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 836리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6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다. 거제도는 소백산맥이 남해로 내달리다 바다로 뛰어들어 다시 솟아오른 땅이다. 그런 만큼 쪽빛 바다에 감긴 깎아지른 벼랑으로 이어지는 해안 경관이 감탄을 자아낸다. _황정욱 기자


대한민국에서 ‘거제’만큼 이야기의 배경으로 ‘딱’인 곳이 있을까.
장승포에서 계룡산, 노자산, 가라산 정상을 비롯해 홍포와 여차, 해금강까지 보이는 곳마다 그림 같은 경관에 그 속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 과거 6.25때 수많은 포로들과 사람들을 받아들여 50만이 넘었던 사례에서 보듯이 거제는 사람을 포용하는 따뜻한 도시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거제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학인들이 모여 거제 이야기를 엮어서 책을 한번 내보자 했어요. 그게 바로 작가 5명의 글을 실은 「길, 거제도를 가다」(도서출판 경남, 2013년 12월)에요. 아직은 협회가 구성되기 전이었죠.”
예상보다 괜찮은 반응에 직접 섬을 돌아보고 ‘섬’에 대한 얘기를 써보자 해서 또 한권 낸 것이 두 번째 책 「섬길 따라 피어난 이야기꽃」(도서출판 경남, 2014년 12월)이다. 거제스토리텔링문학회 이름으로 발간해 전국에 배포했다.
“세 번째 책인 「거제도 섬길 따라 이야기」(황금알, 2015년 12월)가 실질적인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인지도 상승의 계기가 되었어요. 출판기념회도 제대로 갖춰서 열었고요. 서울지역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도 들어왔습니다. 거제스토리텔링작가협회를 공식 등록하고 참여한 작가도 23명입니다. 수필가, 자연생태연구가, 기자 등 작가 층이 다양하답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네 번째 책 「거제도 천 년의 꿈을 꾸다」(황금알, 2016년 12월), 다섯 번째 책 「거제도 바람 따라 이야기」(도서출판 경남, 2017년 12월)까지 나왔다. 그리고 올해 여섯 번째 책, 거제스토리텔링북 6집 「거제도 섬꽃 따라 이야기」가 발간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거제시 거제면(면장 옥치군)과 6집 발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거제섬꽃축제 또는 거제면 이야기를 담기로 하고 다양한 스토리텔링 발굴 등을 상호협력하기로 했어요.”


<거제도 섬김따라 이야기>출판기념회

글이 좋아 문학을 시작했고, 거제문인협회 회장을 거쳐 스토리텔링협회 대표까지 맡고 있는 서 대표. 그녀의 거제 사랑은 남다르다.
“처음에는 거제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하지만 지내면서 거제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습니다. 물론, 눈에 담기는 모든 것이 아름답지만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임진왜란 당시 거제에 세워진 왜성, 거제 옥포 앞바다에서 치러진 해전, 유배지, 이방인과 그들의 영향으로 형성된 거제의 유교문화, 포로수용소 등 자연과 역사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곳이 바로 이 곳 거제입니다. 참, 소박한 거제도의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지요. 다들 애향심이 대단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문화입니다.”
세 번째 책에 실린 김복희 작가의 ‘답답골재 추억’을 모티브로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답답골재는 옛날 거제 읍에서 둔덕면을 왕래하던 고개로 이곳에 천주교 신자로 박해받아 거제로 유배온 유항검의 딸 섬이의 무덤이 있다.


<섬길따라 피어난 이야기꽃>작가와의 만남

“이 글을 토대로 경상대 명예교수인 강희근 시인께서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가톨릭출판사, 2016년 8월)를 썼고 이것이 제20회 한국가톨릭문학상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천주교 마산교구 기획으로 이 시극이 뮤지컬로 각색돼 공연되기도 했지요.”라는 서 대표.

“거제스토리를 발굴한다는 작은 시도를 통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조선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인재들이 많아 극복할 것이라 믿습니다. 거제를 알리고 거제를 궁금해 하고 거제를 찾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문학의 꽃을 피워 하나의 문화를 넘어 거제를 마케팅해 다시 서는 거제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최근 기존 명칭에서 ‘작가’를 빼고 ‘거제스토리텔링협회’로 바꾸었다. 거제시민이든 아니든 거제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거제스토리를 발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구전(口傳)에서 문자문화, 즉 지역 특유의 스토리텔링북을 통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최대윤기자(시인)을 편집주간으로, 김명옥 국장 등 새로운 편집진도 구성했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거제도이니만큼 해마다 참여하는 작가들도 달라지고 있다. 서한숙 대표는 “지역특유의 스토리가 해마다 넘쳐나는 바람에 지면이 부족해 다 싣지 못해 아쉽다”고 하면서 향후 “반연간지, 계간지 등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거제스토리텔링협회에서 담아낸 거제의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 약력 ]
•경남대/동국대 문예창작과 졸업
•부산대 국문학과 박사 수료
•한국문협 거제지부장 역임
•한국문협 해양문학연구위원
•경남문협 수필분과 이사
•경남문학관,거제문화원 이사
•계간 <문장21>, <경남문학> 편집위원
•거제섬꽃축제 자문위원
•새거제신문 칼럼위원
•거제스토리텔링협회 대표
[ 저서 ]
•수필집 <사람꽃이 피었습니다> 외 다수
[ 수상 ]
•한국문인협회 공로상
•경남도지사 표창
•순리문학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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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숙 거제스토리텔링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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