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 대구 중구 북성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열심히 길을 걷는 이들부터 ‘대구 중구 근대로의 여행’ 골목투어에 나선 관광객까지 심심찮게 만나는 이곳에 화제의 장소가 생겼다. 바로 북성미담이 그 주인공. 공유공간으로 작가들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북성미담’도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이곳에서 제조 되고 있는 꽃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 브랜드 ‘북성미인’ 역시 심상치 않은 향기를 풍긴다. _김정은 기자

도심 한복판에서 세월의 흔적을 되짚으며 걷는 것이 매력적인 대구 경상감영.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 산책로의 사연을 지나다 보면, 현대적 감성과 특유의 낡은 멋을 풍기는 적산가옥 한 채가 등장한다. 푸른 정원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도 눈에 띄지만, 꽃으로 만든 차와 향수, 화장품, 막걸리까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월의 더께가 묻어있는 건물이지만, 적산가옥만의 특색 있는 형태와 멋이 마음에 들어 3년 전 창업한 ‘북성미담’을 이곳으로 이전했어요.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꽃차와 가죽공예, 천연염색, 생활자수, 패브릭 소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문화 공간이자 ‘공유 공간’입니다. ‘북성미인’도 이곳에서 제품을 제조·생산해 출시하고 있어요.”

북성미담과 북성미인이 창업한 배경에는 북성로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컸다고 한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놀이가 일이다'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북성로 뽀로로파' 모임을 만들게 되었고, 그들의 재능과 뜻을 모아 만든 브랜드가 '북성미인'이라고.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소소한 모임은 어느새 어엿한 회사 상호로 바뀌면서 ‘북성미담’으로 성장했다.


북성로 주민들과 함께 만든 따뜻한 이야기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유기농 블랜딩 꽃차 
세상의 모든 연결고리 ‘북성이음주’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한 브랜드를 목표로



유기농으로 재배한 꽃으로 차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북성미인’을 창업했다는 김사임 대표. 재배부터 꽃차 제조까지, 모두 정성으로 직접 만들고 있다. 꽃차뿐만 아니라 디저트와 막걸리, 화장품, 향수까지 출시하며 꽃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 시작은 무엇일까.
“경북 청도에 농장을 마련해 감잎차 제다(製茶)를 시작으로 입문했습니다. 감잎차도 물론 몸에 좋지만, 단일 품종의 단조로움이 제게는 크게 흥미롭지 않았어요. 우연히 꽃차를 접하게 되면서 향, 맛, 색의 조화로운 삼미(三美)의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었죠(웃음).”
재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향과 맛 개발에도 주력해 온 그. 블랜딩한 꽃차를 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궁합이 잘 맞는 몇 종류의 꽃을 블랜딩하여 북성미인 꽃차를 만들고 있어요. 때문에 많은 종류의 꽃이 필요해 꽃차인들 끼리 3년 전부터 협동조합을 만들어 서로에게 필요한 꽃을 조달하고 있어요. 꽃의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건강하게 키운 꽃을 서로 보급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지역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이기에, 대구나 경북이 고향이 아닐까라고 으레 짐작했지만, 취재진의 예상은 빗나갔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9년 전 대구로 내려오면서 지역의 정서와 문화에 매료되었다고. 이어 대구에 정착하면서 김 대표는 목표가 생겼단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후 사회생활도 했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경력과 단절돼 아쉬움이 컸어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과거를 되짚어 보며 무엇이든 배우러 다녔어요.” 이후 발효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폭넓은 지식 습득을 위해 대구한의대 식품약리학과에 진학한다. 졸업 후에도 발효에 대한 관심으로 발효식품 개발에 몰두하며 꽃차 개발에도 주력했다. 발효전문가로 명성을 쌓는 와중에도 꽃이 가진 치유 에너지를 통한 힐링 요법을 전파하며 국내 최초 플라워소믈리에로 활동도 이어갔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그의 다음 출사표는 막걸리와 꽃차를 혼합한 ‘북성이음주’로 이어졌다.



북성미인의 ‘북성이음주’는 술을 만들 수 있는 반가공 형태의 제품이다. 팽화 미와 보리를 첨가한 재료와 누룩을 섞어 발효한 혼합발효제, 그리고 꽃차로 구성된다. 이 재료들을 적절히 배합하면 3일 뒤 술이 완성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꽃차와 막걸리의 만남이지만, 내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이렇게 환상의 궁합이 또 없다.

“일제강점기에 북성로에는 술집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막걸리를 많이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희가 막걸리를 만들 때마다 술이 잘 빚어져서 놀랐어요. 그리고 합성감미료를 넣지 않고 막걸리의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꽃차를 활용하게 되었죠. 이후 대구한의대와 산학협력을 맺어 북성이음주를 개발해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꽃차와 만난 ‘북성이음주’는 장 건강과 숙취해소에도 탁월하지만, 차에서 우러난 자연스러운 단맛이 풍미를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가공 형태로 만든 이유도 분명하다. 북성로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없다는 것에 착안,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한국의 막걸리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반가공 형태의 막걸리를 고안해 냈다. 막걸리 다음으로 김 대표가 도전할 제품은 선식이다. 누구나 가볍게 섭취할 수 있는 선식에 식감을 더해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라고.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하고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나아가며, 지역민들과 수익을 나누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식품제조, 가공업
•화장품제조, 판매업
•대구한의대 산학협력업체
•대구한의대 가족기업
•경북디자인센터 지원사업
•중소기업 지원사업
•북성로 마을기업
•꽃차 협동조합
•MBC
북성로이음주 방송출연
•KBS 라이브투데이 꽃차 방송출연
•대구신문 특집기사
•사회적기업 협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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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정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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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북성미인' - 김사임 북성미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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