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2019년 하반기, 정치권의 여러 가지 이슈들로 인해 국민들은 반짝 스타같은 정치인이 아닌, 우직하게 한 자리를 지켜온 깊은 인품을 가진 정치인을 간절히 원하게 됐다. 정치인생 중 비리에 연루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개인 사생활이나 정치활동 상의 구설수도 없었던, 문자 그대로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만 시상하는 ‘백봉신사상’을 14회나 수상할 만큼 우직한 모습의 정세균 의원이 떠오른다. 그의 근황과 변함없는 소신을 담아보았다. _우호경 취재본부장  김현채 취재팀장  추치호 기자



여야 적을 만들지 않는 차분하고 조용한 카리스마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 의원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갖고 있던 꿈이었습니다”라며 말문을 연다.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정세균 의원은 어린 시절 선거 벽보를 보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생각하며 정치인의 꿈을 꿨다고. 이후 학문에 매진하며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 진학했고 고려대 학보사 기자, 총학생회장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지만 유신시대의 유신 헌법을 공부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유신 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하며 긴급조치로 재갈이 물린 언론 쪽도 포기하게 된다. 이후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했고,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재원으로 일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상무이사로 승진해서 수출업무를 맡아 기업인으로 활동하였으며, 동시에 미국 페퍼다인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여 실무 경험과 이론을 두루 갖추게 되었다. 1995년 당시 종합상사에서 성공한 기업인의 길을 걷던 정 의원의 능력을 높이 본 당시 김대중 총재의 제안으로 비로소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96년 고향인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제18대 국회까지 그 지역구에서만 내리 4선을 역임하면서 2003년에는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당 의장 대행, 2006년에는 산업자원부 장관, 2007년에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서울특별시 종로구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前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후보를 제치고 종로구에서 재선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1당 등극과, 여야 두루 적을 만들지 않는 차분하고 조용한 카리스마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여유롭게 선출되기도 했다.

정치인의 행보에 있어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과 철학이 있다. 정 의원이 정치에 입문해서부터 지금까지 늘 지켜온 것은 ‘신뢰의 정치’다. 그는 “신뢰는 기본”이라며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이는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회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해야할 덕목이자 신념”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정 의원은 “동료 정치인, 그리고 상대 정당 등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혼란한 국회가 지속되는데 현재 국회의 모습은 서로간의 신뢰는 고사하고 국민들에게조차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덧붙여 2019년의 대한민국의 정치국면을 지켜보며 “책임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머물러 정치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세균 의원은 현재 여권 내에 대표적인 실력파 관리형 정치인이다. 정 의원의 최고의 장점이자 무기는 정직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인데, 그는 민주당계 대표적인 정치인이지만 보수성향의 의원들과도 잘 어울리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 의원의 성향과 행보를 되짚어보면 정 의원의 정치철학은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정직하고 신사적인 정치라는 것이 더욱 명확해진다.


 현역의원 중 가장 많은 14번의 ‘백봉신사상’ 대상 수상


현재 대한민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시선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백봉신사상’이라는 특별한 상에 대한 의미는 조금 다르다. 매년 12월,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 및 동료의원들이 설문조사·평가·심사에 참여해 선정되는 백봉신사상은 독립운동가·제헌의원·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한 백봉(白峰) 나용균 선생을 기려 1999년 제정된 상으로, 가장 신사적 언행과 리더십을 갖추고 모범적으로 활동한 의원에게 주는 상이다. 정치적 리더십, 업적 및 성과, 교양과 지성, 모범적 의정활동 등 4개 분야별로 점수를 매겨 백봉신사상 신사의원 베스트 10명을 선정하고 그 중 최고점을 얻은 정치인에게 백봉신사상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최고의 평가가 될 수도 있는 백봉신사상 대상을 정세균의원은 무려 14번이나 수상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정치를 하면서 신념윤리(동기) 못지않게 책임윤리(결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의정 활동에 임하면서 항상 국민의 대표로서 품위와 당당함을 갖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것과 대화와 타협으로 한발 한발 성과를 내는 정치를 해 온 것을 바탕으로 적극적 자세와 신사적인 마음으로 정치를 하다 보니 주위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웃어보였다


