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부산동래구불교연합회는 지난 3월 11일 효심사에서 이·취임 법회를 봉행했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효문 스님은 종단을 아우르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열린 포교로 친숙하게 다가가는 불교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나타냈다. 주간인물은 소외된 이웃을 향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며 불교계 화합과 발전을 이끌고 있는 인물, 효문 스님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불교, 절대로 어렵지 않습니다. 불교를 이해하는데 불자들은 하루 1시간 교리를 읽고 열흘을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불교의 교리는 한마디로 ‘바른 생활’이에요. 부처님의 말씀이 삶에 배여 나올 수 있게 불자들을 이끄는 것이 저의 소명이죠.” 환한 웃음으로 쉬운 불교를 말하는 효문 스님.
그는 열린 불교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범어사에서 출가한 효문 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범어사 승가대학, 동원과학 기술대학교 보건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효심사 주지로 효심공동체 대표를 맡아 효심밥상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시대의 발맞춘 젊은 포교로 화제가 됐다. 매일 새벽 예불을 마치고 금강암 아침 산책을 통해 얻은 영감과 불교 교리, 생생한 삶의 메시지를 담은 카카오톡을 신도들에게 보냈다. 5년 동안 카톡을 통해 소통한 불자는 500여명.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불교 교리를 쉽게 푼 이야기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불자들을 통해 약 2만 명의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고된 삶에 불심을 잊고 살던 불자의 마음을 되돌리는가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사람의 마음을 다잡게 하기도 했다고. “매일 아침 새벽 예불을 드리고 금강암 내 등산로를 걸으며 좋은 영감을 얻곤 했어요. 그리고 등산로를 내려와 꼬박 3시간 동안 교리 공부를 해야 불자들에게 전할 내용이 정리가 됐어요. 공을 들인 만큼 그 내용이 좋다며 공감하는 불자들도 많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희망을 얻었다는 이도 많았죠. 그렇게 5년, 수많은 불자들과 문답을 나누는 과정에서 공통된 걸 발견했어요. 불자들이 묻는 질문이 대게 5가지로 축약되는데 이것이 곧 불교의 핵심과 맞닿아있더군요. 이것을 제 나름 정리한 것을 ‘체계적 불교학’이라고 정립하게 됐습니다.”

효문 스님의 ‘체계적 불교학’은 풍진 세상을 사는 평범한 불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명쾌하게 ‘불교란 이것이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 불교학의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에요. 첫째, 죽음, 둘째, 부처님과 그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에 따르는 교단에 귀의함을 말하는 삼귀의[三歸依], 셋째, 뿌린 대로 거둔다는 업인과보[業因果報], 넷째, 과거의 죄업을 닦기 위한 기도참회, 다섯째, 공양입니다. 사람은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종교를 찾고 이를 통해 부처님과 그의 가르침과 교단에 귀의하게 되며 결국 뿌린 대로 거둔다는 업인과보[業因果報]의 진리 앞에 업을 닦기 위한 기도참회와 복을 짓는 공양을 하게 되죠. 대개 평범한 불자들의 고민과 심오한 불교의 진리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불교를 어렵게만 여기지 말고 불교의 교리를 올바로 알고, 꾸준한 수행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말씀이 묻어날 수 있도록 살아간다면, 그것이 불자로서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포교를 하기 위해서 그는 더욱 낮아졌다. 편안하게 수행에 정진할 수 있는 산 속 사찰을 떠나 동래시장에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와 도시락 배달 봉사를 시작한 것. 수년째, 흔한 정부지원금도 변변한 후원금도 없이 효심사 7층에 무료급식소 효심밥상을 꾸려나가고 있는 그는 “어려운 어르신들을 가까운 곳에서 보니 배고픔을 해결하기보다 더욱 절실한 문제는 외로움”이라면서 “열악한 재정문제를 개선할 금전적 지원만큼이나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수안동, 동래시장 앞에 위치한 효심사는 불자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도량이다. 7층 무료급식소를 비롯해 6층에 마련된 불당에서 불자들과 종파를 떠난 다양한 불교 지도자들과의 소통과 화합이 이뤄진다. 최근 부산동래구불교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로 효문 스님은 주변을 돌아보며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앞으로 부산동래구불교연합회 활성화와 포교를 위해 시대상에 맞는 젊은 포교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사업을 주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파를 떠나서 회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사업과 시대상에 발맞춘 젊은 포교로 연합회 발전과 불교 진흥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불자들의 삶 속에 다가가는 불교문화, 종파를 떠나 소통과 화합의 정신으로 발전하는 연합회의 내일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효문 스님은 교육 및 지역 활동으로 △종교인 과세 교육, △SNS 교육, △환경보존 및 자살예방 캠페인,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등을 들었다.

끝으로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해서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하느냐는 질문에 효문 스님은 한국 불교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 불교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 변화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교 융성을 위해 자정적 쇄신과 더불어 불자들의 삶에 다가가는 포교가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적인 불교의 모습에 오늘날 불자들은 많이 지쳐있습니다. 이젠 사찰도 찾는 불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해요. 그래야 가족단위로 휴일에 사찰을 찾는 불자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교육, 여가 등 생활 속에 불교가 녹아들 수 있도록 시대상에 발맞춰 새로운 변화를 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효심사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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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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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문 스님 효심사 주지 / 부산동래구불교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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