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아늑하고 쾌적한 숙소는 완벽한 여행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경비를 절약하고자 하는 여행자라고 한들 하루의 끝을 편안하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 이러한 가운데 국내 하이앤드 디자인 호스텔로 주목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전남 순천시 조곡동에 자리한 ‘바구니호스텔’이다. 호텔 수준의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이곳은 합리적인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순천을 찾는 수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_정효빈 기자



“바구니호스텔을 방문하는 것이 순천을 찾는 목적이 되고, 이를 통해 순천이라는 도시가 가진 진가를 많은 분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스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생태수도 순천. 푸른 나무가 길게 늘어선 순천 동강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회색빛을 띤 모던한 건물 한 채를 마주하게 된다. <2017 굿디자인어워드>와 <2017 순천시의 아름다운 건축상>의 비주거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바구니호스텔’은 원거리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축물이다. 현대적이면서도 따스한 감성이 묻어나는 호스텔 내부로 들어서자 로비 뒷편에 자리한 수많은 바구니와 순천시 여행지도, 엽서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바구니호스텔은 탁 트인 전망과 편안한 잠자리, 여행객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눈을 즐겁게 하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호스텔 내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카페 겸 펍은 수제 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한 순천의 핫플레이스이며, 플리마켓 운영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임광필 대표는 바구니호스텔을 운영하는 동시에 활발한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료인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에게 호스텔을 운영하게 된 계기를 물으니, ‘대학 시절 떠났던 배낭여행에서의 추억 때문’이었다고. 특정 명소가 아닌 여행 내내 묵었던 호텔에서의 즐거운 경험이 그에게 ‘나도 좋은 기억을 남기는 호텔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했다. 이후 서울의료원의 센터장을 지내며 바쁜 생활을 이어가던 임 대표에게 유일한 낙은 1년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일주일간의 휴가였다. 소중한 휴식의 시간, 그의 여행은 유명관광지 위주의 코스가 아닌 특색 있는 디자인 호텔을 찾아다니는 일정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연일 숨 가쁜 나날을 보내며 꿈은 조금씩 잊혀져가고 시간도 훌쩍 흘러가 버렸다고. 자유로운 성향의 임 대표에게 서울에서의 빡빡한 일상은 권태로 다가왔고, 그는 도심을 떠나 다시금 고향인 전라도로 돌아오게 된다.

“순천에 내려온 지 2년 정도 지났을 즈음에 ‘내일로 기차여행’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방학을 맞은 많은 대학생들이 순천을 찾아왔는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숙소가 많지 않더라고요.”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숙소의 부재를 실감한 임광필 대표는 다시금 마음속에 품어온 꿈을 들여다보게 됐고, 그의 절친한 고교 시절 동창들을 불러 모아 함께 바구니호스텔을 운영하게 된다.
‘우리가 행복하면 다른 이들도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 데 모인 세 사람이 이 공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상호인 ‘바구니’라는 물건이 가진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노란 바구니 속에 숙박 시 필요한 각종 편의용품을 소담히 채우고, 방문객들을 위한 여행정보와 각종 서비스, 유쾌한 여행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가득 담았다.

“바구니는 꼭 필요한 무언가를 담는 물건이잖아요? 식구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담고, 누군가에게 건넬 선물을 담기도 하고요. 또, 호스텔에 가보면 사람들이 세면용품과 갈아입을 옷가지를 수건에 돌돌 말아서 들고 다니잖아요. 그 모습을 보고 유용하게 사용할 바구니 하나는 꼭 제공해야겠다는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바구니호스텔이 들어서며 비어있던 순천 조곡동 일대에 상권이 형성되기도 했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임 대표. 의료인의 길만을 걸어온 그가 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며 크고 작은 좌절도 경험했지만, 바구니호스텔을 운영하며 다방면으로 사업제안을 받아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됐다. 현재는 그가 처음 채용했던 바구니호스텔의 직원과 함께 베트남 현지에서 의료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더불어 임광필 대표는 현재 국내 바구니호스텔 2호점 오픈 준비단계에 있으며 호텔, 요양병원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며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호텔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금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식사와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병원과 호텔의 서비스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리조트처럼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국내에 선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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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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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속에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 추억을 선사하는 하이앤드 디자인 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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