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경산 남산면에 들어서면 대형 호랑이 조형물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바로 조형물을 제작하는 거인조각연구소로, 조각가 임영규 대표의 작업실이다. 그는 조형물을 제작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모여 다양한 재료의 실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조형물 연구에 열정을 쏟는다. 대표적으로 브론즈, 스테인레스스틸, 석재를 이용한 다양한 조형물이 거인조각연구소에서 만들어진다. 이번 주는 독창적인 조형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조각가 임영규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곽인영 기자



인간의 생명력과 활동력을 지닌
독창적인 조형물로 호평 받는 조각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흙과 돌을 만지고 나무를 깎으면서 놀았죠.(웃음) 그렇게 자연 속에서 자라다보니 무언가를 만드는 게 즐거웠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리고 만드는 것에 재주가 뛰어났던 임영규 대표는 영남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졸업한 후 줄곧 조각가로 활동해왔다.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친 그는 2005년 철근을 녹여 흘러내리는 쇳물을 이용한 작품들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산소용접기의 불꽃 속에서 녹아내린 철근은 다시 굳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자유를 꿈꾸는 영혼을 인간의 팔과 다리 모습으로 탄생됐다. 익숙한 인체의 부분이 눈에 띄지만 그 익숙함은 색다른 조형형식 속에 묻혀 있다. 곳곳에 구멍이 뚫리거나 표면이 거칠어 기묘한 느낌을 더하고 또 다른 쪽으로는 표면의 질감이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 중 ‘그의 질주’라는 작품은 제5회 전국 대학 및 대학원생 조각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임 대표는 조각예술분야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17년 개인전에서는 오공을 주제로 자연을 동경하며 날고 싶은 마음, 이루고 싶은 것이나 이루지 못한 것을 표현했다. 이 전시에서는 기존의 작업들과 달리 나무와 잎이라는 자연적인 이미지를 시각화한 브론즈 소재의 작업들이 주를 이뤘다.
“지구에서 중력이 작용하는 힘이 강하지만 식물이나 나무는 그 힘을 거스르기라도 하는 듯 위로 솟아 자라납니다. 그것을 보면서 하나의 생명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처럼 인간 또한 마찬가지로 생명력과 활동력을 갖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태양을 향해 뻗어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 마음 속에 항상 갖고 있는 소인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펼치며 독창적인 조형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그는 대구청년작가회 前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 경산조각가협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안정성 확보가 기본, 균형 잡힌 대중성과 작품성이 중요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훌륭한 작품 남기고파


대형 건물 주변에 설치된 미술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르면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비의 0.7% 이상의 가치가 있는 미술품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술가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시민들이 좀 더 예술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렇듯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허가를 받으려면 이러한 조형물을 지어야만 하는데, 사후관리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영규 대표는 “일부 건물주는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설치비용을 단순한 세금으로 여겨 오히려 공공미술품이 주변 미관을 해치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개인 작품활동과 함께 거인조각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공공조형물 제작하는 임 대표는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 개인의 취향이 들어가거나 혹은 이윤을 추구하거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 보면 작품이 표현하고자하는 방향을 잃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가장 먼저 안전성 확보를 기본으로 하되, 대중성과 작품성이 적절하게 균형 잡힌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하나의 작품작업이 끝나면 늘 다음 작품을 구상하기 바쁘다는 임영규 대표.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게 응원 또한 아끼지 않았다.
“예술분야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어 취업하는 분야가 아니라 예술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분야하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예술대학은 취업률을 중심으로 평가하여 취업률이 부족한 학과는 통폐합 혹은 인원축소를 추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단 예술계의 문제만도 아니죠. 정부에서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원 해줘야 하고 예술계로 나오는 신진 작가들 또한 취업률이라는 단순한 수치에 얽매이지 않고 이론과 실기를 적절히 배워나가길 바랍니다.”
임영규 대표는 2019년 하반기 자신의 작품들을 이제껏 선보이지 않은 특별한 형태로 제작해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손을 속이지 않고 손이 이끄는 대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임영규 대표.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훌륭한 작품을 남기는 조각가가 되길 응원한다.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조소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
■ 개인전
•2017년 갤러리 오늘 초대전 - 오공의 외출 (대구 갤러리 오늘)
•2011년 임영규 개인전 - 오공의 외출 (대구 갤러리 AND)
•2005년 임영규 개인전 - 몽상 (대구 봉산문화회관)
•아트페어, 기획전 다수
■ 단체전
•경산조각가협회, 대구청년작가회, 영남조각회, 한국조각가협회, 현대미술가협회, 오각별회원
■ 수상
•2004년 전국 대학, 대학원생 조각대전 대상
•2004년~
2012년 대구시 미술대전 최우수상, 우수상, 특선, 입선
•2003년 전국대학생 미술대전 특선
■ 작품소장
•청송 국민체육관, 청도 한국코미디타운, 울산 장생포고래박물관
•경북 경산시 남산면 경리 506-6 거인조각연구소

giant7630@daum.net  / 010.2530.7630
www.거인조각연구소.kr

[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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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규 거인조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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