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분들도 ‘정승딸기가 맛있다’며 찾는 이들이 늘면서 오히려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지금은 마을에 대한 자부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더 뿌듯합니다.”



마을 주민 86명 중 60명이 조합원으로 활동 중인 법인은 딸기 생산, 재배뿐 아니라 판매와 가공,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체험객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하늘에서 내려오는 딸기농장과 족욕, 피자 만들기 체험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으로 크게 주목받는 정승마을은 입소문을 타고 마을을 찾는 체험객이 지난해에만 3천명을 달성했으며, 꾸준히 체험을 위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휴경지에 콩을 키워 생산한 메주로 만든 된장, 간장 등을 판매함으로써 놀리던 농지의 임대수입과 일자리 창출의 효과까지 보고 있다고. 이종포 대표는 “생산, 가공, 판매를 통한 조합의 총 매출은 설립 첫해 1억을 넘겨 지난해에는 3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5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빛나는 실적을 전했다.
또한 오로정승마을 영농조합법인은 메주공장과 딸기농장에 인원을 투입하여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당은 1시간당 1만원으로,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70세 이상 이상은 하루 4시간, 이외에는 8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키높이에 맞춘 재배방식을 통해 몸이 상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치유하며 농사를 짓는 ‘치유의 농법’이라 불린다.

“70세가 넘는 노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면서 즐거운 노동으로 돈을 버는 마을이 또 어디 있겠어요.(웃음) 힘든 시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마을을 지켜온 이들이기에, 함께 행복을 도모하고 이곳을 지키고 싶어요. 삶의 질을 높이고 일하는 행복을, 자부심을 줄 수 있어 무척 뿌듯합니다.”




고향과 주민들에 대한 애정으로 한 길만 걸어온 이종포 대표는 “오로정승마을을 전국 최고의 마을로 만들고 싶다”며 “주민들을 믿기에 분명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활짝 웃었다. “우리 마을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는 바로 우리 마을 주민이에요. 다른 때보다 월급을 줄 때, 주민들이 힘을 모아 난타공연 대상을 수상했을 때, 함께 힘써 걸어가는 순간마다 보람되고 제가 잘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종포 대표는 “우리 마을의 요양원을 지어 고향땅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고향땅을 떠나며 슬퍼하던 눈망울을 아마 제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21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면서, 앞으로도 내 고향 주민들의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마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향긋한 딸기향과 함께 웃음소리가 넘실대는 오로정승마을의 이유 있는 소신에 주목하며, 활짝 펼쳐질 미래를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1070]

주간인물(weeklypeople)-김미동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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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 잘 사는 마을! 활기찬 에너지와 웃음이 넘치는 ‘오로정승마을’의 새로운 도약 - 이종포 오로정승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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