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 정보기술 시대를 선도해온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라는 말을 했다. 빌 게이츠 뿐 아니라 세계적인 리더들이 성공의 키(Key)로 꼽는 독서. 독서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강조되어 오고 있다. 왜 독서가 중요한지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다만 잊고 있을 뿐. 혹은 바쁘거나 귀찮거나 어렵거나 다양한 핑계로 애써 외면한다. 이는 책이란 존재가 친숙하지 않는 탓이 크다. ‘책’이나 ‘독서’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항상 ‘공부’와 동일하기 때문. 이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특별한 독서방식으로 책과 독서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참된 독서교육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어 주간인물이 찾아가보았다. 보다 많은 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세상을 꿈꾸며 독서 지도를 하고 있는 ‘책을 품은 아이’의 박현정 대표를 소개한다. _박지영 기자


‘책을 품은 아이’ 보통의 독서논술교습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는 이곳에서 만난 박현정 대표는 본디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 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독서지도를 하게 된 계기는 박현정 대표가 부모가 되면서부터다. “원래 간호학을 전공했어요. 가정을 이루면서 내 아이들에게 교육을 목적으로 독서를 활용하면서부터 독서도 교육이 필요하고 지도가 필요함을 느꼈어요.” ‘내 아이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독서 지도. 그래서 2년을 꼬박 낮과 밤을 잊은 채 관련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노력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스스로 변해갔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스스로 책을 꺼내보기 시작하는 거 에요. 그런 변화를 몸소 체험해보니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그길로 그간 공부해온 지식과 자녀들을 가르쳐온 경험을 토대로 ‘책을 품은 아이’를 시작했다.


흥미를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성격, 성별, 성향에 따른 맞춤, 수준별 지도
책을 친근하게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


교육열이 치열한 대구. 그중에서 전국적으로 학구열이 높은 수성구에서 시작한 ‘책을 품은 아이’는 현재 대구 내에 5곳이 운영될 정도로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독서 열풍’의 힘을 얻은 것이 아니라 ‘책을 품은 아이’의 교육방식, 지도방식 자체로 인정받은 것을 의미한다. 과연 박현정 대표만의 특별한 교육방식은 무엇일까. “우선 책을 친근하게 느끼고 책 가까이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책을 읽어라’고 일방적으로 강요를 받아온 아이들은 독서와 공부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요. 마음 편히 그냥 읽고 싶은 대로 읽어도 되는데 공부를 하듯 책을 읽게 되죠.” 흥미와 호기심 유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박 대표는 본격적인 독서 지도에 앞서 일정 기간 동안 아이를 관찰한다. 아이의 성격은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등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면밀히 살핀다. 책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독서량은 얼마나 되는지, 어휘 수준은 얼마나 되는지 등 독서 수준 정도를 파악하고 각각의 어휘수준에서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주제로 책을 읽고 대화를 시작한다. 어떤 부분이 가장 재밌었는지부터 어떻게 생각하는지 까지 아이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이야기로 풀어낸다. “독서교육의 목표는 글을 잘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책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로 관심을 유도하고 독서가 어렵지 않음을 알게 해주어야 해요.” 박현정 대표만의 특별한 독서교육의 시작은 아이에게서 잘못된 독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책은 읽는 방법이 중요
실천하는 독서 교육, ‘융합 프로젝트’


책에 대한 흥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올바른 독서방법이다.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은 독서가 아니기 때문. 책은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우선 스스로 읽는 것이 올바른 독서의 첫 걸음이에요. 간혹 일방적으로 책을 읽어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시는데 그것은 가능성이 무한한 아이들의 사고를 어른들의 틀 안에 가두는 것과 같아요. 또한 어순, 어휘 등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을 놓치게 합니다.” 스스로 책을 찾고 읽으며 능동적인 독서를 강조하는 박 대표. 더불어 다양한 책을 활용, 다양한 체험 활동을 곁들인 실천하는 독서 교육을 펼치고 있다. “책은 1차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수단이 아니에요. 책에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내포되어 있죠. 이를 아이들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가져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일명 ‘융합 프로젝트’. 하나의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맞는 책들을 아이들이 직접 선정, 이를 읽고 마인드맵을 구성하여 사고의 날개를 펼치는 것은 물론 주제에 맞는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오감으로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다. “가령 봄이 주제라면 봄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봄과 관련된 꽃, 나물 등 다양한 소주제로 사고를 확장하고 직접 산이나 들, 시장에 나가 꽃과 나물들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맛을 봐요.” 이런 과정을 매 주제마다 해내면서 아이들은 그 속에서 무궁무진한 지식과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것. 이는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 진로, 직업 등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최근 유치원~초등학교 사이의 아이들의 어휘력과 표현력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찍이 미디어 수단을 접하며 뜻도 모른 채 어휘를 남발하기 때문. 또한 짜증, 슬픔, 기쁨 등 감정표현이 서투르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역시 독서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 덧붙여 올바른 독서 습관을 위해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올바른 독서 지도에 동참해주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셔야 해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무료 부모 교실을 열고 있는 박 대표. 언젠가 모든 아이들이 품에 책을 안고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박현정 대표는 오늘도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녀의 멋진 행보를 응원하며 앞으로도 늘 웃음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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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지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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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며 모든 아이들이 책을 품고 다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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