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바야흐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8.1%로, 2012년 17.9%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이렇듯 반려동물이 가족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면서, ‘펫로스 증후군’ 현상 또한 함께 확산되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란 가족처럼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뒤 보호자가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일컫는 신조어로,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반려동물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 죽음의 원인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슬픔의 결과로 오는 우울증까지 그 양상이 다양하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반려동물 장례기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장묘시설과 미성숙한 의식으로 인해 국내 반려동물 장례율은 20%를 밑도는 것이 현실이다. 나머지는 생활 폐기물로 분류되어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거나 의료폐기물로 동물병원에 위탁 처리되며, 불법적으로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수 또한 적지 않다. 이러한 동물장례문화를 개선하고 확산하기 위해 김해 지역 최초로 문을 두드린 이가 있다. ‘펫로스케어’ 조중헌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반려인이 겪는 상실의 고통과 슬픔에 위로가 되고자’ 오랜 준비와 노력을 더한 끝에 발걸음을 내디딘 펫로스케어의 메시지를 주간인물에서 담아보았다. _김미동 기자



“동물장례문화를 선도하고 슬픔에 젖은 반려인의 마음을 위로하고파”
오랜 시간 남다른 열정과 신념으로 준비해온 ‘펫로스케어’


“펫로스 증후군의 고통과 상실감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슬픔에 빠진 반려인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이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이별과 함께 큰 슬픔을 경험한 뒤 펫로스케어 창업을 결심했다는 조중헌 대표.
“8년 전 기르던 강아지가 갑작스레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급히 반려동물 장례시설을 찾아 아이를 보내주었지요. 당시에는 상실감과 슬픔에 잠겨 알아채지 못했지만 후에 다시 되새겨보니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장례시설에다, 장례 과정이 모두 올바른 방법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더라고요.”
4년 뒤, 부모님이 키우던 강아지가 숨을 거두었을 때도 상황이 반복됐다. 조 대표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제대로 진행하여 편안하게 보내주자’고 굳게 마음먹었지만, 올바른 장례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족한 반려동물 장례시설과 체계가 아쉬웠습니다.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안착하고, 이별을 겪어본 경험자로서 슬픔에 젖은 많은 반려인에게 힘이 되고 싶어 펫로스케어를 구상하게 되었어요.”




이별의 아픔을 함께 경험한 아내와 반려동물 장례시설을 계획한 지 4년, 그들이 펫로스케어를 위해 달려온 길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김해 지역 최초로 동물장례문화를 위해 문을 두드린 그는 “체계적인 동물장례문화를 위해 해외 출장을 통한 연구부터 사업부지 선정, 건축 허가, 주민들과의 소통, 건립까지 어느 하나 쉬운 과정이 없었다”며 그간의 노력을 되새겼다.
“건립을 위해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부터가 길었습니다. 당시엔 담당 공무원조차 동물장례에 대한 해당 법규의 정보가 부족할 때라 함께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자체와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 끝에 동의를 구하는 일이었어요. 장묘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반대가 심했고,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습니다.”
주민들의 우려와 거센 반대에도 인식 개선을 위해 조중헌 대표는 꾸준한 노력을 이어갔다. 1년간 시청과의 협상 끝에 건축 허가를 받아냈고, 그는 다시금 주민들을 찾았다. 환경적인 우려에 대해 위험이 없음을 검증했으며, “나 또한 한 명의 소락마을 주민으로서 마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조 대표의 남다른 열정과 소통이 닿은 덕분일까. 주민들은 차츰차츰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리모델링, 조립식 등 단기간에 건축하기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튼튼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건축 공법을 택하여 신축했다”는 조중헌 대표는 “시설이 오래도록 변화 없이 유지되어 가치가 지속되어지고, 그로 인해 보호자분들께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제 바람”이라며 남다른 소신을 내비쳤다. 실제로 넓은 부지와 함께 깨끗하고 아름다운 외관과 내부시설을 자랑하는 펫로스케어는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배웅할 수 있도록 넓은 추모공간뿐 아니라 남은 가족들이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각각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허가부터 건립까지 무척 긴 시간이 걸렸지만 모든 과정이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 온 만큼, ‘펫로스케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이별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개별 추모실과 개별 참관실, 넓고 편안한 시설
연중무휴, 24시간 준비된 프리미엄 장례서비스
“마음껏 슬픔을 발산하고 편히 쉴 수 있는 ‘펫로스케어’가 되겠습니다”



전 직원이 반려동물장례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펫로스케어는 강아지, 고양이, 앵무새, 거북이 등 모든 반려동물 장례를 진행할 뿐 아니라 최대 규모의 화장시설과 부지를 갖추고 있으며, 남다른 프리미엄 장례서비스를 통해 갑작스러운 이별로 슬픔에 잠긴 반려인을 위로하고 있다.

조중헌 대표는 “슬픔을 다루고 이겨내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죄책감 등의 감정을 슬픔에서 떼어내고, 충분히 슬퍼한 뒤에야 비로소 그 슬픔을 이겨내고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픔을 억누르고 참으면 제대로 이겨낼 수 없습니다. 충분히 슬픔을 소진하고 나서야 비로소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겨요. 때문에 부가적인 감정을 떼어낸 슬픔을 인정하고 같은 슬픔을 겪는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극복해나가야 하죠. 이를 위한 ‘펫로스케어’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했고, ‘반려동물과의 마지막 순간을 충분히 슬퍼하고 배웅할 수 있는 공간이 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실제로 펫로스케어는 염습 후 추모식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충분히 추억한 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독립된 공간에서 직접 화장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각각의 참관실이 마련되어 있다. 반려동물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며 추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추모 과정이 되는 셈이다.

이후 수습된 유골은 유골함에 담겨 2층에 위치한 봉안당에 안치되거나, 반려인이 직접 지니며 추억할 수 있도록 스톤으로 제작된다. 조중헌 대표는 “펫로스케어의 ‘오브제 스톤’은 첨가물 없는 100% 순수유골로만 제작되며, 반려동물을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어 최근 반려인들이 많이 찾는 방법”이라며 “봉안당에 안치된 아이들 또한 보호자가 편히 찾고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을 마련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낮은 천장과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조명과 독립된 추모실, 참관실뿐 아니라 반려인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도록 넓게 조성된 로비 또한 ‘마음껏 슬픔을 발산할 수 있도록’ 조중헌 대표가 각별히 신경 쓴 배려의 결과다. “이별의 순간은 늘 갑작스럽기에, ‘연중무휴 24시간’ 장례를 준비한다”는 조중헌 대표에게서 남다른 열정과 책임감이 엿보였다.
“슬픔을 이겨낸 보호자의 ‘덕분에 아픔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는 말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껴요. 슬퍼하던 보호자께서 돌아가실 땐 비로소 편안해지는 모습에 이 길을 택한 이유를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반려인이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늘 펫로스케어의 역할을 되새길 것”




“올바른 동물장례문화는 펫로스 증후군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펫로스케어가 이름처럼 슬픔에 잠긴 반려인들이 그 슬픔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펫로스케어의 성장을 통해 동물장례문화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 조중헌 대표는 “부산·경남의 유기견보호센터를 선정하여 유기견 장례 서비스 지원과 후원 진행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자체 협약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무료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이별의 순간, 저희의 역할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반려인이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별의 순간은 물론, 그 전후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별을 준비하고, 겪고, 이겨내는 모든 과정에서 펫로스케어가 치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다가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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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헌 펫로스케어 대표 - 반려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마음을 보듬는 ‘펫로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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