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자연과 건물이 일체가 된 듯 정원 풍경과 건축물이 잘 어우러진 토곡요(土谷窯)와 토곡정원. 통도사 근처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하고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다. 선명한 하늘과 초록색 자연 그리고 세련된 건축물은 한 폭의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밤에도 로맨틱한 경관으로 은은한 조명이 한 몫 한다. 주간인물은 자연과 더불어 힐링공간으로 호평받고 있는 토곡요(土谷窯) 도자기 갤러리카페의 참모습을 알리고자 이영풍 대표를 만났다. _신지원 기자

복합 문화공간으로써의 토곡요와 토곡정원은 커피와 음식만 단순히 먹고 마시는 곳이 아니라 감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토곡요(土谷窯)는 베이커리와 커피가 있는 카페이면서 도자기 전시실 관람과 구매도 가능한 점이 특색이고, 토곡정원은 레스토랑이면서 스몰웨딩, 각종 축하모임 등 단체 손님들에게 대관이 가능한 곳이다. 차로 3분거리 정도의 1.5km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고 두 군데 모두 이영풍 대표가 현재 운영 중이다.
토곡요는 커다란 통유리로 되어있는 건축물 앞에 멋진 정원이 펼쳐져 있고 실내로 들어가면 심플하면서 모던하다. 곳곳에 다양한 도자기와 벽에 걸린 그림들로 장식되어있고, 둥근 조명이 달린 높은 천장과 트인 전망은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토곡정원 역시 맛과 자연 공간이 어우러진 곳으로 영화에 나오는 웨딩 혹은 축하파티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전등과 야외 하얀 테이블세트들이 깔끔하면서 분위기 있게 보인다.
두 군데 모두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토곡 이경효’ 도예가이신 이 대표의 아버지 호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호 ‘토곡(土谷)’에 도자기를 만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기와굽는 가마 ‘요(窯)’를 합쳐 지은 이름이다. “도자기하시는 분들 작업공간은 ‘요’로 많이 끝나요. 가마 ‘요’자거든요. 원래 이 자리가 토곡요였으니깐 카페도 토곡요로 하고 레스토랑도 뭘로 할까 하다가 토곡정원으로 지었어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서 하고 있는 이 대표는 고모님과 부모님이 도자기 작업을 해오셨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도자기를 친숙하게 보고 자라왔고, 지금은 동양화를 그리는 아내까지 예술가 집안이다. 이 대표는 단국대 도예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와 도자기 작업과 카페·레스토랑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아버지가 롤 모델이라는 이 대표의 아버지를 향한 존경심은 컸다. “아버지처럼 최선을 다해서 아버지 발가락이라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평생 도자기만 하셨고 거의 없는 백지 상태에서 이 정도 만드신 분이고 다른 건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이 도자기만 하셨어요.” 이경효 도예가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작가로 도자기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분이다. “평생 정말 열심히 하셨고 잠을 줄이면서까지 작업을 하셨어요. 어머니는 그림을 그리시고 아버지랑 두 분 같이 작업하셨어요. 도자기에 그림 들어가는 것은 어머니가 다 그리세요. 저희 아내도 동양화하고 있어서 제가 만든 거에 아내가 그려주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랑 같이, 이 대표는 부인과 같이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건축설계와 인테리어하는 지인들의 도움도 컸고 실내공간은 부인의 손길도 많이 닿았다고 한다. “친구와 후배가 건축물 설계부터 인테리어 마감까지 고생 많이 했어요. 친구들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전등부터 식물 등 소품·공간 배치 등 세세한 것들은 아내의 도움도 컸어요(웃음).   벽에 걸린 그림들도 와이프가 그린 거에요.” 도자기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공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 대표는 나가서 보여주고 싶어 작품과 연계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자기가 많이 위축되더라구요. 전통 도자기를 좀 더 알리고 싶었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자기를 많이 팔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카페를 시작했어요.” 이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도자기 작가로서 작업을 계속 한다고 한다. “제가 커피나 음식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전문 직원들이 직접 해주고 저는 작업만 하고 운영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토곡요에서 사용되는 찻잔은 모두 만든 작품이다. “제가 만든 식기에 내고 싶고, 원두라든지 재료도 제일 좋은 것을 씁니다. 빵도 매일 매일 구워요. 저희는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은 하나도 없고 매일 전부 만듭니다.” 야외에서는 일회용이지만 실내에서는 직접 작업한 컵들이 사용된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가져가서(웃음) 그게 좀..” 만든 일정 수량에서 어느 순간 없어지기도 하고 cctv에 가져가는 것도 보이고 경찰이 잡은 적도 있다며 이 대표의 걱정도 있지만 그만큼 그가 작업한 도자기가 사랑받고 있는 사례다.
토곡요는 오픈한지 2년, 토곡정원은 오픈 한 지 몇 개월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탁 트인 전망과 자연·예술·맛이 공존 하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젊은 사람들이 전통도자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길 바래왔던 그의 마음도 통했다. “젊은 사람들이 도자기에 관해 관심을 많이 가져요. 평소에 많이 볼 수 없는 것들이니깐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런 것에 신기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구요. 나이 드신 분들은 도자기를 많이 좋아하시더라구요. 어떤 분은 구경할게 많다면서 차도 마시고 장시간 머물다 가시기도 해요. 주말에는 3대가 같이 오시는 가족분들도 많아요.”


토곡 이경효 도예가

편안한 곳으로 사람들이 오래도록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한다. “도심을 벗어나 정원을 베이스로 편안하게 와서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입니다. 저희가 뭐 하지마라는 게 거의 없거든요. 어느 정도 지킬 것만 지켜주시고 오시는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쉬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튀지 않고 꾸준히 걸어 나가고 싶다는 이 대표는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는 도자기 수강도 해볼 수 있고 문화예술적인 프로그램들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래된 주변 공간들을 활용해 다양한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는 이 대표는 평범함과 꾸준함을 강조했다. “포근하고 편안했으면 좋겠고, 성실하게 나아가고 싶어요.” 그의 도자기에 대한 열정과 오래 살았던 동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끝으로 ‘애 잘 키우고 화목한 가정 지속’을 언급하며 아이들과 아내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성실한 자세로 묵묵하게 나아가고 싶다는 이 대표의 행보가 기대된다. [1105]

 

주간인물(weeklypeople)-신지원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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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묻어나는 도자기 갤러리 카페, 아버지 호를 따서 만든, 마음의 여유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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