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부산시는 제61회 부산시문화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부산시문화상은 1957년부터 매년 부산 문화예술진흥과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자연과학, 문학, 공연예술, 시각예술, 전통예술, 대중예술, 공간예술 총 7개의 부문으로 나뉜다. 그중 올해 전통예술 부문 수상자로 사단법인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백정강 이사장이 선정됐다. 그는 부산민속보존협회와 동래아류보존회에서 동래 전통 민속예술 보존·전승을 위한 교육과 공연에 이바지해왔다. 이번 주 주간인물은 전통 민속예술에 한 획을 긋고 있는 백정강 이사장을 만나 그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_곽인영 기자




역사와 전통을 지닌 예술의 본고장 ‘동래’
문화강국시대에 발맞춰
생명력 넘치는 문화재로 보존·전승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수립 10주년을 기념해 1958년부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전통 민속놀이인 동래야류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전통 민속예술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됐다. 이는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가 결성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역사와 전통을 지닌 우리의 고장 동래는 충절의 얼이 살아있는 예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국정신이 출중한 선비들과 걸출한 예인들이 많이 배출된 곳입니다. 이곳에 뿌리를 둔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는 동래의 전통 민속예술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부산시지정무형문화제 제3호 동래학춤, 제4호 동래지신밟기, 제10호 동래고무, 제 14호 동래한량춤 등을 충실히 보존·전승하며 발전시키는 단체입니다.”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는 백정강 이사장은 지난 30여 년간 협회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3년 12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13대 이사장으로 연이어 추대를 받았다. 1988년 44세가 되던 해에는 전통 놀이마당에서 펼쳐지는 민속예술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동래야류보존회에 일반회원으로 가입했던 백 이사장. 그런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50세가 되던 해 동래야류 ‘전수장학생’으로 선발된 데 이어 교감 시절인 58세에 ‘전수조교’로 인정됐다. 이처럼 그는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뿐만 아니라 동래아류보존회에 입문해 동래지방 전통 민속예술 보전과 전승을 위한 전수교육 등 각종 공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21세기의 문화강국시대에 걸맞게 우리 문화유산을 생명력 넘치는 문화재로 전승하며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백 이사장. 협회를 비롯해 각 보존회의 운영 공연기획, 회원들의 소통과 화합에 기여한 공으로 올해 제61회 부산시문화상 전통예술 부문의 수상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70년 음악교사를 시작으로 2006년 수영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교직생활을 하며 전통음악 지도에 각별한 관심과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와 보급에도 노력했던 그는 “이번 부산시문화상 수상은 지난 세월을 회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우리 고장의 전통 민속놀이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수해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보존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문화는 가까이서 보고 향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아는 법”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온 백정강 이사장의 대학 시절 전공은 다름 아닌 경제학이다. 당시 동아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지만 총학생회 음악부장으로 각종 축제 운영을 주도하는 등 군 복무 시절에는 군악대에서 근무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어린 시절 교회 성가대에서 기타와 트럼펫을 시작으로 고교시절 밴드부까지, 타고난 ‘끼’를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고민 끝에 전공을 음악으로 바꿔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그렇게 그는 1970년 음악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본격적으로 전통음악에 빠져든 것은 1975년 국악동아리가 있는 학교로 발령받았을 때입니다. 음악교사가 국악동아리 지도교사를 맡아야 한다는 학교 방침에 따라 국악을 만나 거문고와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국악과 인연을 맺은 백 이사장은 1978년에 출범한 부산국악관현악단 창단작업에 참여한 데 이어 동아대학교와 경성대학교에서 한국음악 실기 과목을 가르치는 겸임교수로 출강하는 등 국악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특히, 시간이 멈춘 마을 ‘시실리(時失里)’에서 회원들과 함께 모여 자유롭게 음악과 봉사를 즐기면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이렇게 그가 배우고 익힌 악기는 동·서양 구분 없이 (꽹과리, 태평소, 거문고, 가야금, 해금, 아쟁, 기타, 트럼펫, 알토·소프라노 색소폰 등) 10가지가 훌쩍 넘는다. 오는 12월에는 이 악기들을 직접 연주하는 발표회를 열어 문화 전파에도 앞장설 예정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무의식 속에서 보고 접했던 습속들이 제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음악 속에서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웃음) 옛 사람들의 지혜에는 정치, 사회, 경제, 예술 등 모든 것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 지혜를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은가를 되짚어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자하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문화의 보존과 전승에 대해 역설하는 백정강 이사장은 이를 몸소 실천하며 진정으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음악에는 정년이 없다며 문화는 가까이서 보고 향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백정강 이사장. 향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거듭나길 응원한다. 

[1056]

주간인물(weeklypeopl)-곽인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백정강 사단법인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이사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