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대학병원의 사명은 최상의 진료와 연구 그리고 후진 양성에 있다. 작년 초, 취임사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겠다”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하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원장. 환자 중심의 선진의료로 거듭나기 위한 계속된 노력으로 고대안암병원은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4차례 연속 인증 성공과 함께 국가고객만족도(NCSI) 종합병원 서비스업 부문 NCSI 조사 결과 3위를 달성하는 등 쾌거를 이루며 미래의학 100년을 책임질 핵심 의료기관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개선노력을 펼쳐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의료계를 이끄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박 원장. 이른 봄, 설렘을 안고 그와 마주 앉았다. _김유미 국장



책임감으로 들어선 ‘의사의 길’
끝없는 스트레스 속에도 회복된 환자 보며 치유해



경상북도 군위군 작은 시골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 원장.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책임감 강한 아이로 성장한 그는 유년기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은 자신을 평범한 모범생으로 기억할꺼라 회상한다. “아버지는 재능이 많은 분이셨지만 건강하지 못하셔서 안타깝게도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한평생 살다 가셨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하셨지요.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도 지혜롭고 현명하신 분이셨습니다.” 박 원장의 어릴 적 꿈은 외교관이었단다. 하지만 사회변화와 흐름에 관심이 많으셨던 어머니는 집안이 여유롭지 않으니 문과 보다는 이과 쪽으로 전공을 선택하길 조언하셨고 결국 그로인해 의료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그 어렵다는 의학 공부도 ‘생각보다 할만하더라’는 긍정 마인드의 그에게도 힘든 일들이 닥치곤 했다. “ 약 20년전 환자를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의욕적으로 수술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아서 보호자들과의 다툼이 있었고 결국 소송까지 갔을 때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동안은 ‘계속 수술을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했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이 됐지요. 그 후로도 전공이 정형외과 종양분야다 보니 간혹 치료 결과에 대해 시비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힘든 시기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생각을 갖곤합니다. 지금은 압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진심을 갖고 정직하게 대하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젊은 의사 시절에는 그런 것이 잘 안되거든요.”

박종훈 원장의 집무실에 들어가면 인촌 김성수 선생이 쓴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액자가 걸려있다. 이는 박 원장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공적인 일을 우선하고 사적인 일은 뒤로 한다.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읽혀진다.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대안암병원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비난을 받기 마련”이라며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큰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얻어지는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가장 기본이자 생명 존중을 위한 최고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박종훈 병원장이 이끄는 고대안암병원의 미래는 바로 이 ‘안전’에서부터 시작한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4차례 연속 인증 성공 -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안전한 병원



고대안암병원은 작년,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4차례 연속 인증에 성공하면서 명실공히 최고 의료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 평가기준이 한층 강화된 6번째 인증기준집으로 4차 인증까지 받은 병원은 고대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다.
국제 사회에서 JCI 인증은 환자들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 개선해 환자의 안전은 물론 의료 서비스의 질적 보장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서부터 귀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 즉, 진료와 진단 과정, 의료장비의 수준, 감염 및 환자 안전 프로세스, 시설관리 등의 현장 심사가 이뤄졌으며 주목할 점은 진료를 줄이지 않고 평소의 모습 그대로 조사에 임했다는 것이다. 더욱 강화된 인증기준에도 불구하고 평소대로 진료하며 조사를 받은 것은 JCI 기준을 준수하는 시스템 하에서 10년 간 이어온 고대안암병원의 안전문화가 이미 JCI 기준 이상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한 것이다.
고대안암병원이 처음 JCI 인증을 획득한 2009년에 박종훈 원장은 당시 적정진료관리위원장으로서 JCI인증을 총괄했다. 단 번에 성공으로 이끌어 내며 병원이 국제적인 의료기관으로 공인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JCI인증이 필수인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 안전이라는 기본을 되새기고 내실을 다지는 자발적인 개선활동이자 환자사랑의 실천으로서 2차, 3차, 4차 평가를 차례로 거치며 10년 간 스스로를 담금질해왔다.
“과거의 의료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가 존중받는 것이었습니다. 병원마다 최신의료장비를 구비하고 호텔같은 병원, 라운지같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지요. 이제는 겉포장보다는 완벽을 기해야할 때입니다. 안전한 의료서비스로 의료사고를 없애는 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며, 환자 안전이야말로 의료기관이 제공해야할 최고의 가치입니다.”


최소수혈외과병원의 실현
- 대한민국 의료 트렌드 바꿀 혁신적 도약



고대안암병원은 이번 JCI인증과 더불어 환자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작년 10월 1일에는 무수혈센터를 개소하고 아시아 최초의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최소수혈외과병원을 준비하기 위해 각 진료부서와 지원부서 등 다양한 파트의 협력으로 무수혈센터를 개소하고 프로토타입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고대안암병원은 아시아 최초의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서 의료의 패러다임을 이끌 전망이다.




