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자연이 주는 재앙은 사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미세먼지는 면역력 저하와 호흡기, 심혈관, 안구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각종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청정, 자연, 친환경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는 요즘, 성인뿐 아니라 피부가 예민한 아이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천연공방 ‘퓨어비앙꼬’는 안전한 원료를 사용한 수제 천연제품으로 피부질환을 겪는 많은 이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있다. _정효빈 기자


퓨어비앙꼬는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캔들, 비누 플라워리스트, 실크스크린, 퍼퓸디자이너 등 다양한 수업이 진행되며 전 과정 원데이 클래스와 취미반, 자격증 전문가과정도 함께 운영 중인 천연공방이다. 이름 그대로 순수하고(pure) 하얗다는(bianco) 의미를 담아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은 안전한 천연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퓨어비앙꼬를 이끄는 은주경 대표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딸아이를 위해 천연제품에 관한 독학을 시작했고 직접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약품은 내성이 생겨 한 통 이상 쓰기 힘든 수준이었고, 타 천연제품을 사용해보아도 제품의 전 성분을 정확히 알지 못해 역효과를 본 것들도 많았다고. 딸아이에게 맞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그녀는 이후 자신과 같은 고충을 겪는 이들을 도우리라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피부가 가려우니 아이가 잠이 들어도 금방 깨고, 꼭두새벽에 샤워를 시키는 날도 비일비재했어요. 시중에 판매하는 천연제품은 만드는 사람의 노하우가 담기기 때문에 전 성분을 제대로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는 것은 어떤 성분인지 공부하고 여러 제품을 수소문하던 중 문득, ‘내가 직접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를 찾는 수강생 역시 상당수가 예민한 아이의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를 둔 수강생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은주경 대표. 그렇기에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무엇보다 정직하게 만들자는 것이 그녀의 철칙이다.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지 수강생분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공부하고 싶어요. 더불어 퓨어비앙꼬의 천연제품은 걱정 없이 믿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어느 날 거울 앞에 섰더니, 꾸미기 좋아하던 제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한 모습만 남아있더라고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점점 제 이름이 없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딸들도 언젠가 커서 결혼을 하고,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면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힘들어지겠죠. 하지만 자신이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을 놓지 않았으면 해요.”

결혼과 출산을 겪은 많은 여성이 그렇듯, 은주경 대표 역시 가정에 헌신하는 나날을 보냈다. 직장생활을 이어가려 했지만, 점점 자라나는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이후 전업주부로 돌아섰지만, 점점 자신의 존재감은 희미해져 갔다는 그녀. “결혼한 여성들이 자신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길 바라요. 저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여전히 힘들고 지치지만, 내 일을 하며 자존감이 충족된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아이들도 처음에는 한껏 꾸미고 밖을 나서는 엄마의 모습을 낯설어하더라고요.(웃음) 요즘은 딸아이가 ‘존경하는 사람은 우리 엄마예요!’라고 말해요. 아이들의 눈에 비친 제 모습이 가정에만 혹은 사업에만 매달리는 엄마가 아니라 일과 가정 모두 충실한 엄마였으면 해요.”


최근 조향에도 관심을 가진 은주경 대표는 자신이 만든 작은 향기 속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진정한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그녀는 지친 현대인들이 자신처럼 천연제품을 통해 자신을 쉬게 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요즘 마음이 지친 분들이 많잖아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많이들 힘들어하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행복하게 할 무언가를 꼭 찾았으면 해요. 일이 아니어도 좋아요. 자신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취미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할 때의 심정을 알기에, 자신과 같은 고충을 겪은 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해결법을 찾아가고 싶다는 은 대표. 그녀는 앞으로 공방에서 진행되는 수업과 더불어 천연제품의 성분과 제작 방법에 대한 강의도 진행하고 싶다며 웃어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천연제품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는 은주경 대표. 빛나는 그녀의 열정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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