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차디찬 12월의 어느 오후, 추위마저 녹게 할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김상규 교수를 만났다. 처음 만난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김 교수. 그의 온화한 성품과 교육 철학은 매우 닮아 있었다. 대학 교수로 긴 시간동안 참된 교육의 길을 걸어온 그는 자신의 고향인 정암 마을에서 만산 서원을 개원하였다. 동민들에게 책을 읽는 기쁨을 전해주고, 학생들에게는 공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정암 마을에서 새롭게 교육의 장을 연 그의 삶을 잠시 동행해 보자. _김무늬 기자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다



김 교수의 고향은 경남 의령군 정암 마을이다. 그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통해 경영학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고 40대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대학 공부를 시작했다. 50대에는 다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하여 89년도부터 경원대 교수로서 교육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경원대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말하면서 만산서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어렸을 때 매우 어렵게 공부를 했고, 배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만산서원을 만들어서 동민들에게 도서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리하여 2009년 개원한 만산서원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생들에게는 토론의 장이 되었다. 그 외에도 장학금을 마련하여 학기마다 정암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학업을 지속해 나가는 과정이 수월하진 않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패기를 보여주며, 현재까지도 만산서원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정암마을을 바꾸어 놓은
문화와 배움의 공간



만산서원은 2008년 9월 4일 제1차 개원 준비를 시작하여 같은 해 12월 17일 정암 마을 중 고등학생들과 공부모임을 결성했다. 이후 정암 만산장학회를 설립하여 스터디 그룹과의 상담 및 수업을 위한 교재선정에 착수했다. 2009년 2월 23일 열린 만산서원 개원식에는 정암동민 약 40명과 서울교수팀 15명, 그 외 10여 명 등 총 65명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매 년마다 10회에서 11회 정도의 교육을 실시하면서 장학증서 수여도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2011년 9월 13일에는 제6차 장학증서를 12명에게 수여하였다. 이후 김진덕 법우는 책 100권을 기증하고 숭실대 이원우 교수는 책 150권을 기증하면서 만산 솥바위 도서관의 장서는 지식으로 빼곡히 차고 있었다. 온 마을의 배움의 터로 널리 알리기 위하여 2010년 12월 7일, 의령군청에 만산서원을 등록하였다. 이제 온 마을의 자랑거리가 된 만산서원은 본격적으로 신간 문고를 구입하는데 온 총력을 기울였고, 좋은 뜻을 베풀고자 하는 분들에게 후원금 지원도 받게 되었다. 2012년에는 정암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의 독서생활화를 통한 건전한 여가의식 함양과 인격형성에 이바지하고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1차 독후감 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강의 계획과 장학금 지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암 도서관은 자비부담으로 장학금 기탁을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운영형태가 우수하고 열의와 타에 모범이 된다하여 타 지역보다 군 보조금도 많이 지원되고 있다.




제2의 만산서원,
그리고 또 다른 교육 쉼터가 이어지길 바라며


교수직 정년을 마치고 나서도 계속해서 연구와 강연을 통해 교육의 길을 걷는 교수들은 많이 보아왔지만, 자신의 고향에 직접 서원을 개원하여 마을 전체를 배움의 터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 생각을 기꺼이 실천에 옮겼고, 결국 마을 주민들에게는 독서의 장, 학생들에게는 공부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운치 있는 장서에 책을 가득히 채우고, 독후감 경진대회, 장학금 수여, 직접 강의도 하는 등 자신의 열정을 만산서원에 이롭게 펼치고 있었다. 그러한 김 교수의 적극적인 활동과 꾸준한 지원은 다른 교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는 정암 마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교육자들이 많아져서 더욱 더 널리 뻗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산서원을 발판삼아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독서의 참된 기쁨과 배움의 힘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길 바란다.   


Profile
- 1982년 3월~1984년 9월 : 동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 (경영학 석사).
- 1992년 3월~1996년 2월 : 청주대학교 대학원 수료 (경제학 박사).
- 2003년 7월 01일~2006년 2월 28일,  현재 : 경원전문대학 e-비즈니스과 학과장
- 2003년 7월 04일~현재 : 조달계약사, (사)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협회.              
- 2004년 4월 01일~2006년 2월 28일, 경원전문대학 e-비즈니스과 교수(정교수:正敎授).
- 2006년 2월 28일 : 경원전문대학 (e-비즈니스과) 정교수 정년
- 2008년 3월 01일~현재 : 경원대학교 경영대학원, 중소기업경영학과 외래교수
- 2009년 2월 23일 : 정암 만산서원(만산솥바위도서관) 개원
- 2010년 4월 : 의령초등학교를 빛낸 동문들(100년사책 48명 수록)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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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참된 교육의 장, 정암(鼎岩) 만산서원(晩山書院) - 만산(晩山) 김상규 만산서원 원장 / 前 경원대 교수 /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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