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1995년 처음 문을 연 ‘울산 책나무(본점1995)’는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각종 도서 전집과 그림책을 판매하는 울산의 대표 어린이 서점이다. 현재 위치에서만 무려 18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지역에서 북 큐레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는 미처 그 시기를 놓쳐버렸지만 우리 아이만큼은 책을 잘 읽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책을 잘 읽는 것’일까? 주간인물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울산 야음동에 위치한 ‘울산 책나무(본점1995)’의 노현정 대표를 찾았다. _정주연 기자



아이의 올바른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엄마의 독서 교육 학습이 선행되어야


“과거 어린이 전집은 기획 도서로 여러 가지 병폐가 산재해있었어요. 기획 단계부터 출판, 판매에 이르기까지 아동 도서의 발전에 여러 제약이 많았죠.” 해외 수입서를 번역하거나 일괄된 내용의 책을 출판사만 달리한 채 고가에 판매하던 그 시절, 작가나 책의 퀄리티 향상을 위한 재투자는 미비했고 고객들에게 어린이 전집은 ‘비싸다’, ‘재미없다’ 등의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했다. 독서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었지만 정작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부족했고 이러한 유년기를 거쳐 성장한 엄마들에게 ‘독서’는 어려운 숙제가 되어버렸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내 아이는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하세요. 하지만 ‘어떻게’라는 방법에서 망설이시죠.” 현재 유아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대표적인 ‘학습지’세대로 책에 대한 갈증은 있었지만 유년시절 읽고 싶은 책을 읽기보다 공부에 필요한 각종 문제집과 학습지 등에 책의 범위가 한정됐다. 이렇다 보니 ‘자녀의 독서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표는 아이의 올바른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엄마의 독서 교육 학습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현재 문화센터를 비롯해 ‘책나무’내에서 다양한 독서 교육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책을 잘 보고, 잘 느끼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



의·식·주·독(서)  
책의 일상화, 습관화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하길



“독서도 식사처럼 일상화 습관화가 되어야 해요. 맛있는 한 끼를 먹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장을 보고 요리를 해 편안하게 먹어야겠죠?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함을 강조한 노 대표는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은 시간에 독서를 해야 편안하고 행복하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책을 몇 권 읽느냐’가 아닌 ‘책을 읽는 시간’이 중요한 것이다. “독서 습관을 기르는 골든타임은 6세에서 11세까지입니다. 이시기에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간혹 아이가 책을 보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거나 돌발 행동을 보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세요. 아이들에게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겁니다. 가만히 듣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아요. 아이의 반응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고 책 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독서의 생활화를 통해 지식을 얻고 책을 즐기는 기쁨을 맛보며,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하기 바란다고 전한 그는 ‘독서’의 참된 기쁨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적절한 전집을 다양하게 접하며
훈련을 통해 글을 전체적으로 느껴야



내년에는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싶다는 노 대표는  글과 그림을 전체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훈련 학습을 강의하고 있다. “글을 읽는 데만 한정하지 말고 직접 들어보세요. 글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글이 들릴 겁니다.” 조금만 훈련하면 ‘그림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어 조금 더 다양하게 읽고 느낄 수 있다고 전한 그는 지역의 독서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전집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조언의 말을 아끼지 않은 그는 평소 1시간 이상의 상담을 통해 아이의 가정환경과 부모의 생활 패턴 등을 파악, 독서 환경 조성의 중요성과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초보 요리사는 장보기에 대중이 없어요.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단행본에 한정돼 구매할 경우 오히려 우를 범할 수 있어요. 가성비와 효율성을 고려해 적절한 전집을 선택해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머니에 대한 독서코칭과 아이의 주변 환경 파악을 위한 상담이 선행되어야 하죠.”
울산에서 오래도록 회자되는 서점, 세대를 아우르는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책나무’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노현정 대표. “아이가 태어나 처음 접하는 서점으로 한 번 오면 오랜 시간 단골 서점이 되는 ‘책나무’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그는 아이와 함께 처음 방문한 고객에게는 아이 연령대에 맞는 책 3권을 증정하고 있다. ‘책 산타’로 칭해질 정도로 책나무의 기념일이나 행사시에는 아이와 엄마가 다양한 책을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권의 책을 증정해온 그는 본점뿐 아니라 상안점과 염포점에서도 책 증정 행사를 함께하도록 독려했다.

책나무 둥지문화센터에서 엄마들의 홈 스쿨 교사 자격증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지역 내 다문화 계층의 교육 여건 개선에도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엄마와 아이의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고 독서를 생활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책나무’의 노현정 대표는 누구보다 독서의 중요성과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이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이 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책을 가까이하는 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나와 나의 아이가 마음의 양식을 쌓고 그로 인해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책나무’가 오래도록 길라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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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주연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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