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문화와 생태가 살아 숨 쉬는 전라남도 순천에는 향교길을 따라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소통하는 문화의 거리에는 각종 공방과 맛집, 카페는 물론이고 청수골을 타고 흐르는 물길과 조형물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겨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문화의 거리는 조용한, 그야말로 ‘원도심’이었다. 주간인물은 도시재생사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의 거리 활성화’의 주역, (사진 좌부터) 허명수 앨리스 대표와 이강숙 디투문화공동체 대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해보았다._김미동 기자




우연에서 운명으로


허명수 대표와 이강숙 대표, 그리고 문화예술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예술인들의 모임으로 만난 두 대표가 운영하던 ‘디투미술학원’이 호황을 이루면서 교육에 매진하다 문득, ‘우리가 행복한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다는 그들. 그리하여 그들은 2013년, 순천 문화의 거리에서 문화예술인을 위한 비영리단체, ‘디투문화공동체’를 시작함으로써 오랜 꿈의 포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미술가로서 꿈꿔왔던 공간인 갤러리와 전시관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원도심 도시재생선도지역’에 관심을 갖고 힘쓰게 되었다고. “문화의 거리는 원도심으로 남겨지기에는 아까운 공간이었어요. 작업하기 좋은 공간들이 많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었죠. 그래서 다양한 기획을 통해 이 공간을 캔버스 삼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앞날에 고민이 컸다는 허 대표와 이 대표. 우선 순천시에서 공모한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머리를 싸매었다고.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거든요. 피시방에서 기획서를 쓰는데 시간이 끝난 거예요. 날아가 버렸구나 싶었죠. 그런데 기적처럼 서버가 마비되어 시간을 연장한다는 공지가 떴어요. 기회라고 생각하고 당장 넣었습니다.” 우연과 인연이 겹쳐, ‘디투문화공동체’에서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 ‘앨리스’로의 긴 운명이 시작된 것이다.


문화의 선두주자, ‘종합선물세트’ 같은 그들



캐릭터 디자인을 이용한 조명과 대표캐릭터 '묵이'

초기자본이 부족했던 두 대표는 공간의 기초 기획부터 공사, 마무리까지 직접 발로 뛰어야 했다. ‘원도심인 문화의 거리를 활기차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늘 상상 이상의 꿈을 꾸었다는 그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늘 돕고 싶고, 함께 가고 싶었어요. 덕분에 힘들어도 열정적으로 매달릴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요.” 그들은 원도심의 문제점을 문화예술로 극복하고자 했다. ‘아이들과 원도심 주민에게 다가가자’는 마음으로 ‘꿈다락 토요학교’ 프로젝트를 운영했다고. “사실 이곳에 얽힌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아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재밌게 풀어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비어있던 골목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차자 어르신들과 학부모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셨죠.”
그 이후에도 앨리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재생에 몰두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붙이는 등 홍보를 위해 고생도 마다치 않았다고. 바닥부터 직접 일궈온 덕에 쌓인 노하우는 그들을 ‘문화예술계의 종합선물세트’로 불리게 했다. 이제는 기획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눈이 생겼을 정도라고. 거리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문화체육관광부 마을미술 프로젝트 우수작가팀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그들은 무엇보다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오랫동안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행사 내용이나 장소를 보면 무엇이든 번뜩 떠올라요. ‘안 되는 것은 되게 하라’는 마음으로, 일단 부딪히고 봅니다.”


‘커뮤니티 중심 개발’


