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이번 주 주간인물이 만난 특별한 주인공은 바로 하바울 진주영남예술제협의회 회장이다. 1949년 최초로 시작된 영남예술제가 지난 8월 11일, 진주 혁신도시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진주영남예술제 기획 단계부터 진행까지, 화려한 축제 무대 뒤에는 하바울 회장이 있었다. 울아카데미실용음악학원과 국제러시아어한국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로 감동을 전하는 가수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하 회장.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경남 진주의 발전뿐이다. 하바울 회장과 만남을 약속한 해운대그랜드호텔, 서구적인 미모에 매력적인 미소를 머금고 로비에 들어선 그녀에게서 호텔 밖 펼쳐진 바다의 시원함과 활기가 느껴진다. 설렘을 가득 안고 그녀와 마주 앉았다. _정효빈 기자


최초의 예술제인 진주영남예술제 부활에는 진주영남예술제협의회 하바울 회장의 땀방울이 담겨있다. 그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제1회 진주영남예술제’를 준비했을까.

“진주영남예술제에서 ‘영남’은 사전적 의미 외에도 ‘세기의 만남. 영원한 만남’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술제를 상징하는 로고는 아름다운 다섯 색상으로 구성돼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담고 있고요. 또한, 회모리 문양을 통해 ‘화합과 융합’의 의미도 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축제란 지역민들끼리만 즐기는 동네의 축제를 넘어 다른 지역, 먼 나라에서도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축제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진주시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교육과 관광문화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 하면 삼바가 떠오르죠? 브라질의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준 것이 축제문화잖아요. 진주시도 예술제를 통해 발전을 도모합니다. 축제기간에만 축제장이 되는 곳이 아니라 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찾아올 메리트가 있는 축제여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찾아오면 소비를 하고 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야 해요. 현재 진주에서 이 요건이 충족되는 곳이 바로 혁신도시이며, 진주영남예술제를 진주 혁신도시에서 개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예술제를 진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 예술제를 지배하다보면 결코 성장할 수 없어요.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예술제 발전 방향에 대한 마음가짐 자체가 다를 것이고, 예술제로써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고 봐요. 저는 진주영남예술제를 보령의 머드축제처럼 세계인이 찾아오는 축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이 예술제가 진주를 발전시킬 관광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다소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해 천천히 닦아내듯이 앞으로 많은 부분을 갈고 닦아 ‘진주영남예술제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허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속이 꽉 찬 내실 있는 축제, 더불어 예술제가 열리는 진주 혁신도시 내에 각종 관광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먼 해외에서도 기꺼이 진주를 찾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예술제에 저희 시장님을 초청했는데, 결국 오시지 않으셨더라고요. 이런 부분은 참 아쉬웠습니다.”

하바울 회장은 러시아어학원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쓴 저자이기도 하다. 그녀가 러시아어를 배우고 교재를 출판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남동생이 국제적인 교류를 작게나마 시작해보자고 권유해 러시아어를 배우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알파비트’도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에 편입학해 저보다 한참 어리고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다보니 자극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1년 동안은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정말 독하게 공부했어요. 교재에 실린 예문은 전부 달달 외울 정도였으니까요. 학교에서 배우는 교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어 교재는 전부 사다 읽기도 했어요. 그 시기에 든 생각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러시아어를 제대로 깊이 있게 공부할만한 교재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러시아어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되어있지 않아 교재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때부터 다양한 러시아어 교재를 탐독하며 저만의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다보니 어느 순간 저보다 2년 먼저 공부한 친구들보다 제가 저만치 앞서가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저를 ‘이모’라 부르며 쭈뼛대던 친구들이 ‘언니, 누나’하며 다가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곤 했어요. 이후에 제가 러시아어학원을 운영하자 당시 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수강생으로 저를 찾아오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학원으로 ‘러시아어 교재가 있느냐’라는 문의가 왔고, 학부시절 정리한 저만의 노트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러시아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어만의 독특한 언어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독학이 가능한 교재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던 차에 교재 문의가 들어온 거죠. 여러모로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전 세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24개국이나 되는 거 아세요? 진주에 정착하신 이주노동자 분들이 저를 찾아와 우리나라 말을 쉽게 배워가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보컬, 피아노, 재즈 등 음악에도 재능이 탁월해 현재 가수로 활발히 활동 중인 하바울 회장. 어린 시절부터 노래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고 하는데.

