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최근 최갑홍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커브너프 기념상’을 수상했다. ‘커브너프 기념상’은 1970년부터 85년까지 미국 재료시험협회 대표이사를 지낸 윌리엄 커브너프를 기념하기 위해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표준분야에서 국제적인 공헌도가 높은 전문가를 매년 수상자로 선정해 왔다. 올해는 한국의 공로를 인정해 국내 전문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최갑홍 교수는 국제적으로 표준을 널리 알리고, 표준·적합성 평가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을 하게 되었다. 주간인물은 한국 표준 전도사, 최갑홍 교수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 표준 전문가


“2000년도부터 ‘하나의 기술표준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한국 표준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번 수상은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 한국 표준이 곧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한국 표준 분야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담담히 수상 소감을 밝히는 최갑홍 교수.

정통 기술관료 출신인 그는 1977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이후로 산업자원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제표준화기구(ISO),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기술표준원 원장, 한국표준협회 회장,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을 지낸 기술정책, 국제표준, 시험인증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또한 그는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이사회 이사,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이사,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정책이사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2005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총회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했으며 2015년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 개최, 2018년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듯 국내외에서 표준을 널리 알리고 표준·적합성 평가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그는 이번 ‘커브너프 기념상’ 수상으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로 한국 표준 분야를 이끌 차세대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경쟁력이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4차산업혁명시대, 표준분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 요즘, 한국 표준 분야의 권위자로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2차, 3차산업 발전의 근간이 기술이자 곧 이 기술을 산업으로 연계시키는 전략적 수단이 표준이였으며”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기술의 융합, 초연결사회의 구축을 위한 소프트인프라로서의 표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며 국가경쟁력을 위한 표준 분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렇듯 국내외 표준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최갑홍 교수. 그는 어떻게 표준 전문가로 한국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


전남 신안 섬마을, 천재 소년
독실한 신앙생활로 역경 딛고 일어서
형설지공의 정신으로 기술고시 합격


그의 고향은 전남 신안군 안좌면 안좌도.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이 명석한 두뇌로 집안과 이웃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현명한 어머니와 책임감 강한 형님 슬하에서 성장한 그는 일찍이 학업에 뜻을 세웠다. 책이 귀하던 시절, 한 두 권을 읽고 또 읽어 닳아질 정도로 배움에 열정적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서울로 상경한다. 때론 사촌집에 더부살이를 하고, 늘 학비 마련을 위해 전전긍긍했지만 언제나 학업성적은 1등이었던 그는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한다. 하지만 청운의 꿈과 달리 그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가세가 더욱 기울어 1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고 학비를 벌어야했던 것. 주경야독으로 기술고시 준비를 시작한 그는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힘겨운 그의 삶에 한줄기 빛이 되어준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 “채플시간에 유명박사님들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경공부를 하는 걸 보면서 뭔가 배울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시작한 교회와의 인연은 제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뒤돌아보면 내게 놓인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최갑홍 교수. 그는 형설지공의 정신으로 1977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기술 관료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산자부 30년 공직 생활, 기술정책 전문가로
디지털TV, Electro-21, GSM이동통신,
비메모리반도체 등
국가 대형 연구개발 5개년 계획 수립·추진
2000년 국제표준화기구 ISO 파견 이후
기술표준의 중요성 깨달아, 표준 전도사로 사명감 느껴



기술공무원으로 임용돼 산업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배움의 열정을 계속 이어나갔다. 주경야독을 하며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미국 위스콘신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의 기술 발전을 위해서 기술 관료가 먼저 배우고 익혀야한다고 생각한 것. 이런 깨인 생각은 뛰어난 기술정책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디지털 TV를 시작으로 Electro-21, GSM이동통신, 비메모리반도체 등 국가 대형 연구개발 5개년 계획 수립·추진해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30년 공직생활을 뒤돌아보았을 때, 1990년 디지털 TV 시장이 막 열리던 시대에서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LG, 삼성 같은 대기업들이 세계 디지털 TV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기반 정책을 마련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후 그는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한국 산업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표준은 공기와 같아’
한국 표준화를 위한 사명감으로 헌신해와



그가 표준화에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2000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표준화기구 ISO에 파견을 나가면서부터다. 그곳에서 3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하나의 기술표준이 곧 세계 산업 지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표준은 공기와 같습니다. 이제는 기술개발에만 열을 올려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국제 표준이 되지 않으면 상용화가 되기 어려운 시대가 됩니다. 이미 각국은 표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표준으로 선정된 제품의 경우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기업들은 제품 표준화 작업을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그는 기술표준원 원장, 한국표준협회 회장,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대한민국 산업발전과 국가표준화를 위해 공헌해왔다. 또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이사회,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정책이사,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이사를 지내며 우리 기술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이렇게 한국 표준화를 위한 사명감으로 헌신해온 최갑홍 교수. 표준 전문가로서의 그의 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표준화 분야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저는 2018년에 우리나라에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가 열리고 여건이 허락하면 회장직에 입후보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나라의 우수한 기술들이 국제 표준화되어 무역장벽을 낮추어 질 좋은 제품들이 지구촌 모든 민족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산업 발전과 표준 발전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정통기술관료로 한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 세계 속에 우뚝 선 표준 전문가, 최갑홍 교수가 만들어갈 새로운 내일의 모습이 기대된다.  



 

학 력
•연세대 전기공학과(‘78, 공학사)
•연세대 대학원 전기공학과(‘84,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학원 공공정책학(‘97,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기술경영학과(‘13, 박사) 

주 요 경 력
•제13회 기술고등고시(77.10)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개발과, 반도체전기과 과장(99.6~00.8)
•국제표준화기구(ISO,제네바)파견, 신성장산업연구팀 과장(00.8~04.3)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실 행정관(04.3~06.2)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원장(06.6~08.3)
•한국표준협회 회장(08.4~11.3)과 한국전지협회 부회장[11.11-13.6]
•미국시험재료표준화기구(ASTM) 이사(12.1~14.12)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원장(13.7~ 16.7)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이사(12.1~현재)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16.9~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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