수혈은 사람을 살리는 의술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을 가지고 있어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시행되어야 한다. 병원이 추구하는 최소수혈은 반드시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수혈을 하고, 수혈이 없어도 지장이 없는 환자에게는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을 활용해 최대한 수혈을 피하여 부작용 및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 것이며, 환자혈액관리와 같은 의미다. “타인의 혈액은 아무리 관리가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내 몸에 들어오면 내 몸의 면역계가 타인의 혈액에 대해 거부반응을 하게되면서 그들끼리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즉 사람을 살리려고 한 수혈이 내 면역계와의 전쟁을 통해 오히려 수술 후 감염이나 회복에 취약하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수혈받은 환자가 수혈을 안 받고 치료한 환자에 비해 감염율, 사망율등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대부분 잘 모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혈액은 매우 복잡한 장기인데 혈액을 그저 붉은 수액 정도로 인식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지난 1세기를 통해 확인된 것은  당장의 대량출혈 상황이 아니고는 대부분의 경우 수혈이 환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혈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고요”라고 설명하면서 “수혈을 일종의 장기 이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까운 미래에는 인구 구조상 헌혈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혈액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헌혈가능인구는 16세에서 69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인데,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약 3,900만 명인 헌혈가능인구가 해가 갈수록 급감하여 2050년이 되면 2,900만 명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혈액을 받을 수만 있는 노년층은 급격히 늘어 혈액관리를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곧 혈액파동 사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은 이미 2013년부터 수혈관리프로그램을 구축하며 혈액관리에 힘써왔다. 수혈관리프로그램은 의료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수혈가이드라인을 확인하여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혈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수혈을 줄이기 위해서는 출혈을 줄여야 할 터, 병원은 출혈을 줄이는 다양한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수술 전 철저한 계획하에 고용량 철분제, 조혈촉진제 등을 처방하고, 정밀한 수술을 집도해 수술 중 출혈을 줄이며, 셀세이버 등의 활용을 통해 자신의 혈액을 다시 수혈받는 자가수혈을 실시한다. 수술 후에도 수술부위에서 배액관을 통해 발생하는 출혈을 최소화 하기위해 수술부위안에 국소지혈제를 삽입했다가 일정시간 이후 제거하여 배액관 출혈을 1/3이하로 줄인다. 수술 뿐 아니라 검사를 위한 채혈을 체계적으로 하여 환자의 혈액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친다. 박 원장은 “종교적 신념을 비롯해 다양한 사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들도 이제는 최상위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하며 “의료 소외계층 없이 전 인류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다시금 최소수혈외과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지정한 ‘연구중심병원’,
기술이전, 제품화, 자회사 설립 등 연구성과
‘연구-지식재산창출-사업화’ 선순환 구조



또한 고대안암병원은 정부가 지정한 연구중심병원으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면서 이미 선도적인 연구기관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정부로부터 정밀의학과 미래의학의 첨병역할을 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더 나은 미래의료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다수의 센터를 중심으로 최고의 교수진들이 최상의 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고대안암병원을 다녀간 수많은 환자분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최상, 최첨단의 진료를 위해 모든 교직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 원장은 “그동안 더 나은 진료환경을 위해 노력해 온 일환으로 지난 2017년 09월, (가칭)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공사가 시작되어 건립 중에 있다”며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를 구심점으로 연구 분야에 집중투자해 현재를 넘어 미래세대에까지 건강한 유산을 남기겠다”면서 “구성원 모두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함께하는 즐거운 병원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기본을 지키는 미래병원의 패러다임,
경험기반의 환자중심 실현




최근 고대안암병원은 국가만족도조사 NCSI 에서 1년만에 3단계 상승하는 비약적 성장을 이뤄냈다. 단기간에 이렇게 수직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은 뛰어난 의료서비스의 질 뿐 아니라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씽킹을 활용하고 있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모든 병원들이 환자 중심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환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부분은 찾기 어렵다. 고대안암병원은 의료는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을 지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병원의 모든 시설과 프로세스에 디자인씽킹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디자인씽킹혁신센터의 개소를 계획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이 도입한 디자인씽킹은 수요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혁신이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치료받고 나갈 때까지의 과정에서 환자가 경험하는 모든 유무형의 요소들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의료서비스 전달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즉, 환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근본적 문제(Unmet needs)를 찾아내고 해결함으로써 병원을 신뢰받는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있더라도 의료의 기본이 되는 것은 환자의 안전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신뢰다. 고대안암병원은 바이오메디컬분야의 최신 기술들을 연구개발하는 동시에 환자안전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의료의 질 향상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미 4차례에 걸쳐 세계에서 인정받은 JCI 안전 시스템, 아시아최초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의 도약 등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가장 안전한 병원으로 발돋움했다.


생명존중의 첨단의학을 통해 세계의료를 이끈다


현재 의료계는 큰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의료 분야만큼 빠르게 발전하며 새로운 기술이 적극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도 드물다.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분야인 만큼 많은 투자와 연구가 행해지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초입에서 이미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정밀의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단을 수주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빅데이터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미래의학발전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펼치고 있다.“현재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건립사업도 진행 중이고, 가상현실 VR이라던지 스마트호스피털 등 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의료환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박 원장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말이다. 그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말한다.
 박 원장은 고대안암병원의 긍정적인 미래 10년을 내다본다. 10년 후에는 병원의 평가기준이 규모가 아닌 의료의 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은 환자안전에 대해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고 전문가 정신이 투철한 교수들이 많다”고 설명하며 ”이미 연구중심병원 중에 최고로 평가받고 있고 연구생태계를 조성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연구중심의 대학병원으로서 기존 시스템을 환자 중심의 미래형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미래형 의료연구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진료와 연구, 교육 등 모든 분야 전반에 걸쳐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성장 발전하는 고대안암병원의 모습을 지켜봐주십시오.”
환자 중심, 의료 안전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고대안암병원. 더욱 내실 있는 발전으로 한국의 의료를 선도하고 나아가 세계 의료를 이끌어 가는 의료기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진료분야 : 정형외과, 종양학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은 1965년 생으로 1989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울산대에서 생화학 석・박사를 마쳤다. 정형외과 근골격계 종양을 전공했으며 안암병원 적정질관리위원장, 진료부원장, 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 국방부 전공사상심의위원 및 의무자문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사, (사)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으며,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를 맡으며 최소수혈수술의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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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 /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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