“살면서 ‘가수가 되어보지 않겠느냐’를 제안을 세 번이나 받았어요. 이런 저런 이유로 그 제안을 거절해왔지만, 세 번째 기회가 찾아왔을 땐 ‘가수’라는 단어가 저에게 다가온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서울에 오디션을 보러 다니곤 했는데, 유명 작곡가님께서 이른 아침에 제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신 적도 있어요.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작곡가분들을 직접 찾아 나섰지만, 가수와 작곡가 모두 곡에 대한 방향성이 같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정의송 작곡가님을 꼭 만나보라’는 권유를 듣게 됐어요. 그 이후 정의송 작곡가님의 번호를 어렵게 알아내 매일같이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작곡가님은 저를 전혀 모르셨지만 저를 알릴 수 있는, 제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하루에 한 번씩 꿋꿋하게 보냈어요(웃음). 그분을 향해 꾸준히 문을 두드리자, 비로소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작곡가님을 만나보니 확실히 다른 분들과는 다르시더라구요. 첫 만남이었는데도 이미 저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계셨어요. 직접 만나기도 전에 저라는 사람을 연구해주신 분이죠. 그분이 저에게 ‘당신은 이미자도, 주현미도, 패티김도 아니다. 당신은 하바울이다.”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참 기억에 남아요. 정의송 작곡가님을 만난 것 자체가 저에게 굉장히 큰 행운입니다. 그분의 진심을 느꼈고, 제가 처음으로 만난 ‘진정한 작곡가’이기 때문에 그분이 제게는 진정한 스승님이에요.”

스승인 정의송이 작곡한 ‘광야’라는 곡은 그녀에게 그 어떤 노래보다도 뜻 깊을 것 같은데....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피아노 선율이 굉장히 인상적인 곡이었어요. 도입부를 듣자마자 눈물이 핑 돌 정도였으니까요. ‘광야’라는 노래는 정의송 스승님께서 이육사의 시를 가사에 담아 저에게 주신 곡이에요. 이 특별한 노래가 반드시 대중음악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갈 겁니다. 현재 대중문화는 너무나 상업적인 색이 짙어요. 요즘 사람들이 7080 음악을 다시 찾고 있잖아요? 그 시절의 노래들은 굉장히 순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 실력 있는 가수들이 배출되어 다시금 순수한 자연의 노래를 부르는 시대가 와야 해요.
가수 하바울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창조’와 ‘영원성’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항상 온 마음과 영혼을 실어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노래를 듣는 분들이 감동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제 소중한 노래들을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로 녹음해 올 크리스마스에 정식 음반으로 발매할 예정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웃음).”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고 있는 하바울, 그녀가 꿈꾸는 내일은 무엇일까.

“저의 마지막 직업은 강연가예요. 전문분야를 가르치는 강의와 달리 강연은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달하는 일’이죠.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학력이나 커리어, 토익점수같은 ‘악세서리’만 강요당하고 있어요.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이야기를 하되, 진취적인 기상과 인성을 강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취적인 인물은 인성이 밝고 올바른 분들입니다. 김헌규 변호사님처럼 오랜 기간 한 길만 걸어오신 분이라든지, 정인후 진주시의원님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진취적 인물들이 진주시를 이끌어간다면 진주가 더욱 발전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도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나이 70세가 되면 러시아 책 번역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커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조그마한 라이브 카페도 운영해볼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로부터 ‘진주 혁신도시 산들로 55번지에 가면 좋은 라이브카페가 있다더라. 음악도 좋고 책도 읽을 수 있고. 그곳에 꼭 가봐야겠다’는 칭찬을 듣는 장소로 거듭났으면 해요. 그렇게 제가 한걸음 발을 디뎌 놓으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창조적인 아티스트가 56번지에서 또 다른 멋진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진주 혁신도시 산들로가 한국적인 독특한 소품도 판매하고, 훌륭한 커피와 음악도 즐길 수 있는 행운의 길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왕이면 길 이름이 ‘행운길’로 바뀌어도 좋을 것 같네요(웃음).
이런 식으로 하나 둘씩 특색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꾸며진 멋진 진주 혁신도시에서 진주영남예술제가 열린다면 얼마나 멋있을까요. 저라면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방문하고 싶을 것 같아요.”

이제껏 걸어온, 현재도 묵묵히 걷고 있는 그녀의 모든 발걸음이 경남 진주의 발전을 위한 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진주의 발전과 더불어 문화 예술의 세계적 교류와 활성화를 위해 쉬지 않고 달릴 하바울 회장. 마르지 않을 그녀의 열정을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진주시 국립 경상대학교 러시아어학 석사
•진주시 국립 경상대학교 러시아학 학사
•음악(노래)교육, 러시아어 교육
•한국어교육, 강연(스피치)교육
•모스크바 음악아카데미 음악학
•교육청 음악교육 강사, 시청 노래교육 강사
•러시아어 강사, 한국어 강사
•러시아 모스크바 한국문화 가수부분 공연 활동
•작곡가 장태민 30주년 디너쇼 초청 라이브 가수
•의령군 국가복지프로그램 전문강사 초빙/노래교육강사
•사천시 국가복지프로그램 노래교실 강사 초청/노래교육강사
•한여름밤의 꿈의 음악회 메인 초청 라이브 가수
•울아카데미실용음악학원 대표
•국제러시아어 한국어 학원장
•기기몬출판사 대표
•스토리텔링 노래교실 대표
•경남예술문화회관 공연 다수
•한여름밤의 꿈의 음악회 문화예술분과장 역임
•메인엠시 가수
•정의송 패밀리콘서트 다수 공연

•저서: 쉬운한국어 시리즈 학습교재(러시아어를 쓰는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교재)
• 앨범  ‘영원히 기억될 여인 하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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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영남예술제를 통해 경남 진주시를 세계인이 찾는 도시로 만들어야 합니다” 영원히 기억될 여인, 하바울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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