두 대표와 함께 앨리스, 디투문화공동체를 이끌어나가는 직원들

두 대표는 원도심 개발을 위해 ‘커뮤니티’를 주요과제로 생각했다. 배타적인 시선에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일상이 곧 예술’이라는 모토 아래 최선을 다했고, 결과로 신뢰를 얻었다고. “소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어요. 더운 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누기도 했고, 함께 음식을 먹고 대화하며 거리를 좁혀나갔죠. 잔치를 열어 어르신들을 초대하고, 공방과 체험자 연계 사업을 통해 그들을 이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문화의 거리에 여덟 개가량의 공간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끊임없이 나아가는 중이다. 작업실이 없는 예술가들을 위해 작업 공간을 대여하고 쉼터를 운영하기도 하며, 공방 체험 교육자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덕분에 그들의 축제며 행사는 늘 활기를 띤다고. “청년들의 매개적 역할을 맡아, 지나친 개입보다는 청년문화기획자 활동과 컨설팅에 힘쓰고 있어요. 비록 처음에는 무모했지만, 이제는 전문화되어야 한다고 봐요.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해 회사를 안정시키고, 전문 인력을 키워 좀 더 성장하고자 합니다. 지금 함께 가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걷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환경, 제품, 시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복합적인 예술 사업들을 진행한다는 두 대표. 공공미술의 영역과 홍보 영상 제작, 책자, 현수막 등 전 분야의 디자인에 힘쓴다는 그들은 앞으로 문화예술 기획과 종합디자인, 그리고 자체 캐릭터 ‘묵이’를 이용한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묵이’는 어두운 곳을 묵묵히 바라보고 지켜주며, 빛을 밝혀주고자 디자인된 친구예요. 덕분에 묵이 캐릭터 모양의 조명을 생각해냈죠. 제품의 크라우드 펀딩과 텀블벅, 해피빈을 통한 수익금은 원도심 어르신들의 조명교체 비용으로 환원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며,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허 대표와 이 대표. 예술보다 더 예술 같은 그들의 삶과 미래를 주간인물이 응원한다. 

 

•2018  한전 사회적경제조직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 선정
•순천 창작예술촌 관리·운영 용역 사업 선정
•순천 드라마촬영장 노후세트 디자인 제작설치 용역 선정
•문화예술지원사업 청년문화예술네트워크 구축사업 청년문화기획자협의체 ‘힘쎈아이’ 선정
•2019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가 있는 날’사업 선정
•2017  순천시 2017마을미술프로젝트 2년 연속 선정
•전남문화관광재단 2017창작공간활성화 1920한옥 레지던스 기획 및 운영
•인터넷쇼핑몰 ‘묵이’ 네이버스토어팜, 바보사랑, 1300K 입점
•문화예술교육 청년문화기획자 양성학교 기획 및 운영
•2017도시재생 사회적경제조직 사업화 우수사례 선정
•2017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사업 우수사례 선정
•전남문화관광재단 2017문화가있는날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우수단체상’ 수상
•2017창작센터운영지원사업 1920한옥창작레지던시 ‘우수단체상’ 수상
•2017마을미술프로젝트 작가팀 및 지자체 감사패 수상
•2016  문화가 있는 날 지역 거점 특화프로그램 ‘ 야(夜)간(間)작(作)업(業)’ 선정
•마을미술 프로젝트 ‘ 천사의 약속’ 선정
•전라남도 창작활성화 사업 문화발전소 ‘향(香)동(動)’ play in no 선정
•토요꿈다락 문화학교선정 ‘천(天)천(千)희(嬉)가(go)’
•씨내로 문화센터 운영
•2015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남도 지역거점 활성화 사업 최우수성과 수상 (전남문화재단)
•씨내로 레지던스 ‘ 순천읍성 보물찾기’ 기획 및 실행
•예비사회적 기업 지정
•순천대표 문화장터 ‘골목대장’ 기획 및 실행
•2014  순천시 상권활성화 재단 출범식 나'씨내'간다 기획
•순천도시재생선포식 - 철거퍼포먼스 기획 및 실행
•순천교육청 진로교육기관 선정
•토요꿈다락 문화학교선정 “천천히 걷자! 엘리(alley)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자(팀) 선정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양성아카데미 최우수기획안「미(美)친(親)+동거동락」선정
•2013  기적소리 인테리어 및 CI 기획
•예비사회적기업 스토리하우스 인테리어 및 CI기획
•순천문화의 거리 내 복합문화공간운영
•7월 디투갤러리 개관
•2012  순천만정원박람회장내 식물농장 외부 디자인 기획 및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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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수 앨리스 대표 / 이강숙 디투 문화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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