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창원시는 12월 10일 ‘제2회 창원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부림창작공예협동조합이 주관하고, 창원시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후원하는 사업으로, 창원의 정체성이 담긴 기념품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시행됐다. 11월 27일부터 작품 접수를 받아 전국 각지에서 총 95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관광·디자인·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이뤄진 심사위원회는 실물심사를 통해 총 41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그중 금상을 수상한 박영경 작가는 마산만을 디자인한 작품 ‘그리운 합포만’으로 호평을 받았다.
“2010년 창원, 마산, 진해가 통합되면서 각 지역의 특색과 정체성이 희미해졌습니다. 저 또한 마산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상실감이 컸죠. 그래서 출향민들이 그리워하는 곳, ‘합포만’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어요. 이번 수상은 사그라들던 저의 열정에 불씨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웃으며 수상소감을 전하는 박영경 작가. 이번 주 주간인물은 그녀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곽인영 기자



‘그땐, 그랬지…’ 한국정서를 담은 지난날 이야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토우(土偶)작품




창원 창동예술촌의 대표 토우(土偶)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박영경 작가는 옹기를 제작하는 점토로 토우(인형)를 빚고 작은 가마에 굽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만든다. 평범한 주부로 두 아이의 미술숙제를 도와주며 접한 찰흙공예에 재미를 느껴 작품을 만든 지 어느덧 20년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그녀의 토우작품은 총 12컷으로 보는 이들를 흐뭇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아들로 태어나 집안의 기둥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야 했던 우리네 ‘할아버지 이야기’, 딸로 태어나 차별받고 자란 우리네 ‘할머니 이야기’, 백년가약에서 백년해로까지 다복한 일생을 담은 ‘백년해로’, 초등학교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유년의 기억’, 꿈 많았던 여고 시절을 담은 ‘추억 속의 좋은 날’ 등이 있다. 이처럼 그녀는 전시를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엄마와 딸 등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마산에서 태어났지만 방학 때마다 찾았던 외가, 의령을 잊을 수 없습니다. 처음 맛봤던 감꽃, 충익사 앞에서 뛰놀던 모습, 수박 서리하다 걸렸던 일 등 단편적 기억들을 모아 옹기토로 빚었습니다.(웃음)”
총 12컷으로 한 컷당 A4 용지 남짓한 크기의 박 작가의 토우작품은 장독대, 보자기, 하얀 고무신, 창호지를 바른 옛날 집 창살무늬, 툇마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섬세한 손을 거치는 동안 토우는 웃는 모습, 화난 모습 등 다양한 표정을 지은 작품으로 탄생된다. 흙에 숨결을 불어 넣는 작업인 셈이다. 스토리 구상부터 다듬고 말려 가마에 구워져 세심한 표현이 나오기까지는 6개월~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다소 오랜 기간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을기업 ‘창동라온빛’ 농림축산부장관상 수상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매개체 역할 하고파




이은상의 가곡 ‘가고파’의 고향으로 유명한 창원의 옛 마산은 한때 시인 묵객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1960~1970년대, 마산의 중심가였던 창동의 주점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인생과 시를 노래하던 예술인들의 모습은 아주 흔한 풍경이었다. 이에 2011년 옛 마산을 되살리기 위해 창동예술촌이 조성됐고 2013년에는 소속 전문 예술인들에 의해 마을기업 ‘창동라온빛’이 탄생했다.
“명색이 마을기업인 만큼 소득창출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교육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죠.”


창동라온빛의 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미술, 공예 등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작품성뿐만 아니라 다양성까지 갖추고 있어 열광한다. 또한, 이들은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주는 등 사회공헌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해마다 농촌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체험활동을 펼쳐 농림축산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마을, 학교, 기업을 대상으로 테마가 있는 다양한 예술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통예술이 잊혀져가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예술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예술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박영경 작가. 이야기 갤러리 ‘하모하모’ 또한 ‘맞다’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로, 그녀의 바람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녀. 앞으로의 작품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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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작가 박영경 이야기갤러리 하모하모 대표 / 창동라온빛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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