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말이 아닌 정형화 된 글이라면 더더욱 힘이 든다. 이런 이들을 위해 올바른 글쓰기 교육이란 무엇인지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 온화한 미소를 지닌 지현배 교수이다. _엄지현 기자

지현배 교수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고 불리는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되었다. 마르퀴즈 후즈 후는 1899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인명기관이다. 그에게 소감을 들어보았다. “사실 맨 처음에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얼떨떨했습니다. 보통 자연계열이나 사회과학계열의 인물들이 많이 실린다고 들었는데, 인문학계열의 제가 실렸다고 해서 더 놀랐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고생했던 것들이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에 만족했습니다.”

국어교육을 전공한 그는 국어 선생님을 꿈꿨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 사범대로 유명한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꿈은 올바른 글쓰기 교육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글쓰기 교육은 교육자의 경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육자의 가치관과 철학에 물든 교육이다 보니 같은 글을 두고서도 교육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죠. 그래서 제가 개발한 글쓰기 교육 콘텐츠는 학생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를 통계내서 ‘표준 진단과 맞춤형 처방’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글을 작성하는 기준을 체크리스트로 제공한 온라인 피드백 시스템입니다.”

그는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좋은 글이라고 소개되어있는 책을 찾아보면 아직도 시인이나 소설가와 같은 문인들의 글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설명서, 보고서, 제안서 등 실용문의 시대입니다. 소통의 효율이 중요해졌죠. 사실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은 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 있는 비싼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은 합리적인 가격에 누구나 편하게 몰 수 있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하죠. 이처럼 좋은 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글의 기준이라고 합의된 조건들은 있다고. “첫 번째는 글쓴이의 의도가 정확히 독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고급 독자들이 아니더라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보가치가 있는 글입니다.”



지 교수를 만나러 간 그의 작업실에는 자전거, 죽도 등이 보였다. 그가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검도의 경우에는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할 수 있는 운동이라 푹 빠져있었죠. 여가시간에는 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해요. 20대 때부터 여행을 즐겨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한 전 대륙을 다 가봤어요. 몸이 직접 겪어내는 일들이라 여행으로 배우는 것이 훨씬 직접적이죠. 지식의 개수를 늘리는 것 보다 큰 경험을 겪는 것이 더 좋은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학생들도 좋은 나이에 배낭 하나 메고 여기저기 걸으면서 시각을 넓히기를 바랍니다.”

그는 앞으로는 하루하루의 행복과 여유를 찾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30년 가까이 고3처럼 살아왔어요. 물론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만큼 성취하는 것도 많았죠. 그렇지만 다시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제껏 살아왔던 것과는 다르게 일상에서 행복, 여유 그리고 만족을 찾아보고 싶어요. 내가 그것들을 가져야 남들에게도 편안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1991
•경북대학교 대학원 현대문학 전공 문학박사, 2001
•경북대학교 연구원, 초빙교수
•경북대학교신문사편집간사, 업무국장
•한국교양교육학회부회장, <교양교육연구> 편집위원장
•한국문화융합학회 부회장
•한국언어문화교류센터 대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컨설팅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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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등재, 글쓰기 교육의 표준 시스템을 구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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