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코로나19 확산은 산업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외식업계 풍경도 바꾸어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며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배달앱을 통한 음식 주문이 보편화되며 외식업계는 홀 영업보다 배달 영업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주방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방’은 변화하는 외식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_정효빈 기자



‘1층 로드샵의 오너셰프가 되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상생의 공간, 지쿡



“지쿡이 가진 오픈 철학이란 고객과 셰프, 지쿡의 입장에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고객분들에게 오픈이란 자신이 먹는 음식이 조리되는 모습을 오픈된 공유주방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음식이라는 ‘신뢰’의 의미입니다. 셰프님들에게 오픈은 지하 또는 빌딩 고층에서 배달만을 위해 조리하는 환경이 아니라, 대로변 1층의 열린 공간에서 요리하기에 가족, 친구, 지인을 자신의 일터에 초대해도 로드샵 오너셰프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지쿡에게 오픈이란 열린 공유공간을 통해 고객과 셰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GCOOK(이하 지쿡)은 부산 최초로 배달과 포장(테이크아웃), 오프라인 매장운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오픈형 공유주방이다. 여지선 대표와 정재환 이사가 이끄는 이곳은 ‘최고의 셰프그룹이 맛있는 음식을 요리한다’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고 있다. ‘셰프의 자부심’을 첫 번째 가치로 내세우는 그들은 2020년, 부산시 연제구의 번화가 대로변 1층에 오픈 공유주방을 열었다. 공유주방의 상당수가 지하 혹은 지상 2층 이상에 사업장을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지쿡에 입주한 모든 셰프님들이 단순 배달음식 조리사가 아닌 오픈매장을 가진 오너셰프라는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셰프가 손님의 얼굴을 보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대폭 줄었잖아요. 홀 장사를 접고 100% 배달로만 업태를 바꾼 분들도 계신데, 내가 진정 셰프가 맞는지, 요리만 하는 기계는 아닌지 회의감이 느껴지신다는 말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작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내기만 하는 자신이 측은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고충을 공간을 통해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쿡이 갖춘 인프라와 운영시스템은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과 더불어 셰프와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구현됐다. 공유주방 내부로 들어서자 지그재그형 복도로 이어진 구조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다양한 브랜드들이 고개를 내밀고 방문자를 바라보듯 독특한 형태다. 입구에서부터 모든 입점업체가 한 눈에 파악되는 구조로 공간을 연출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공유주방 속에서 브랜드 각자의 정체성이 가려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이곳에서 성장해 훗날 본인의 이름을 건 사업장을 오픈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진 분들도 계신데, 그분들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충족시켜드리고 싶었죠. 또한 기존 배달전문 주방에서 요리를 하던 셰프분들의 경우,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이 있었으면 한다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바람도 갖고 계셨습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주방에 창문을 두어 내부로 햇빛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의 경우 어디에서 요리가 되는지 모르는 식당보다 고객이 기존에 이용하는 로드샵에서 배달을 한다거나, 본인이 직접 테이크아웃을 할 수 있는 매장에 더 높은 신뢰를 가지기 마련이다. 배달 라이더만이 공유주방 내부에 입장할 수 있는 일반적인 공유주방 운영시스템과는 달리, 배달앱을 이용한 주문은 물론 직접 공유주방에 방문해 음식을 포장해 갈 수 있으며,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를 하고 갈 수 있는 탁 트인 야외테라스도 마련해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공간·설비제공, 브랜딩, 매출분석까지….
누구든 도전할 수 있는 창업 기회 제공




오픈공유주방 지쿡이 가진 최대 경쟁력은 번화가 대로변의 주방공간을 적은 초기 투자금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배달앱 주문은 물론, 매장에 방문해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를 주문하고 1층 테라스 공간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갈 수도 있어 매출 채널을 다양화했고 자연스러운 손님 유입을 꾀했다. 이와 더불어 입주업체들에게는 한 달 간의 매출 추이를 분석해 그들의 영업 스케쥴 관리를 돕는 것 역시 타 공유주방과의 차별성이다.

이와 더불어 지쿡과 같은 빌딩에 입주한 공유오피스 비즈업과의 제휴를 통해 공유사무실, 회의실, 교육장을 우선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공유주방 내 별도의 다목적 공간을 마련해 셰프들의 휴식공간과 회의공간, 시식공간을 제공했다. 여지선 대표는 “음식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일하는 사람이 느끼는 만족감과 자부심은 그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일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입주 셰프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요리하고 쉴 공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음식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작은 스튜디오도 마련돼있어 새로운 메뉴 사진도 빠르게 업데이트하실 수 있어요. 가족이나 친구를 초대하기도 어렵던 공간에서 탁 트인 오픈 공유주방으로 입주한 뒤 일을 하면서도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는 말씀해주시고, 공간에 의해 생각의 전환이 된다고 하시니 저희로서는 감사할 따름입니다(웃음).”

오픈공유주방 지쿡은 대부분의 조리 시설 및 도구가 구비된 주방 환경을 제공한다. 셰프의 성향과 메뉴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 화구 구매를 제외하면 별도의 기자재 구비 없이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새롭게 요식업에 진출해 보고 싶은 청년창업자부터, 푸드트럭 사장님, 배달에 집중하고 있는 기존 로드샵 사장님, 지역 확장을 고려하시는 프랜차이즈까지. 공유주방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함께하실 수 있어요. 지쿡은 연산역 반경 500m 핵심 상권에 위치하고 있고, 반경 2km 이내에 사무실, 오피스텔, 주택가 및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복합지역으로, 주중과 주말 큰 변동 없이 다양한 수요층이 확보되어 있는 최상의 배달상권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기. 여지선 대표와 정재환 이사 역시 쾌적한 내부 조리환경과 위생 관리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 아침 청소전문업체를 통해 청소 및 재활용 분리수거, 생활쓰레기 처리 후 보안전문업체와 방제전문업체를 통해 항상 청결한 환경을 유지해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고자 한다고. 지상 1층에 위치한 지쿡은 환기에 용이해 각 주방의 창문을 개방하면 맞통풍으로 자연스러운 환기가 이루어지며, 점심과 저녁 하루에 두 차례 3시간씩 기계 환기 시스템을 가동해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쿡에 입주한 모든 주방의 셰프들이 매장 오픈 전 열 체크를 진행하고 있으며 손소독제 수시 사용,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 후 조리에 들어가는 등 기본에 충실한 위생관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생활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규모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배달음식은 생활화될 것입니다. 고객은 더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겠지요. 이때 저희 오픈공유주방 지쿡과 함께 한다는 것은 셰프님들께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요리환경이 제공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며, 고객님께는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브랜드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달라진 세상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 패턴 속, 요식업과 공유경제의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업의 본질과 사람에 집중하며 한 단계 나아간 공유주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쿡. 그들이 이어가는 새로운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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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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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에겐 자부심을, 고객에겐 신뢰를’ 부산 최초 오픈형 공유주방, G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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