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지난해 4월 김해법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문병옥 법무사는 지역 법조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다. 어려운 법무사 업계의 현실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그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청명한 가을 하늘이 아름다운 날, 문병옥 법무사를 만나러 김해로 향하는 길.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는 취재진을 맞이했다. 문병옥 법무사는 동아대학교 법학과 학사, 동대학 법학대학원 석사, 경상대 대학원 법무학과(파산법 전공) 석사를 받은 뛰어난 법조인이다. 79년 검찰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검사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가지고 사법 시험에 도전했다. 매번 안타깝게도 합격의 문턱에서 쓰라린 고배를 마셨지만, 치열한 수험생활은 법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3년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그는 고향인 김해에 법무사 사무실을 개업해 탄탄한 실력과 두터운 신용으로 업계의 인정을 받았다. 특히 행정소송, 민사소송 분야에 특출한 실력을 발휘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는 것.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법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건의 요추를 꿰뚫는 안목 때문이다. “법대를 나와 검찰공무원으로 근무를 했고, 사법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소송 분야에 전문성을 갖출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양한 사건을 맡아 폭 넓은 경험을 한 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고요. 어려움에 처한 의뢰인들이 좋은 결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힘이 납니다(웃음).”

이렇듯 주위의 신망은 얻은 그는 지난해 4월 김해법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로 김해법무사회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법무사업계가 날로 어려워지는 이때, 김해법무사회는 추석을 맞이해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기탁해 주위를 다시 한 번 훈훈하게 했다. “김해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신 덕분에 법무사들이 본업을 잘 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받은 것을 지역사회에 되돌려주자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이번에 이렇게 뜻을 모아, 작은 실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눈앞에 닥친 어려움에도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표하는 문 법무사. 하지만 지금 김해법무사업계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1995년 시·군 통합 이후 개발붐에 힘입어 20여명의 그치던 법무사 수는 현재 56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김해지역에서 건립되는 아파트 등기업무와 관련된 시행·시공사와 시당국의 협조업무의 밀려, 타 지역 법무사들에게 일거리가 몰리고 있다. 거기에 시중 은행 대출 알선 등 등기업무도 타 지역 법무사들에게 쏠리는 것이 현실. 이에 문 법무사는 ‘김해법무사업계가 지역사회에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현재 김해지역 법무사들이 처한 현실은 참 어렵습니다. 앞으로 김해법무사업계와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되도록 지역 내에 이뤄지는 시행시공 분야의 일은 지역 법무사들에게 맡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비단 법무사 업계의 어려움은 김해 지역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늘면서 법무사들이 하는 등기업무를 변호사가 대신하는 곳도 많다. 거기에 회원 간 경쟁으로 일종의 덤핑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남법무사에서 보수 하한액을 정한 것은 이런 덤핑 현상을 막기 위함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2억 5000만원을 부과했지만, 저는 이것이 법무사업의 특성과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법무사업계는 경쟁이 과열돼 일감을 얻기 위해서 무분별한 덤핑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보수가 책정되어야하는데 이런 왜곡된 모습은 법무사업계의 근간을 흔들 뿐만 아니라, 결국 의뢰인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법무사들 스스로도 가격 경쟁이 아닌 실력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문 법무사의 설명.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 법무사들에게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말에 그의 눈은 깊어졌다. “법무사업계가 어렵다고 무조건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한국 법조계가 성숙해지는 과도기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법무사 스스로가 특화된 분야를 갖고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뜻이 있는 법무사들끼리 합동법무사 사무실을 여는 것도 좋은 일이구요. 법무사의 본분에 맞게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젊은 법무사들이 뜻하는 바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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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yl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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