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제36회 두계학술상 수상자로 권인한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선정됐다. 최근 진단학회는 2015년 출간한 『광개토왕비문 신연구』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살아있는 고대국어, 그 연구에 매진하는 권인한 교수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권인한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국어학자다. 국어음운론을 전공한 권 교수는 그동안 ‘한자사전 자음 처리의 원칙과 실제에 대한 비교(2015)’, ‘광개토왕릉비문의 새로운 판독과 해석(2011)’ 등 총 60여편의 논문과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2016), 광대토왕비의 재조명(2013), ‘고대 한일양국의 한자, 한문 독법과 자국적 수용 양상(2012), ‘국어사와 한자음(2006)’ 등 십여 편의 저서를 펴냈다.

그의 고대국어 연구의 출발점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고유명사 이표기를 연구하는 것에서부터였다. 한자음의 변화를 정리하면서 많은 부분 이표기에 의존했던 권 교수. 그가 2차 자료의 한계를 느낀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2차 사료에는 ‘사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금석문에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때 2차 자료가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1차 자료에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구결학회, 한국목간학회에 가입하여 구결, 금석문, 목간, 사경 등 1차 자료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게 됐죠.”

 『광개토왕비문 신연구』로 그는 제36회 두계학술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학자라면 한번 쯤 꿈꿔보는 두계학술상. 그 소상 소감에 대해 묻자, 권 교수는 “앞으로 더욱 연구에 매진하라는 격려로 안다”며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직접 시상을 해주신 기곡 강신항 교수님, ‘내 평생 해보고 싶은 연구’였다며 과분한 축하를 해주신 경암 김완진 선생님께 감사를 표한다”는 겸손한 소회를 밝혔다.

그의 『광개토왕비문 신연구』는 그 동안 국사학계의 연구 자료로만 여겨졌던 광개토왕비문을 국어학의 관점에서 분석해 고대국어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조명한 데 그 의미가 있다. “광개토왕비문에 대한 사학적 연구에 비해 어학적 연구는 많이 이루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광개토왕비문을 통해 이두 발달의 출발을 짐작하는 정도죠. 저는 고대국어 연구에서 1차 사료의 중요성을 깨닫고, 광개토왕비문의 어학적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의 연구 기간 동안 권인한 교수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비문에 대한 정확한 판독과 문면에 충실한 해석안 도출을 위해 힘썼다. 北京大本, 대만 중앙연구소본, 청명 임창순본, 미즈타니(水谷)본, 가네코(金子)본 등 국내외 원석탁본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판독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어학과 사학의 학제적 연구를 추구했기에 어려움도 많았죠(웃음). 하지만 어렵게 구한 원석탁본 사진들을 통해 정확한 판독을 하고 문맥에 맞는 해석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일국을 뛰어넘는 동아시적 관점에서 고대국어 음운과 문법, 어휘 탐구를 시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광개토왕비문 신연구』의 연구 성과는 무엇일까. 첫째, 고유명사 표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여러 음운론적 사실을 밝힌 것. 둘째, 문장 종결사 ‘-之’를 이두 발달의 출발로 보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한 것. 셋째, 어휘사적으로 중국 한적의 사용 한자어구와 일치하는 어휘들이 비문에 50.43%로 많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점이다. 

“이 시기 부여계와 한계 자료에 來母가 거의 사용되지 않은 것을 보아 두음법칙이 존재했다는 걸 논증했죠. 그리고 ‘-之’를 우리 말 ‘-다’를 적은 이두의 출발로 보는 시각에 대해 평서문이 종결됐을 때 쓰는 한문 문법의 요소라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했습니다. 또한 어휘사적으로 고구려의 한자문화를 구명하기 위한 기초를 다졌고 더 나아가 고구려 특유의 한자구(구)가 존재했음을 밝혔습니다.”

이렇듯 권 교수의 『광개토왕비문 신연구』는 고대국어 연구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면 만족할 법도 하건만 그의 연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고대한국의 언어 문자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앞으로 1차 자료들을 통해 고대한국의 언어 문자문화 연구를 위한 초석을 닦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고대국어 연구에 뜻을 둔 많은 후학들을 양성하고 고대국어 연구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 1985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문학사
• 198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문학석사
• 1995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문학박사
• 1991년~1996년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사
• 1996년~2002년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부교수
• 2002년~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교수
• 현재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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