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부산의 숨은 명소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스카이워크의 개장으로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한 오륙도. 그러나 남포동 하면 씨앗호떡이 떠오르듯 오륙도 하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나 명물이 있는가? 이에 선뜻 답하기 어렵다면 순대 하나로 오륙도의 명물,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물 자리를 당차게 넘보는 오륙도수제순대의 김경구, 김보경 대표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_배진희 ­­기자, 정주연 ­­기자


‘오륙도’를 테마로 차별화
모든 메뉴를 직접 조리, 믿을 수 있는 건강식


작년 9월에 개업한 오륙도수제순대는 이미 여러 블로거들과 매체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새벽 두시까지 다음날 쓸 재료를 준비해두지만 그래도 재료가 빨리 소진돼 일찍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만큼 한 번 맛을 본 고객들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져 단골 고객을 확보,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오륙도수제순대는 매장 이름부터 메뉴 개발까지 ‘오륙도’를 타깃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전국 최초로 개발한 해물순대는 이곳을 들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맛보는 인기 메뉴다. “오륙도, 바다 하면 대부분 해산물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해산물을 순대에 접목해 나온 음식이 해물순대에요. 해산물은 그 종류가 방대해, 사람들이 그중 적어도 하나는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줄 거라고 확신했죠.” 전복, 새우, 대게 등 30여 가지의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순대뿐만 아니라 야채순대는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마늘, 당근, 양배추 등을 잘게 손질하여 만들었기에 거부감 없이 즐겨 먹는다. 또한 땡초순대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이곳은 수제 순대뿐만 아니라 뚝배기탕, 순대곱창전골도 주메뉴다. 뚝배기탕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사골로 건강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로 모듬수제순대와 고기, 야채, 버섯, 들깨에 사골국물까지 들어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또한 세 가지 맛으로 구성돼 있어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도 있다. 순대곱창전골은 푸짐한 수제 순대와 당면, 야채들이 가득 들어가 깊은 국물을 낸다. 함께 나가는 편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메뉴들을 손수 만들며 건강한 음식을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
‘순대’에 차별화를 꾀하다


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순대’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김경구 대표. 그는 어떤 계기로 많고 많은 메뉴 중 순대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공기업에 다니며 억대 연봉을 받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었다. “회사 생활을 해보니 종속적인 일보다 능동적인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템을 찾던 중 순대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순대는 지역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기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김 대표는 순대가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베이스 위에 서민 음식, 옛날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 이를 2차, 3차로 개발해 대중적이지만 차별화된 다양한 메뉴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음식이라 확신했다.


기존 방식 탈피, 시행착오를 거쳐 경쟁력 확보
기획부터 홍보까지 직접 발로 뛰다


그와 배우자 김보경 공동대표는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전국에 유명하다는 순대집과 맛집을 찾아 맛보고, 순대로 유명한 곳에서 직접 일을 배우며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국의 순대 집을 돌며 느낀 것은 아주 고전적인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었어요.” 순대하면 고기의 비린 맛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 대표는 이 비린 맛을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를 위해 창을 밀가루와 소금 등으로 계속해서 세척하여 잡내를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했다. 또한, 순대에 열을 가하면 속 재료는 팽창하고, 창은 수축하려고 해 터지기 쉽다. 이 때문에 온도조절이 중요한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번거롭지만 반복해서 냉기와 열을 가해 전골에 순대를 넣고 끓여도 쉽게 터지지 않는 그들만의 방법을 고안해냈다.
“오픈하기 몇 개월 전부터는 다양한 방식으로 순대만 뽑아 가장 기본이 되는 ‘순대의 맛’을 견고히 하기 위해 신경 썼어요.” 이들은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재료도 직접 공수, 혹은 거래처를 확보해 유통비를 절감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매장을 오픈했기에 그 입지 조건을 고려, 홍보를 위해 직접 인형 탈을 제작해 전단지를 돌리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두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일구어왔다.


서로가 최고의 사업 파트너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드려는 김경구 대표를 보고 불안하지는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보경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둘이 워낙에 맛집을 많이 다녔어요. 다니면서도 맛을 보고 감동만 하다 오는 게 아니라 그곳만의 차별화된 아이템이나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 눈여겨봤었죠. 그리고 남편은 경영, 기획, 마케팅에 소질이 있고, 저는 요리분야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둘이라면 뭘 하든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죠”라고 답했다. 이들은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며 사업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얼마 전 오륙도수제순대에 외국인들이 다녀가 음식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입맛에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는 김 대표. 그래서 그는 더욱 그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부산 호떡을 예로 들면 단순한 호떡에 씨앗을 첨가해 씨앗호떡으로  명물이 되었듯, 순대도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순대를 다양하게 개발해 옛날 음식, 서민 음식이라는 일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후에는 이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창원에 2호점 개업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을 가진 두 대표는 현재도 우리나라에 없는 계절별 수제 순대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구상 중이다.

“‘오륙도’하면 오륙도수제순대, 후에는 ‘부산’하면, 나아가 ‘대한민국’ 하면 오륙도수제순대가 떠오를 수 있도록 브랜드화하여 우리나라 대표 음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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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주연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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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수제순대, 대한민국 최초의 해물순대, 오륙도 명물을 넘어 대한민국 명물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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