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동네마다, 골목마다 크고 작은 카페가 있는 요즘, 흔하디 흔한 카페라지만 이번에 찾은 곳은 꽤 특별하다. 창원 도계동에 자리잡은 이곳은 오래된 주택과 낮은 아파트 사이 맨들맨들한 갈색벽돌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여,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맛있는 커피와 아늑한 분위기로 입소문이 난 앰버그리스를 찾았다. _구아리 기자


맛있는 커피를 위한 연구실 느낌
에스프레소 이탈리아노 챔피언십(EIC) 국가대표선발전 우승




고급스러운 레스토랑과 카페가 밀집한 창원의 번화가 상남동, 혹은 가로수길에서 다소 떨어진 곳인 도계동에 주택가들 속에서 자연스레 녹아든 카페 ‘앰버그리스’가 있다. 귀여운 고래가 그려져 있는 갈색벽돌 외관의 이곳은 밖에서 봤을 땐 어떤 곳인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다. 그 흔한 카페 간판도 없기 때문이다.
“카페오픈 전에 시장조사를 하면서 애초에 ‘의외성’을 염두에 뒀었어요. 특히 도계동은 인구밀도가 높은 것에 비해 특색있는 카페가 없더라고요. 지금 이 공간은 제가 찾던 그 느낌,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수 있는 장소에 딱 적합한 것 같아요.”
김현우 대표는 앰버그리스를 오픈하기까지 약 6개월이라는 다소 긴 시간이 걸렸고, 이는 모든 것을 셀프인테리어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카페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소품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신경쓴 모습이었다. 그는 요즘 트렌드인 하얀외벽에 밝은 조명 인테리어 대신, 아지트 느낌을 내기위해 어두운 색감의 페인팅과 낮은 조도의 조명을 선택하고 외관은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주변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을 살렸다.
“외부보다 내부인테리어에 더 신경썼어요. 외관이 화려해지면 아무래도 내부에 들어섰을 때, 손님들이 실망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문을 열고 들어오셨을 때, 의외의 느낌과 놀람, 그리고 편안함 이 세가지를 선사하고 싶었습니다.(웃음)”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키친 앞쪽에는 손님과의 소통을 위한 바(bar)도 마련했다. 실제로 커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바에 앉아 김 대표와 함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키친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이유도 로스팅을 직접 하며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실 느낌을 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카페 한켠에 자연스레 비치되어 있는 다양한 바리스타 자격증이 눈길을 끌어 그에게 원래 커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었는지 질문했다.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30세까지 커피는 맛이 쓰고 마치 한약같아서 아예 마시질 않았어요. 그러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28세에 일본으로 4박 5일간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첫 외국여행이기도 했고 일본에 머문 짧은 시간동안 문화적으로 굉장한 충격을 받았었죠. 거기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 다니던 직장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29세에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간 그는 80년이 된 카페에서 인생커피를 맛보게 되면서 본격적인 커피공부를 시작했다. 그 결과, 몇 년 전에는 ‘에스프레소 이탈리아노 챔피언십(이하 EIC)’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우승해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며 바리스타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


커피와 가까워질 수 있는 브루잉수업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커피를 제공하고파




김 대표는 커피의 대중화에 일조하기위해 브루잉수업 취미반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브루잉에 대한 이해, 3요소, 원산지별 맛 차이, 로스팅 단계별 맛의 변화, 다양한 추출도구의 이해의 총 5주과정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통해 누구나 커피를 손쉽게 배우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커피에 대한 특별한 감각보다는 수학공식처럼 기본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로스팅 단계별로,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커피도구를 앰버그리스에서 접하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죠.(웃음)”
그가 생각하는 가장 맛있는 커피는 취향이나 맛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 그 날에 마신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란다.
“소위 말하면 안티 없는(싫어하는 사람이 없는)커피요. 국제적으로 스페셜티 시장이 커지면서 산미가 많이 올라오는 커피가 유행하고 있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엔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거든요. 맛은 혀뿐만 아니라 기억, 정서, 역사, 공간이 주는 느낌 등 다양한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들이 선호하는 커피를 하고 싶어요.”
앰버그리스, 이곳의 마스코트가 고래인 것도 카페이름과 관련 있다.
앰버그리스는 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로 고급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휘발성을 억제하여 좋은 향을 최대한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게 한다고 하여 바다의 로또 혹은 바다의 선물이라고 불릴 만큼 귀한 것이다.
김 대표는 같은 의미에서 우리나라 카페, 커피역사는 그리 길진 않지만, 유럽이나 일본의 카페처럼 사람들과 커피로 소통하며 오랫동안 이곳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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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구아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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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래가 그려져 있는,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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