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사천 영봉다원 서수덕 대표가 31년간 유기농 녹차 산업에 종사하며 산업 육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농식품 품질관리 분야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청정한 봉명산 깊은 산골에서 친환경, 유기농으로 재배한 명품 녹차를 생산하는 사람, 서수덕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31년간 단 한번도,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를 치지 않고 차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우리 녹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자신의 영농철학을 말하는 서수덕 대표.
그는 찻잎만 만져도 양질의 차가 생산될지 가늠할 수 있는 베테랑이다. 청정한 봉명산 산자락에 위치한 영봉다원에서 친환경, 유기농 녹차를 생산하고 있다. 차의 대가, 초의 스님의 제다법을 잇는 원표 스님의 차로 다도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름이 높다.
명차의 시작은 부지런한 농부의 정성에서부터 시작된다. “30여 년 동안 키워온 차나무는 자식 같아요. 애지중지 차나무를 키워오면서 단 한 번도 제초제, 농약, 화학비료를 써본 적이 없어요. 녹차는 찻잎을 그대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람 몸에 이로워야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찻잎을 따는 순간, 순간도 정성이다. “보통은 곡우를 전후로 하여 딴 찻잎으로 만든 우전을 높게 치지만, 찻잎을 따는 시기도 지역마다 달라집니다. 사천 지역은 정해진 절기보다는 1창2기의 찻잎이 나왔을 때가 찻잎 따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장 찻잎을 따기 적절한 시기를 골라 찻잎을 땁니다.”

찻잎을 덖는 방식도 일반적인 차 제조 방식과 차이가 크다. “보통은 가마솥에 덖어내죠. 덖어내는 차는 열기가 닿아 고소한 맛이 납니다. 하지만 저희는 스님의 방식대로 가마솥 뚜껑을 닫고, 찻잎이 지닌 자체 수분으로 익히는 증차 방식을 쓰고 있어요. 증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찻잎이 갖고 있는 본연의 향과 맛을 잘 살려낼 수 있죠. 좋은 차 맛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많은 정성이 필요하고, 또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고도의 차 제조법입니다.”


그윽한 향과 깊은 맛, 부드러운 목 넘김이 인상적인 영봉다원의 자하청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봉다원의 발효차, ‘자하청다’는 어떤 맛일까. 영롱한 다홍빛이 감도는 색은 스무 번을 우려내도 변함이 없다. 입술을 적시는 첫 모금부터 마지막 목 넘김까지 부드럽다. 은은히 퍼지는 향긋한 향과 깊은 맛이 감미롭다. 첫 새벽 이슬을 머금은 찻잎을 입술에 문 듯 한 상쾌함과 발효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속 편안한 따뜻한 기운이 넘친다. “비유한다면 녹차는 우유로, 발효차는 요구르트로 비교할 수 있죠.  발효가 잘 된 발효차라 하루 수십 잔을 마셔도 속 쓰림이 없어요. 부드럽게 소화되는 발효차, 건강을 한잔에 담았습니다.”
차를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 맛보면 반할 맛. 그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차에 조예가 깊은 한 대학교 교수님께서 ‘친환경, 유기농으로 재배한 찻잎이라 차를 만든 후에도 후발효가 계속돼 깊은 맛과 부드러운 맛을 지닐 수 있는 것’이라며 좋은 평가를 해주셨어요. 차농사를 짓는 것부터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드는 과정까지 수백 번의 손길을 거칩니다. 차는 정성이라 하셨던 스님의 뜻을 따라 좋은 것만 담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맑게 깨우는 영봉다원의 차. 명차가 나올 때까지 수백 번의 손길이 거쳐야 하지만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고된 차 만드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사는 그의 표정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제가 만든 차가 좋다고 말하기보다, 소비자들이 차를 마셔보고 좋다고 말해주는 게 중요하죠. 제대로 만들어 믿고 먹을 수 있는 우리 발효차, 몸에 이로운 건강한 차를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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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 녹차재배 30년 외길 - ‘2018 농식품 품질관리 분야 대통령 표창’ 수상, 서수덕 영봉다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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