종로구의 주요 현안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그로 인해 종로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서울시와 국토부 심사에 통과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서울시 도시철도 강북횡단선 계획 역시 확정되어 진행・추진 중이며, 교통체계 개선 부분에 있어서는 경희궁 자이2단지에서 서울역 방면 통일로 좌회전을 개통, 정동사거리 도로구조 개선사업 진행, 신설동역 교차로 대광고 방면 좌회전 차로 추가, 정성약국 앞 숭인동길 방향 좌회전 신호 신설, 천호대로 및 청계천 방면 직진 우회전차로 1개 확보 등이 이루어졌다. 율곡로 지하차도 개통 역시 연내 마무리 중에 있으며, 자하문로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통제 피해 최소화 대책 청취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 복지 부분에 있어서도 어르신 기초연금 올 4월부터 월 30만원씩 지급하기로 하고, 교남동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조희연 교육감과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수송동 ‘구립 선재 어린이집’ 과 창신동 ‘산마루 놀이터’ 를 개장했으며, 돈의동 쪽방촌 재정비 및 주민공동이용시설 ‘새뜰집’을 개관했다.

도시환경 부분에 있어서는 북촌, 이화마을 관광객으로 인한 주민보호차원의 관광진흥법 대표발의를 했다. 국유재산법 개정안 대표발의로 삼청동 지하주차장 건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으며, 부암동 무계원 남측 공영주차장 문화시설 설계를 진행 중에 있기도 하다. 평창동 마을버스를 확충하고 송현동 부지 공영개발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무형문화재 보전 및 전승개편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현행법령은 전수교육을 보조하기 위하여 해당 무형문화재에 대한 전승기량 등의 요건을 갖춘 사람을 전수교육조교로 인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수교육조교가 전수교육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전수교육조교가 전승기량 등의 요건을 갖추고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정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더라구요. 따라서 독자적으로 전수교육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전수교육조교의 명칭을 ‘전승교수’로 변경하고, ‘전승교수’가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의 전수교육을 보조하는 사람이 아닌, 전수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주체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함으로써 무형문화재 전승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제주도, 서울 북촌마을, 이화마을 등 일부 지역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이 나타나 주민의 피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관광진흥법을 대표발의했다. 시·도지사는 수용 범위를 초과한 관광객의 방문으로 자연환경이 훼손되거나 주민의 평온한 생활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며, 방문시간 등을 제한하거나 자연환경 또는 생활환경 보호를 위한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정주권 보호는 물론 지속가능한 관광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종로구민에게 전하는 한마디


“지방에서 올라온 저에게 두 번이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점에 대해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국회의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을 수 있게 되었고,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 거듭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국회의장 시절에도 지역구 관련 일들을 꾸준히 챙겨왔지만, 이제는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와 종로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국가와 국민, 더 좁게는 종로 구민들에게 받은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 점을 잊지 않고 제가 받은 모든 것들을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조용한 선거의 제왕, 조용하게 강력한 정치인이라는 정세균 의원의 수식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분야를 막론하고 뚜렷한 개성, 강인한 인상 등과 같은 겉모습의 화려함만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세균 의원의 정치적 행보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 볼 때, 그가 신뢰의 정치를 기본 바탕으로 지금까지 한국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신사적인 정치를 펼쳐왔다는 것에는 누구에게 물어도 이견이 없다. 앞으로 펼쳐갈 정세균 의원의 힘찬 정치 행보를 주목해본다. 


[1082]

 

주간인물(weeklypeople)-우호경 취재본부장, 김현채 취재팀장, 추치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信賴의 정치인! “정직하고 신사적인 정치,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로 거듭나야 합니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