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포항시 장기면은 충효와 선비의 고장으로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과 주자학의 최고 권위자 우암 송시열이 유배를 다녀간 곳으로 유명하다. 그 당시 12개의 서원이 세워졌는데 정약용의 후손을 비롯해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다. 포항시 남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만큼 장기읍성, 충효관 등 과거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그 중 장기초등학교의 교정에는 송시열과 정약용의 사적비가 나란히 서있고, 송시열 선생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고목이 한쪽에 서 있다. 많은 위인들을 배출한 장기초등학교를 방문해 다산 정약용과 우암 송시열의 선비정신을 살펴보았다.
 _곽인영 기자



바른 인성씨앗 심다
‘미래형선비육성교육’ 추진


포항시 장기면에 위치한 장기초등학교는 1911년에 개교한 1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다. “장기초등학교는 인문학이 살아있는 학교에요. 전교생이 40명인 소규모 학교이지만 자랑스러운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은자 장기초등학교 교장은 포항시내의 학교에서 교장으로 2년간의 재직생활을 마치고 이번 해 3월 장기초등학교로 발령받았다. 김 교장은 발령받을 당시 농어촌학교 살리기로 학생 수를 늘려서 학교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인재를 육성시키기로 했다. 부임 후에는 다양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을 연계한 실천중심의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초등학교는 지난 11월 27일 포항시에서 추진하는 ‘희망창조학교’로 선정되었다. “장기면은 아이들에게 포항시민으로서의 인문학 정체성 교육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회성 체험학습보다 지역자원과 연계해 장기초등학교만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시한 결과다. 김 교장은 다양한 프로그램 중 선비의 5가지 덕목(인, 의, 예, 지, 신)을 실천한 ‘미래형선비육성교육’을 자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선비교육을 운영하며 실천·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


장기초등학교는 포항공대 외국인 교환학생을 초청하고 美해병대와 협약을 체결해 전통 선비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단순하지만 병사들에게 한복을 입히면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어린 병사분들인데 다들 재밌어하지요.” 더불어 ‘美해병대 무적캠프’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영어교육도 병행하고 있으며 학교를 방문한 병사들을 위해 아이들이 직접 합창공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래형선비육성교육’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전해주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이같은 교류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인사를 초청해 선비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가지고 가정과 선비교육을 연계해 자녀의 인성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을 제고시키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행복교육' 실천


김 교장은 농어촌 지역의 다양한 학교에서 재직하면서 36년간 교육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11월 지진피해로 학교 운동장을 배회하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개방할 정도로 아이들 사랑이 남달랐다. “10개의 보고서보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친밀감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아직도 종종 제자들이 찾아와 안부를 물어보곤 해요.” 김 교장은 어린 시절 편애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차별 없이 모든 아이들을 보듬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되어서도 ‘자신의 사소한 행동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며 차별없는 사랑을 베풀었다.
장기초등학교는 지난 12월 1일에 '포항스틸러스와 함께하는 해피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행사를 진행했다. 김 교장은 일일 산타로 변신해 사전에 아이들이 작성한 '소원지'에 맞춰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전교생이 40명인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의기소침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물질적·정신적으로 힘쓰며 지역사회와 학부모, 교사, 교장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아이들이 행복한 ‘행복교육’을 실천할 것입니다.” 김은자 교장은 더 나아가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기억에 남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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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곽인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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