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가람어린이집 김경난 원장은 민간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선정되기까지, 30년 동안 보육의 길을 걸어왔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정부에서 지난 2011년 7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한 어린이집을 선정하는데 가람어린이집도 2011년 8월에 선정되어 보육 인프라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다. _곽인영 기자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위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축


가람어린이집은 매주 화요일을 ‘열린어린이집의 날’로 지정했다. 이 날은 ‘급식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부모가 직접 급식을 배식하며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어 볼 수 있다. 학부모는  급식 위생관리와 급식환경을 체크하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밥을 먹는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김경난 가람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 수업 도우미, 차량 도우미, 산책 도우미, 부모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부모님들과의 소통과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에는 학부모님들의 공이 컸다고 한다.

가람어린이집은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소통함으로써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그 덕분에 서구의 ‘열린어린이집’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한다. 열린어린이집은 현장 확인과 까다로운 서류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평소 보육환경을 상시 개방하고 다양한 부모 참여가 이루어졌던 가람어린이집은 열린어린이집의 취지와 잘 맞았다. 김 원장은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평가인증제에서 매번 우수한 성적을 받는 것은 학부모님들과 교사들이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청소 할 정도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덧붙여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김 원장은 학부모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먼저 생각하고 실천한다. “1층의 놀이터 ‘플레이타임’에 들어가려면 고개를 숙여야 해요. 그곳은 원래 야외로 나가야지만 놀 수 있는 공간이었지요. 비가 오는 날에도 뛰어놀 수 있게 문을 만들어 내부와 연결시키니 아이들이 너무 행복하게 놀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님들은 다소 통행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건물의 안전상 문제도 고려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작은 문을 만들었습니다.” 김 원장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생각해 친환경 소재인 편백나무로 보육실 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주입식 교육보다 자기주도 학습을 중점으로


김 원장은 시설적인 측면도 신경 쓰지만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 환경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안전상의 문제로 다양한 견학을 꺼리고 있지만 김 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예를 들어 텃밭에서 채소를 캐는 체험을 하면서 흙을 만져보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생물들도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원장은 아무리 좋은 교육방침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좋은 교육방침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경험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시야를 넓혀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이의 성장속도나 특성은 개인마다 다르며 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어야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그림 잘 그리는 아이, 창의적 생각을 가진 아이, 언변이 뛰어난 아이를 보면서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기도 한다.

가람어린이집의 교사는 5년에서 12년 이상의 다양한 경력을 가진 교사들이 있다. 아이뿐만 아니라 교사도 하나의 교육체계 속에 한정되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오랜 경력의 교사들은 그들만의 노하우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기 때문에 자신이 돌보는 아이의 발달 사항이나 특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교사들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을 주며 포근한 엄마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고 한다.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처우
개선되었으면 해…



“습관적으로 아이들에게 비이성적인 돌발행동을 하는 교사는 교직에 있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교사들은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최근 일부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김 원장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학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가람어린이집은 CCTV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부터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가끔 또래 친구들과 뛰어노는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생기면 학부모는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람어린이집은 학부모가 CCTV 열람을 신청할 경우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개인정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해당 학부모에게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 있지 않으면 교사들이 얼마나 희생하고 봉사하며 아이들을 돌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현재 유능한 교사들은 사회의 비판적 시선 때문에 책임이 없는 보조교사로 전향을 하고 있는 추세라며 교사들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항상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대한다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학부모님들께서도 보육교사의 노고를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소신을 밝혔다.

김 원장은 점점 늘어나는 현장감사와 제재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고 한다. 최근 5년간 평가인증 어린이집에서 적발된 부적절한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의 보육보다 서류에 더 많은  중점을 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구나 부산광역시 서구는 현재 재개발지역으로 빈집이 많아졌고, 주민들의 연령대가 높아져 노인 인구가 급속이 늘어나면서 원아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원장은 2011년 공공형 어린이집에 선정되면서 구간별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해 왔지만 2015년 9월부터 공공형 운영비 지원방식이 변경되었다. 그 후 정부에서 지원되는 운영비가 삭감되어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현재 보육료의 현실화가 선행되지 않고 있는데 보육현장에 관심을 갖고 제대로 된 보육정책이나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김 원장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저출산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이를 개선하기위해 힘쓰고 싶다고 했다.

30년 이상 보육에 전념한 김 원장은 ‘인생을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다시 태어나도 보육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키웠던 제자들이 이제는 시집, 장가를 가서 자신의 자녀를 믿고 맡길 때 교육자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김 원장은 내년부터 대가족, 한 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교육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원에서의 아동학대 예방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정 아동학대 예방도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모두가 행복 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싶다는 김경난 원장의 열정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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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곽인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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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의 ‘열린어린이집’으로 선정 “학부모와의 소통은 필수요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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