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대한민국 주짓수의 시작을 함께하며 나날이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온 결과, 음지의 운동이던 주짓수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고 TV매체에서 흔하게 소개되는 날이 왔다. 심지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어 국가대표팀까지 만들어졌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한 사람, 제로포인트주짓수의 성희용 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_박찬제 기자
성희용 관장은 여러 가지 많은 직책들을 맡고 있다. 부산 양정의 제로포인트주짓수 체육관 관장, 대한주짓수회 총무이사이며 동시에 대외협력위원장이다. 그리고 주짓수 네트워크 ‘동천백산(東天白山:동천은 우리나라를 의미하고 백산은 백두산을 의미한다)’의 수장이자 주짓수 국가대표팀의 단장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는데 모두가 주짓수와 관련된 것들이다.


1세대 주짓떼로(:주짓수를 하는 남자) 성희용,
"나는 1.5세대 주짓떼로다"



성희용 관장은 대한민국 주짓수 1세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성 관장은 자신이 1세대가 아닌 1.5세대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저를 대한민국 주짓수 1세대라고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저는 1세대 주짓떼로가 아닙니다. 저보다 3년이나 먼저 시작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이 정확한 1세대지요. 저는 그 분들보다 시작이 다소 늦기에 1세대라 부르는 것은 옳지 못한 표현입니다. 다만 그분들의 제자도 아니기에 2세대도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1.5세대 주짓떼로입니다(웃음)” 그가 1세대로 불리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다른 이들이 주짓수를 그만두고 다른 생업에 종사하는 동안 그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주짓수를 하며 이곳저곳에 이름을 알려왔다. 성 관장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제 이름만 기억되고 있어서 자신이 1세대라 불리는 것 같다”며 넌지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다. 출발은 1.5세대지만 1세대의 그 누구보다 주짓수 전파에 힘썼고 모두가 포기할 때, 끝까지 살아남은 그가 진정한 1세대 주짓떼로가 아닐까.
우연한 계기로 브라질에 가서 운동할 기회가 생겼을 때 성 관장은 같이 운동을 하던 ‘한국 최초의 주짓수 블랙벨트’ 박준영 관장(현 또지 코리아 네트워크 수장)을 먼저 브라질에 보내고 따라나섰다. 브라질에서 두 사람은 다른 곳에서 운동했다. 이 때 배운 것을 한국에 돌아와 서로에게 가르치며 익힌 것을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타지에서 힘들게 배운 것을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가르치는 것이 미련하게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성 관장은 “열정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준영 관장도, 저도 배운 것을 다시 가르치는 것에 인색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돈을 좇았다면 지금까지 이 운동을 해오지 못했을 거에요.”
성희용 관장과 박준영 관장은 동천백산의 또 다른 수장인 채인묵 관장에게 퍼플 벨트와 브라운 벨트 승급을 해주기도 했다. “당시 저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모은 돈으로 채인묵 관장에게 체육관을 열어주었지요. 그 곳에서도 총사범직을 맡아 무상으로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이후 시간이 흐른 뒤에 대한주짓수회를 발족하고 대한체육회 가맹 등록을 위해 힘을 보태왔습니다.”

대한체육회 준가맹 등록,
아시안게임 첫 출전과 금・동메달 획득
대한민국 주짓수의 틀을 세우다



대한주짓수회가 발족했으나 대한체육회 가맹을 향한 길은 상당히 험난했다. 까다로운 자격 요건이 산재해 있었으며 그 기준을 맞추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성희용 관장은 “우리들만의 힘으로 가능한 게 아니어서 이곳저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철상 회장을 비롯한 대한주짓수회의 많은 회원들이 한 마음으로 가맹 등록을 위해 애쓴 결과 주짓수는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등록할 수 있었다.
곧바로 성 관장은 주짓수 국가대표팀의 단장직을 맡으며 2018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는데 여성부의 성기라 선수는 금메달을, 남성부의 황명세 선수는 동메달을 따내며 출전선수 모두가 메달을 따내는 뜻 깊은 업적을 이뤄냈다.



2019년 성희용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주짓수와 가야할 길



제로포인트주짓수에서는 수업이 끝나기 전에 잠시간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오늘 하루 운동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함이다. ‘내가 오늘 스파링을 하며 남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는가?’ 혹은 ‘나는 오늘 운동 파트너를 배려하지 않고 너무 거칠게 몰아붙이지는 않았는가?’ 등을 돌아보는 것.
주짓수는 호신성과 실전성이 아주 뛰어난 무술이다. 이 말인 즉 실제 싸움에서 호신을 위해 사용한 주짓수가 호신을 넘어 상대를 크게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통 싸움에서는 크게 흥분을 해서 힘 조절을 못하기 때문, 성 관장은 “그래서 주짓수에 임할때에는 명상하는 습관을 들여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양하고 항상 차분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배려없는 주짓수는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주짓수는 실전성으로 이름 높아 현재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짓수가 계속 살아남으려면 무도(武道)로써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등 우리나라에서 나름의 역사를 가진 무술들은 모두 무도 정신을 강조합니다. 주짓수 역시 그래야 합니다. 스포츠로써의 주짓수도 좋지만 이제는 무도로써의 주짓수로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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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짓수의 巨木 “이제는 무도로써 한 단계 도약해야 합니다” - 성희용 제로포인트주짓수 관장 / 대한민국 주짓수 국가대표팀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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