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고운 도자기의 선을 따라 흐르는 작가의 섬세한 손길. 물레를 돌리는 작가의 손끝에서는 아름다운 예술혼이 피어난다.
김해 대청계곡의 맑고 청아한 소리처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지역사회에 맑은 울림이 되는 곳이 있다. 100여 평 규모의 교육 시설과 커리큘럼으로 경남 최초 교육청등록기관으로 인증된 도자기예술창고가 바로 그 주인공. 도자기를 생활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반, 취미반부터 전문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도자기공예기능사반까지……. 이에 주간인물은 도자기 예술의 문턱을 낮춰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_김정은 기자


울창한 산림과 시원한 폭포수가 흐르는 김해시 대청계곡길.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한 명소답게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경남 최초 도자기 교육기관이자, 365일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곳, ‘도자기예술촌’의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100여 평 규모의 도자기 교육장이기도 하지만, 공방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대청계곡의 경관은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전체 그림만 봐도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공간. 하물며 공방 내·외부에 전시된 각양각색의 도자기 작품들의 고고한 자태는 또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한참을 여기저기 구경하기 여념이 없는 취재진을 향해 최명원, 박현서, 전현선 대표는 온화한 미소로 따뜻한 차를 권했다.
“취미생활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체험활동을 넘어 디자인과 기술을 더욱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분들이 늘면서 기능사에 도전하는 수강생도 많은 추세에요. 하지만 도자기공예기능사 시험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기뿐 아니라 이론 교육도 전담해 촉망받는 도예가를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청 산하의 도자기학원으로 개원했습니다.” 
도가기공예기능사 시험은  실기뿐만 아니라 이론까지 갖춰야하는 고난도의 시험이다. 하지만 시중에 출간된 교재가 없기 때문에 필기 합격률이 30%에도 지나지 않는다고. “저희 역시 기능사를 준비할 때 어려움이 많았어요. 교재가 없으니, 데이터 수집부터 자료를 모으는 것에 몰두했죠. 지금도 그때부터 보유해온 학습 자료와 시험장에서 직접 수집한 자료로 수강생들과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1년에 한번, 서울과 담양에서 치러지는 도자기공예기능사 시험에 매년 응시하고 있다. 이미 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했지만, 수강생들의 합격을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교육장에서도 시험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과정 과정마다 세세한 작업이 필요해요. 시험의 합격 여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우리 수강생들이 탄탄한 기초 실력으로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실전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웃음).” 


수강생의 개성과 특성 표현하는 ‘열린 교육’ 
세 작가의 뚜렷한 작품 세계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도약



기능사반뿐만 아니라 취미반과 체험학습반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도자기예술창고. 김해에 위치해 있어 주민뿐만 아니라 창원, 양산, 부산 등 인근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단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교육장과 시설로 시간대별로 2~30명의 아이들과 각종 단체에서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손 물레 사용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들의 능숙한 가르침으로 모양을 잡는 도움을 받으며 체험자의 취향에 맞는 도자기가 완성된다. 아이들의 일일체험 수업에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곁에서 마무리 손질까지 돕고 있어 부모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높다.
이후 건조, 초벌, 재벌의 과정을 거쳐 잘 구워진 도자기는 2주 뒤 완성품을 받을 수 있다. 웅진씽크빅의 제안으로 협업하게 된 ‘놀이의 발견’ 앱을 통해서도 도자기예술창고의 수업을 신청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다.
촉촉한 진흙의 기분 좋은 촉감을 느끼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도자기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에 흠뻑 빠진 아이들. 이어 집안일에 지친 주부들이 새로운 활기를 찾는 모습까지.  그런 그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세 대표는 매주 수요일,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까지 어어 오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자기에 푹 빠져 있는 세 사람의 눈은 그들의 작품처럼 반짝인다. 국가기능사 물레반을 총괄하고 있는 최명원 대표는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온 도자공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6년 전, 미술을 전공한 딸의 영향으로 도예가로 활동하게 된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흙을 만졌다는 그는 트임 항아리와 같이 작업과정이 까다로운 고난도의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성공률이 낮은 작품을 완성할 때 만족도가 크다는 최 대표. 얼마 전 국내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전현선 대표의 작품은 도자의 선에 중점을 둔 섬세한 모양이 특징이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학도답게 디테일하고 꼼꼼한 완성도를 자랑하는데, 이러한 그의 색깔은 작은 소품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레와 수작업, 기능사반을 전담하고 있는 박현서 대표는 세련된 자태의 생활자기 작품이 대표적이다. 평범한 주부였다는 그는 5년 전 도예수업을 수강하면서 흙에 매료되었다고. 그의 작품은 실효성을 높인 작품이 특징이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의 고급스러운 작품으로 공방을 찾는 많은 여성에게 인기 작가로 통한다. 
보통 공방은 강사의 작품 성격에 따라 수강생들의 작품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 수강생들의 작품은 그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결과물만 보아도 누구의 작품인지 가늠할 정도다. “무조건 같은 모양을 똑같이 구현해 내는 작업은 지양하고 있어요. 수강생의 수준 향상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고 그들이 가진 감성과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을 서포트하는 것. 그것이 저희의 교육 목표니까요(웃음)” 



수강생들과 함께 각종 대회와 전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우리나라 도자기의 품격을 널리 알리고 있는 최명원, 박현서, 전현선 대표.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이 되고자 매년 공방에서 음악회와 프리마켓을 열기도 하고 공방 화장실을 개방해 관광객들의 편의까지 제공하고 있다. 도자교육을 넘어 지역민들이 문화적 향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된 ‘도자기예술창고’. 그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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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정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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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최초 도자기 교육기관, 김해 대청계곡길의 문화 활력소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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