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 수많은 꽃 중 ‘고귀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목련은 모두가 웅크린 겨울날, 가장 먼저 꽃을 틔워 봄이 오는 소식을 알린다.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홀로 힘겹게 순백색의 꽃을 피워내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목련.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의 한가운데, 이러한 목련꽃처럼 많은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는 장소가 있다. 향기로운 꽃을 통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곳, 까사 플라워마켓의 김미라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정효빈기자


지친 삶을 일으킨 꽃
꽃을 다루며 삶의 의미 되찾아



어린 시절 김미라 대표는 꽃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어머니 곁에서 성장했다. 그녀 역시 꽃을 가까이하며 청년 시절을 보냈지만, 결혼 이후 육아와 살림에 매진하며 자연스레 꽃을 다루는 일도 줄어들었다. 자기 자신은 잊은 채 가족만을 위해 헌신하던 그녀가 다시금 꽃을 가까이하게 된 계기는 또다시 어머니였다. 암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어머니가 ‘예쁘게 꽃을 피워보라’며 동양란 하나를 남기고 그녀의 곁을 떠난 것. 이후 우울증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김 대표는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 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기엔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꽃이 주는 위안이 계속해서 꽃을 찾게 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온전히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 대표. 그 길로 그녀는 까사스쿨 제인파커 코스와 안단테블룸스쿨 벤자민 코스를 수료하며 플로리스트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꽃을 다루며 진정으로 행복해하는 그녀를 본 남편이 선물 같은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 현재의 까사 플라워마켓. 꽃을 다루며 김 대표의 삶에도 다시금 생기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꾸준함이 만든 신뢰
대구에서도 다양한 수입 생화 선보이고파



꽃이 주는 매력에 깊게 빠져든 김미라 대표는 전 세계의 수많은 꽃을 접하며 대구 지역민들에게도 다양한 꽃을 보여주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잎이 시들기 전 싱싱한 생화를 내륙지방까지 들여오는 과정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따랐다. “운영 초반에는 새벽마다 차를 몰고 서울의 수입꽃 도매시장을 직접 찾아가 꽃을 내려왔어요. 꽃이 시들지 않게 빠르게 대구로 내려와 그 꽃들을 컨디셔닝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말 그대로 녹초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도중에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서울의 꽃시장 상인들이 지방상인들과의 직거래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수익을 문제로 돌연 거래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팔리지 않고 시들어가는 꽃들을 보며 처음에는 초조한 마음을 가졌지만, ‘지금은 신뢰를 쌓는 기간’이라는 남편의 말에 큰 힘을 얻었다. 금전적 손실을 떠안으면서도 매주 먼 거리를 오가는 그녀를 보며 서울 상인들의 마음도 점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해를 보면서도 꾸준히 꽃을 사러 서울까지 올라가던 어느 날 상인분들이 그러시더라고요. 고생 그만하시라고. 본인들이 꽃을 직접 내려 보내주시겠다고요.” 이런 김 대표의 노력으로 까사 플라워마켓에서는 대구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수입 생화를 최상의 상태로 만나볼 수 있다.


꽃과 함께하는 생활이 자연스러워지길




김미라 대표가 진행 중인 클래스는 수강생 본인만의 스타일에 스토리를 입혀 자신만의 취향이 녹아든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가지 꽃을 접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도록 수강생들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 꽃을 구매할 때에도 꽃의 종류와 포장 재료 하나까지 고객이 직접 선택하게 해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상품을 받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기엔 사람들이 꽃을 직접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져 많은 이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꽃이 스며들길 바라는 김 대표의 바람이 녹아있다.

마트에 진열된 다양한 상품처럼 꽃 한 송이도 편하게 구매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까사 플라워 ‘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는 김미라 대표. 그녀는 끝으로 꽃이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꽃의 대중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꽃을 보며 화를 내는 사람은 없잖아요? 특별한 날에만 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늘 꽃과 함께하며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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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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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워낸 인생 제2막! 위로의 꽃, 행복한 삶으로 피어나다 - 김미라 까사 플라워마켓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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